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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밍 Jul 15. 2021

나에게 직장으로서 문화재단이란?

나의 과거 되짚어보기, 그리고 앞으로의 방향 고민해보기

라떼는 말이야~
시원한 아이스라-떼 [출처: 캔디봉봉 포스타입]


누구나 어린시절 꾸는 꿈들이 있었을 것이다.

어떤 아이는 대통령을 꿈꾸고, 다른 아이는 의사와 변호사를 꿈꿨다.

그런 꿈들을 우리는 장래희망으로 부르곤 한다.



그리고 나 때에는.... (?)

꿈이 곧 장래희망이자 미래 직업이었다.



개구진 얼굴이 만연했던 어린시절 나의 꿈은 동시통역사가 꿈이였다. 

돌아보면 어렸을 때 부터 수다스럽고 활발한 성격은 타고 났었던 것 같다


요즘 초등학생들에게는 유튜버와 프로게이머가,

중고등학생에게는 교사와 공무원이 떠오르는 라이징 직업이다.


언제부터 꿈을 직업이라고 부르게 되었을까...

아마도 미래에 하는 것을 꿈이라 하기에

자연스레 꿈이 진로가 된 것은 아닐까?


내가 가야 하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나의 20대 중후반을 지배한 꿈은

문화재단 정규직 취직

오롯이 가장 예쁘고 생기 있어야 하는 시간에 

1년, 365일이 불안한 계약직으로 살았다.


180만원... 그리고 1년

나는 1월 1일부터 시작해 12월 31일이면 끝나는 이 굴레에서 미래를 꿈꿀 수 있을까?

나에게 한정된 월급과 마치 유통기한이 있는 직장은 내가 미래를 꿈꿀 수 있을만한 기반이 되어줄까?


그래서 나는 평생직장을 찾아 하이에나처럼 나선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문화재단에 들어왔다.

지금의 나에게 평생직장으로서 문화재단은 어떤가 되짚어보자면



처음에는 마냥 좋았다.

굉장히 어려운 시험을 깨고 들어왔다는 보람

인정 받았다는 감각과 '나도 드디어 쓸모를 찾은 사람이구나'

처음에 6개월은 뭣도 모르고 대학교 신입생마냥 아무거나 닥치는대로 열심히 했던 것 같다.



처음 1년차에는

창립 2년이 안된 초기재단이다보니 어마어마한 애로사항도 많았다.

파견공무원과의 마찰, 확립되지 않은 기본적인 사항 등등...

(당시 근태관리나 하물며 사원증 발급까지 뭐 하나 제대로 되는게 없었다)

서로의 다른 생각과 갓 걸음마를 뗀 재단의 기본적인 중심을 잡는 작업을 통해 

서로가 할퀴고 뜯어가며 1년이 지났다. 이 과정을 겪으며 어떤 팀은 팀장이 4번이 바뀌었다.

새로운 사업도 미친듯이 전개한다. 정신을 차릴수가 없다.

그러나 재단 내부에 경력자나 경험자가 많이 없었다. 


대표키워드 : #맨 땅에 헤딩 #우욱 #뭔가이상하다



이제 2년차에는

창립 2년차. 슬슬 재단이 커지기 시작한다.  

엄청난 규모의 위탁건물 + 시설 + 사업들이 쏟아져내리기 시작했다.

당연히 충원은 없다. 공노비도 아닌 것들에게 줄 인력은 없을 것이다.


슬슬 내 뒤로 새로운 직원들이 입사한다.

하지만 우리 팀원의 충원은 없다.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무언가 잘못되었다.


대표키워드 : #음오아예 #일은익숙한데 #뭔가더이상해진다



3년차에는

나보다 먼저 입사했던 몇 안돼는 직원은 다 탈출했다. 

입사 2년만에 사무실에 앉아있는 20여명중에 2번째 짬바왕이 되었다.

직원 8명이 퇴사했다. (나머지는 발령가기도 하고 뭐 그랬다.)

일도 좀 익숙하고, 이제 슬슬 사람도 대충 알겠다.

나는 존버한다, 그리고 존버는 승리한다.

아마도... 아마도... 나는 버틸 수 있다. 이 지옥 같은 곳에서...


어서와... 지옥은 처음이지?




그리고 지금

나의 지금의 생각을 쏟아내보면 일생일대의 실수는 예술은 전공한 것이고, 

문화재단에 들어갈 열정으로 뭐든지 조금 더 해볼걸이라는 미련이 남는다.

창립5년차, 나는 4년차 회사는 고착되어가고 고인물은 점점 악취를 풍겨내온다.

상위기관(지자체)과의 트러블은 끔찍할 정도며, 지역주민과 예술인의 민원은 날로 하늘을 찌른다.


아주 친절한 지역주민덕분에 오늘도 내 이름이 국민신문고에 스치운다.

10년전 내가 상상한 나는 이런 모습은 아니였다.

내 죄라면 문화예술을 사랑한 죄랄까? (훗-ㅋ)


하지만 여기까지 오는 과정에서 성장이 없었다면 그것 또한 거짓일 것이다.

보수적인 나는 새로운 것이 항상 두렵고 불편하다.

하지만 문화예술과 함께 일을 하며, 새로운 것과 다른 것을 "차이"로 받아들이게 되었고

하나의 사건을 여러 시각에서 쳐다볼 수 있는 "식견"을 기른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좋은 배움이었다.


지금 배움의 완성을 말할 순 없지만, 문화재단에서 5~6년 푸욱~ 묵혔으니 

이제는 다른 문화를 만들어내는 곳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게 근래의 나의 생각이다.

좀 쉬고싶다(헠헠)




사실 지금 다니는 문화재단에 재직하면서

승진도 밀려~, 연봉은 3천따리야~, 집도 멀어~, 사람(상사)도 힘들어~, 일도 힘들어~

늘 만족스러운 상황은 아니지만 정규직이라는 타이틀 하나로

금전적으로 안정적이고 편안한 삶을 영위하고 있는 것은 팩트이다.




글쎄... 

동료님, 예비후배님 그리고 선배님

직장으로서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문화재단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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