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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2-1] 멕시코시티의 심장, 센트로 거닐기

곱창타코로 시작해 쏘칼로 광장까지 

by 잡초 Mar 25. 2025

■ 첫 타코 식당

- 곱창타코의 하드캐리.


둘째 날의 목표는 센트로! 멕시코의 역사와 문화 중심지, 그리고 쏘칼로 광장이 있는 곳이다. 

그리고 어제 놓친 '보장된 타코 맛집'을 오늘은 꼭 가기로 다짐했다. 그렇게 도착한 우리의 첫 타코 식당은 바로 센트로에 위치한 "El Torito Tacos".


El Torito Tacos - 곱창 타코 맛집


역시나 타코 주문은 쉽지 않았다. 메뉴판은 온통 스페인어로 가득했고, 구글 번역기로 찍어봐도 어리둥절한 결과들—예를 들면 '성직자' 라던지—만 나왔다. 사실 여행이 끝날 때까지도 아리송한 타코 용어에는 끝내 익숙해지지 못했다. 그래서 자리에 앉아 각 잡고 찾아본 경우가 아닌 이상, 정확히 어떤 타코를 시켜 먹었는지 기록하지 못한 경우가 더 많았다. 하지만 어느 곳이었든 한 가지는 확실하다. 맛이 있었는지 없었는지에 대한 감각은 분명히 남아있다는 것.


'El Torito Tacos' 는 특히 곱창 타코 맛집으로 유명한 곳이라, 우리도 곱창 타코를 포함해 총 세 개의 타코를 주문했다. 다른 손님들이 뭘 먹는지 참고하고 싶었지만, 맛집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도 처음 가게에 들어갔을 때는 우리 외에 손님이 없었다.


결과적으로는 곱창 타코가 제일 맛있었고 나머지 2개도 나쁘지 않았다. 내 혀는 여전히 무덤덤했지만, J는 곱창 타코가 정말 맛있다고 했다. 우리 이후로 손님들이 갑자기 몰려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모두들 1인 3 곱창타코를 주문해 먹더라. 다양한 음식을 맛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 찬 관광객으로서 '1인 3 곱창타코'까지는 무리였다 쳐도, 차라리 모조리 곱창타코로 주문해서 '2인 3 곱창타코' 정도는 할 걸 그랬다. 



■ 쏘칼로 광장으로 가는 길

- 도서관과 츄러스, 거대 빵집과 코카콜라 박물관


타코 집을 나와서 걷다 보니, 멋들어진 건물이 눈에 띄었다. 도서관처럼 보였지만, 외부인 출입금지라 안에 들어가 보지는 못했다. 대신 그 안의 정원을 한가롭게 다니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으로, 슬그머니 그 분위기를 함께 느낄 수 있었다.



J의 츄러스 탐험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멕시코에 오면 츄러스가 가장 먹고 싶었다는 J는 센트로의 츄러스 맛집도 찾아두었고, 사실 우리는 츄러스를 먹기 위해 일부러 타코를 많이 주문하지 않았다.


Casa Churra Uruguay


Casa Churra Uruguay. 츄러스가 연상되는 ‘Churra’를 포함한 가게명 때문에 전날 방문한 츄러스 전문점과 비슷한 분위기일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Churra'가 '츄러스'가 아니었는지, 막상 들어가니 생각했던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굉장히 고풍스러운 2층 레스토랑이었고, 2시쯤 방문해서인지 늦은 점심을 먹는 사람들이 몇몇 보일 뿐이었다. 포솔레(Pozole)라는 멕시코식 수프를 먹는 사람들 사이에서 츄러스만 시켜놓으니 어쩐지 초라해 보였지만, 우리는 꿋꿋이 디저트 타임을 즐겼다.


다만 안타깝게도 이번 츄러스는 J의 취향이 아니었다. 객관적으로도, ‘츄러스 맛집’은 아니었던 걸로.






츄로스 집을 나와 다시 센트로 거리를 걷다가,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빵집을 발견해서 들어가게 되었다. 참새는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Pastelería Ideal - 빵 종류도, 양도 어마무시하다.


현지인들이 저렴하지만 거대한 빵을 쟁반 한가득 담고 있었고, 담아가는 속도가 따라가지 못할 만큼 안쪽에서 대량 생산된 빵들이 쏟아져 나와서 진열대에 채워지고 있었다. 작은 빵 공장을 연상시키는 이곳은, 찾아보니 "Pastelería Ideal" 라는 유명한 빵 도매점이었다. 

배부른 여행객이 아니었다면, 아니, 아예 여기서 한 달 살기를 하고 있는 사람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우리는 빵들을 뒤로하고 가게를 나왔다.






다음 목적지는 코카콜라 박물관. 코카콜라의 역사와 다양한 맛을 소개하는 전시관을 기대했지만, 막상 가보니 건물 코너에 자리한 자그마한 슈퍼에 가까웠다. 


내부를 굳이 비유하자면, 작은 무인 매장 같은 느낌? 한쪽 벽에 몇 종류의 코카콜라들이 진열된 냉장고가 있었다. 바닐라, 오레오, 체리 등 멕시코시티의 타 매장이나 편의점에서도 잘 없는 맛들도 있었지만, 사실 대부분은 조금 커다란 편의점이나 마트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종류들이라 조금 김이 빠지긴 했다.


생각보다 작았던 코카콜라 박물관


어쨌든 박물관 안은 관광객들로 바글바글했고, 우리도 방문한 김에 특이한 맛의 코카콜라를 하나씩 사들고 나왔다. 나는 체리맛, J는 바닐라맛. 그런데 바닐라맛이 생각보다 괜찮았다. 끝에 은은하게 바닐라 향이 나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묘한 매력이 있었다.




■ 쏘칼로 광장

- 거대한 국기가 휘날리는 멕시코시티의 심장 


쏘칼로 광장, 멕시코시티의 심장이자 멕시코 역사와 문화의 중심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광장이라고 한다.


쏘칼로 광장


광장 중앙에서는 거대한 멕시코 국기가 휘날리고, 주변에는 메트로폴리탄 대성당과 멕시코 국립궁전을 비롯한 여러 정부기관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Templo Mayor를 비롯한 여러 박물관들이 있는 한편, 각종 주술 의식과 길거리 노상이 뒤섞여 있는 떠들썩한 관광지이기도 했다. 우리도 그 분위기에 합류해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다가, 메트로폴리탄 대성당 내부를 구경하러 들어갔다.


미사가 진행중인 메트로폴리탄 대성당 내부


성당 내부에서는 미사가 진행 중이었지만, 구경하기 어려울 정도로 엄한 분위기가 아니라는 점은 유럽과 비슷했다. 규모와 무관하게 웅장한 느낌을 주는 화려한 내부, 그러나 그 웅장함이 방문객들의 발걸음을 막지 않고, 오히려 모두에게 열려있는 듯한 자유로움이 바로 그것이다. 길 가는 누구나 들어와 기도 한 번 올리고 다시 나갈 수 있는 곳.






대통령궁은 입장이 불가하다고 해서 밖에서 둘러보기만 하고, J와 나는 Templo Mayor 를 관람하러 들어갔다. 이때는 몰랐다. 이곳이 거닐면 거닐수록 관람할 거리가 끝없이 이어지는, 어마어마하게 ‘깊은’ 규모를 가진 곳이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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