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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asyone Jun 03. 2024

두려움과 사랑

나는 이 세상 모든 것을 사랑하겠네  -조용필 바람의 노래 中-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보면
나의 삶은 모든 것이 '두려움'에 바탕을 둔 선택의 결과였다. 

 끊임없이 일어나는 욕망들은 오히려 나의 부족함을 드러내고 있었고, 이 욕망들은 두려움이라는 돌뿌리들을 만들어냈다. 나는 그 돌뿌리에 넘어져 다치고 아파하면서 여기까지 걸어온 거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생존이라 여기며 끝이 나지 않을 경쟁을 하고, 이기기 위해 수많은 가면을 번갈아 쓰면서 나 자신마저도 외롭게 만들었다. 비논리적인 논리적 두뇌들의 검열관들이 줄을 지어 나를 감시함에 숨이 막혔다. 결국 모든 면에서 피로했다. 역설적이게도 나는 그 어떤 생명의 에너지도 느낄 수 없는 살아있는 존재가 되어 있었다. 문득 이를 자각하는 순간이 오면 다른 이들도 나처럼 살아갈 것이라고 자위하며 흘려보냈다. 



 그런데 나는 살아 있었다.

 숨 쉬고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스스로를 포기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임을 나도 모를 내가 알고 있었다. 내가 나를 구원해야겠다는 의지가 살포시 올라오는 것을 보니 돌뿌리에서 넘어져 생긴 상처들이 내 삶에 균열을 만들어냈고, 이제서야 그 균열들 사이로 '틈'이 생긴 모양이다. 나는 어쩌면 이 '틈'을 간절히 바라고 바랬는지도 모르겠다. 틈으로 바라보는 내가, 세상이 아름답기 시작했다. 

 그냥 사랑하면 그만인 것을, 뭘 그렇게 전전긍긍하며 아웅다웅 애를 썼는지 싶다. 



 그냥 사랑하면 되었을 것들을......

 어느 대중 가수의 노랫말처럼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사랑하겠다는 의지를 내며 나를 구원할 것이다. 나를 넘어뜨린 그 돌뿌리를 꽉 쥐여잡고 다시 일어나 걸어 가야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걸어가다보면 내 안의 예술적 두뇌를 직면하게 되는 순간도 마주하고, 내가 만들어 낸 그 검열관들에게서 벗어난 자유로움에 가벼워져 훨훨 날아다니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이번에는 조급해 하지 않고 주변을 둘러보면서 찬찬히 걸어가 볼 작정이다. 내 욕망에서 비롯된 두려움의 무게만큼 나의 원래 모습도 그 무게 속에 꽁꽁 숨겨져 있지 않을까? 살살 달래어 가면서 웃으며 마주해야지! 


 아마도 그도 나를 오래도록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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