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토니아 국립도서관
이번에는 에스토니아 국립도서관입니다.
국립도서관은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본관이 공사 중이어서 임시로 은행이 있던 건물에 사무실을 옮겨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보존서고와 건축이 유명한 도서관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볼 수 없어 아쉬웠어요.
* 홈페이지: https://www.rara.ee/
1918년 12월 21일, 에스토니아 공화국 임시 정부가 당시 의회 건물이었던 톰페아성 안에 있는 두 개의 작은 방에 꾸민 주립도서관이 에스토니아 국립도서관의 시작으로, 수도 탈린(Tallinn)에 있는 터니스매기(Tõnismägi) 언덕에 위치한 이 도서관은 1985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1993년에 완공되었으며 꽤 독특한 모양새를 갖고 있다. 건축가 라이네 카르프(Raine Karp)가 짓고 술래브 바흐트라(Sulev Vahtra)가 디자인 설계를 맡았다. 지하 2층을 포함해 8층으로 이루어진 이 건물은 발트해 연안 국가 사이에서 가장 큰 도서관이다.
Episode.1
에스토니아에는 수도 탈린에 위치한 국립도서관과 560개의 공공도서관을 포함하여 전국에 1,167개의 도서관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비교해 45%의 면적에 인구수는 약 133만 명(2022년 기준)으로 경기도 수원시의 인구수보다 조금 많은 수준이라고 합니다.
규모는 작지만 도서관은 무척 잘되어 있는 편입니다.
출처: 에스토니아 국립도서관 홈페이지(https://www.rara.ee/)
사진으로 보시는 것처럼 도서관 본관은 꽤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총 8층으로 이루어진 건물은 서고도 유명합니다. 도서관의 서고는 무려 500만 점의 자료를 보관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모든 서고는 자료를 온전히 보존할 수 있도록 선반과 공기 조절 시설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저희가 방문했을 당시 본관은 공사 중이라 임시건물에서 운영 중인 도서관을 볼 수 있었습니다. 임시건물은 탈린 시내의 중심지인 큰 쇼핑센터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하기가 좋을 것 같았어요. 현재 사용하고 있는 건물은 이전에 은행이었다고 합니다. 공사는 2026년에 완공이라 당분간은 도서관에 방문하시더라도 이 임시 건물을 보실 수밖에 없겠네요.
출처: 에스토니아 국립도서관 홈페이지(https://www.rara.ee/)
Episode.2
작은 나라 에스토니아가 전자정부 강국이란 사실을 모르시는 분들이 더 많을 것 같습니다.
관련된 기사 하나를 첨부하겠습니다.
https://www.hani.co.kr/arti/economy/it/1085433.html
ID 하나로 혼인신고부터 마트 적립까지…이 나라에선 다 된다
모두를 위한 디지털 정부 현장을 가다 ①종이 없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전자신분증 도입한 에스토니아 정부 포털에선 모든 공공서비스 한번 쓴 주소·연락처는 자동소환 대신 누가 내 정보 언제, 왜 봤나 실시간 확인할 수 있게 돼 있어 ‘2천 종 서비스’ 디지털화한 덴마크 시민포털서 생애주기별 맞춤제공 통합 ID로 공공·민간시스템 인증 영국도 ‘하나의 정부’ 시스템 24개 부처와 공공기관 400여 곳 통합 도메인에서 이용하기 쉽게
에스토니아는 1997년 처음 전자정부를 도입하기 시작했고, 2001년에 기간 통신망인 “X-Road"를 구축했습니다. 전 국민이 전자신분증(electronic ID)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전자정부 사이트에 접속하여 공공서비스를 이용해 온라인상으로 혼인신고부터 취업, 자전거 대여까지 가능합니다.
(해당 기사에 나온 분은 저희가 전자정부센터에 방문했을 때도 저희를 안내해 주신 분이었어요.)
도서관 서비스에서도 이런 전자신분증을 이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도서관을 소개해주신 담당 사서분도 에스토니아에서 제공하는 도서관의 전자 서비스를 위주로 설명을 해주셨어요.
MIRCO
MIRCO는 에스토니아 전역에 있는 도서관 어디에서는 찾는 책을 빌릴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필요한 도서를 온라인으로 신청하여, 신청자 본인과 가까운 도서관 또는 받고 싶은 장소에서 받아서 읽고 신청과 같은 방법으로 반납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상호대차와 비슷한 서비스예요. 신청한 책을 도서관에서 받으면 무료이고 지정한 장소로 택배로도 받을 수 있는데 이 경우는 택배비를 지불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상호대차서비스와 비슷한 이 서비스가 조금 더 특별한 건 에스토니아 ID 카드와 연계된 서비스라는 점입니다. 기사에서 보셨듯이 에스토니아에서는 전자신분증만 있으면 생애주기에 맞춘 모든 서비스(의료정보, 취학, 결혼 등)가 한 곳에서 이용이 가능한데요. 도서관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자신분증으로 웹에 로그인에 도서관 책을 신청하면 집 앞으로 가져다주는 거죠. 에스토니아에서는 공유자전거를 빌릴 때도 이 전자신분증을 이용합니다. 실제로 체험해 봤는데 매우 편하더라고요. 우리나라처럼 서비스를 신청할 때 일일이 로그인하고 각기 다른 비밀번호를 넣지 않아도 돼서 좋았습니다.
또 하나 특이한 서비스라면 읽던 책을 지인에게 추천하고 싶으면 바로 MIRCO 서비스를 이용해 보낼 수 있다는 겁니다. 배달받아서 읽던 책이 너무 좋아 추천하고 싶으면 친구에게 보내기 서비스를 이용하면 됩니다. 반납된 책은 도서관을 거치지 않고 바로 친구에게 배달되는 거죠.
해당 서비스는 2022년도에 처음 도입을 했다고 합니다. 사업을 하기 전에 도서관에서는 사전 조사를 통해 이용자의 요구를 파악하고 도입한 덕에 만족도가 꽤 높다고 합니다.
<2021년도 설문조사 내용>
① 82%가 해당 사업에 관심이 있다고 응답,
② 45%가 주변 도서관에 책은 있는데 타인이 빌린 상태라 불편하다고 응답,
③ 31%가 주변에 빌리려고 도서관이 없다고 응답,
④ 56%가 쇼핑센터에서 도서를 수령했으면 좋겠다고 응답,
⑤ 90%가 비용을 부담하겠다고 응답함
digiLab
에스토니아 국립도서관은 여타 도서관과 단체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도서관 발전의 중심이 되고자 한다고 합니다. 유럽연합의 기금지원을 받아 온라인 출판물, 인쇄 파일 및 디지털 파일을 아카이브하고 digiLab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digiLab의 목표는 도서관이 보유한 데이터를 디지털 방식으로 액세스 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데이터 강화, 연구 및 혁신을 촉진하는 것입니다. 디지랩에서는 문화유산과 정보기술이 데이터의 형태로 융합되어 인문사회과학자, 데이터과학자, 학생, 학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합니다.
디지랩은 에스토니아 국립 도서관 디지털 아카이브인 DIGAR (www.digar.ee/arhiiv/en), 디지털화된 에스토니아 기사 DEA 및 에스토니아 국립 참고 문헌 ENB의 세 가지 주요 구성 요소로 구성됩니다. DIGAR에는 책, 정기 간행물, 지도, 악보 및 엽서와 같은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기에는 전자책, 신문, 잡지, 지도, 악보, 사진, 엽서, 포스터, 일러스트레이션, 오디오북 및 음악 파일이 포함됩니다. 책과 정기 간행물의 형식은 대부분 PDF 또는 EPUB이며 이미지 자료는 JPEG 형식이고 오디오 녹음은 WAV 형식입니다.
DEA에는 주로 신문 텍스트가 포함되지만 최신 정기 간행물도 포함됩니다. ENB에는 에스토니아에서 출판되거나 에스토니아와 관련된 인쇄 출판물에 대한 메타데이터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pisode.3
1
도서관 정문 초입에 있던 파란 구두를 신은 여자의 동상이 신기해 투어 담당 사서에게 조각상에 대해 질문을 했습니다. 사서를 나타낸 조각상이라고 하더라고요. 파란 구두가 조용하고 우아해 보이지만 다리로는 누구보다 열심히 치열하게 일하는 사서들을 나타낸 것이라고 합니다. 어딘가 모르게 자신감 있어 보이는 조각상이 정말 사서의 분위기를 품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2
방문했던 도서관 중 가장 열심히 답장을 해주고 성의를 보냈던 도서관은 바로 에스토니아의 Rara였습니다. 도서관장님이 직접 나오셔서 저희를 맞이해 주시는 환대를 받았습니다. 도서관에 대해서 자랑스러워하고 사서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 같은 사서로서 인상 깊었어요.
3
도서관 방문 이튿날 에스토니아에서 유명하다는 전자정부센터를 방문했습니다. 에스토니아 국민 모두가 전자 신분증을 이용하고 어떻게 생애주기별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지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었어요. 근데 직업병인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인터넷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정보취약계층은 어떻게 이용할까 싶어 안내자분에게 질문을 했어요. 사전에 제가 사서라는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았는데 이런 대답을 하더라고요.
" 그 부분은 도서관에서 사서분들이 담당하고 계십니다. 에스토니아에서 사서는 Super hero입니다. 집 근처 도서관에 가면 전자신분증 이용방법을 안내해 주고 생활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서 분들이 없었다면 이 전자정부 시스템은 반쪽짜리 성공이었을 겁니다."
에스토니아 국립도서관 정문을 지키고 있던 사서 조각상처럼 에스토니아를 든든하게 받치고 있는 사서들이 있어서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출처: 에스토니아 국립도서관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