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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영희 Dec 22. 2023

친구의 배려

명함




7년 전 책이 출간되자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20권만 보내 달리고

그런데 그 친구는 사업이 어려워

생활이 몹시 힘든 상황이었다.

나는 책을 20권을 보내주고 돈을

받지 않으려고 계좌번호를

알려 주지 않았다.

친구는 며칠 동안 나에게 계좌번호를

물어 왔다.

나는 마음만 받겠다고 말했다.

완강한 나의 생각에 더 이상 이야기를

안 하고 건강을 주고받으며

전화를 끊었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뒤

작은 택배 상자가 왔다.

자세히 보니 20권의 책을 가져간

친구로부터 온 것이다.

뜯어보니 내 명함이었다.

명함에 내 책까지 넣어서 1000장의 명함을

보내왔다.

부리나케 전화기를 돌렸다

친구가 말하길

힘들게 글을 썼는데

내가 그냥 보면 어떡하냐고

마음을 담아 명함을 만들었는데

마음에 드냐고 묻는다.

마음에 들고 안 들고를 떠나서

너 형편도 안 좋은데

이렇게 돈을 쓰면 어떡하냐고

꾸짖듯 말했다.

친구는 아르바이트로 조금씩 돈을

벌고 있다고 말하며

명함 정도는 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힘들게 번돈으로 명함을 받고 보니

가슴이 벅차오르며 을 낸 것보다

친구의  우정에

깊은 감사를  느꼈다.

7년이 지난 지금 아직도 400매의 명함이

남아 있으며 쓸 때마다 그 친구의

고마운 마음이 느껴진다.

처음으로 명함이 생기고 나서는

나도 모르게 나 자신이

조금 더 상승된 느낌이랄까?

아님 좀 더 조신하고 정중하게

내가 나를 다스려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명함 하나로 내가 평가되는 것은 아닌지

마음을  두드릴 때도 있었다.

남아 있는 명함을 보며

남들은 그냥 책 한 권 달라고

해서 준 것도 많은데

친구는  책은 그냥 보아서는

안 된다는  기본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얼마나 힘들어서 쓴 건데

친구의 북돋아주는 말에

지금까지 글을 쓰지만

형편이 어려워도 조금도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친구의 우정에 새삼 깊은 감사를 느끼며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사는 친구의

앞날에도 좋은 일이 있기를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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