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로운 Nov 24. 2023

햄치즈에그토스트

아침 7시!

엄마의 하루가 시작됩니다.


가족의 끼니를 챙기는 일은 엄마의 사명 같습니다. 집안일을 가족들이 함께 분담해도 '밥'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은 누가 시켜서라기보다는 그래야만 할 것 같고, 그래야 마음이 편하고, 그래서 잘 먹어주면 그보다 더 기쁜 일이 없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5학년쯤 되면 밥 하는 법을 가르쳤습니다. 엄마가 부재중이어도 밥은 챙겨 먹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입니다. 앵글이가 초등학교 때에는 전기밥솥을 사용하지 않아서 압력솥으로 밥 하는 법을 가르쳤었습니다. 쌀 씻는 법, 물 맞추는 법, 압력솥 사용법을 수학문제 풀듯 가르쳐주었습니다. 솥을 불에 올린 후 딸랑이가 움직이기 시작할 때부터 몇 초,  딸랑이 소리가 거세진 후 몇 초, 약불로 낮추고 몇 분, 메모지에 초를 재며 적어주었습니다. 불을 끈 뒤 딸랑이가 잠잠해지면 증기를 빼고 뚜껑을 연 후 밥을 소분하는 것까지, 몇 번씩 곁에서 연습을 시켰더니 어느 순간 감각적으로 밥을 지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른도 어려울 수 있는 솥밥을 앵글이는 5학년 때부터 지을 수 있게 되었고, 밥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친구들에게 자랑거리가 되어 신나 했던 기억이 납니다. 동글이에게는 전기밥솥으로 밥 하는 법을 가르쳐주었으니 앵글이 보다는 쉽게 밥 짓는 법을 배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치킨이나 피자 등을 배달해 먹을 때에도 밥을 조금이라도 먹고 난 후 간식으로만 주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지나칠 정도로 밥에 집착했던 것 같기도 하지만 끼니가 밥이어야 안심이 되었던지라 다시 되돌아간다 해도 그렇게 밥을 챙겼을 것 같습니다. 오른팔 수술을 한 뒤 식사준비가 어려워진 후 제일 큰 변화는 밥상이었어요. 다듬고 씻고 썰고 조리하는 전 과정에서 오른팔은 절대적이었죠.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밀키트와 간편 음식은 강박적으로 밥에 집착하던 사고에 변화를 주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요즈음은 맛있고 든든하게 채우면 그 무엇이든 괜찮아졌습니다. 덕분에 꼭 밥으로 아침을 먹어야 등교할 수 있었던 앵글이에 비해 동글이는 다양한 먹거리로 아침을 먹을 수 있게 되었어요.


특별한 조리법 없이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햄치즈에그토스트'를 함께 만들어볼까요?


'햄치즈에그토스트' 만들기


◉ 재료 : 우유식빵, 계란, 슬라이스햄 2장, 치즈 2장, 버터 조금

(토핑 재료는 가족 취향에 따라 변경 가능)


1. 버터를 녹인 후 노릇하게 식빵 굽기 (또는 토스트기에 굽기)

2. 계란프라이 만들기

3. 식빵에 치즈, 계란, 슬라이스햄, 치즈, 식빵 순서로 얹기 (샐러드 채소, 렌치드레싱 또는 케첩 등을 곁들여도 OK!)

4. 먹기 좋게 잘라서 우유, 주스, 커피 등과 맛있게 먹기


토스트기에 구워서 재료를 얹으면 조금 더 간편하지만 버터에 구워 만든 토스트가 훨씬 부드럽고 고소합니다. 간편하지만 자주 먹어도 물리지 않는 '햄치즈에그토스트'로 즐겁게 아침 식사 뚝딱 마치고 등교한 동글이가 즐거운 하루를 보내면 좋겠습니다.




이전 01화 엄마 = 밥 주는 사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