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함의 반전이 만들어지다
나는 엄마의 비밀을 알게 되었다. 가족들은 모르는 그 비밀을. 그날의 엄마는 내가 알던 엄마와는 너무 달랐다. 삐걱거리기 시작한 엄마의 표정은 잊을 수가 없었고, 그날의 감정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어쩌면 기억은 계속 마음속에 담아둘 이유가 있다고 말하는 것 같다.
어느 날, 그녀는 아빠에 대한 불만을 이모에게 털어놓고 있었다. 그 내용은 젊었을 때 아빠의 외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 대화는 아빠에게도 들리고 말았다. 아빠는 충격을 받았지만, 놀란 표정을 숨기려 애썼다. 엄마는 그런 아빠의 표정을 보고 더 어쩔 줄 몰라했다.
어릴 적부터 나는 그녀를 완벽한 존재로 여겼다. 어머니는 항상 모든 일을 척척 해내고, 따뜻한 미소도 지어주었다. 때론 호랑이 같이 씩씩해 보이기도 했다. 그런 엄마가 이렇게 인간적인 약한 모습을 보이다니. 어이없기도 하고, 속이 시원한 느낌도 들었다.
어린 소녀였던 나는 엄마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고, 완벽하다고 착각했던 그녀에게 품고 있던 나의 기대가 우습게 느껴졌다.
지금 왜 이렇게 혼란스러운 감정이 들까? 그녀의 실수를 본 사실을 받아들이는 게 어려운 것일까. 아니면 실수를 약점으로 바라보는 게 문제는 아닐까.
왜 엄마는 이제 나를 혼내기만 할까?” 속으로 생각했다. “엄마도 완벽하지 않으면서…”
나는 그녀처럼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도 모르게 그녀를 닮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럴 때마다 두려움에 휩싸였다. “나는 그녀처럼 되지 않을 거야,” 기억에 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