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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riter Issac Jun 09. 2021

우리 대표님이 말을 자꾸 바꿔요!

그들은 갑자기 대표가 되었다.

나는 최근 몇 년간 스타트업들과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해 왔다. 그중에는 교육도 있었고, 컨설팅도 있다. 이 과정에서 내가 발견한 스타트업만의 독특한 특징이 있었다. 그중 하나가 스타트업에서는 직원들이 대표에 대한 신뢰가 지극히 약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약한 신뢰의 가장 큰 원인이 대표의 ‘말 바꾸기’이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 대표들은 어는 날 갑자기 ‘대표’ 또는 ‘사장’이라는 위치에 앉게 된다. 사원, 대리, 과장, 차장, 부장, 이사, 상무, 전무 등을 거쳐 사장이 된 대기업 사장님들과는 경험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대기업 대표들의 경험이란 특정 분야의 전문성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과 조직을 이끈 경험을 포함하는 것이다. 이를 우리는 사내 정치라 할 때도 있고 리더십이라 할 수도 있다.


반면 스타트업 대표들은 하루아침에 그 자리에 앉게 되었기 때문에 정치의 경험 또는 리더십의 경험이 턱없이 부족하다. 경험 부족이 문제는 아니다. 오히려 과감하게 새로운 시도들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경험 부족이 문제가 될 때는 “나는 모든 것을 다 잘한다.” 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이다. 주변에서 “대표님”, “사장님” 이라는 칭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어깨가 올라간다. 우연히(우연이라는 말에 큰 왜곡이 있을 수 있지만, 내용을 강조하기 위해 이 단어를 사용하기로 한다) 한 조직의 대표가 되었다는 사실을 본인이 분명히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다. 심지어 나는 스타트업 대표 중 대기업 사장님들보다도 더 꼰대스러운 사람들도 많이 봐 왔다. 오히려 내가 글로벌 컨설팅 펌에서 일하면서 만난 대기업 대표나 임원들은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겸손해 보이지는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것이 정치력이던 리더십이던 간에.


스타트업 대표들은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자신이 슈퍼맨이라도 된 마냥 말이나 행동 그리고 자세를 보이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자신의 약점이나 경험 부족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설령 자신이 과거에 잘 못 판단했더라도 돌이킬 수 있고, 조직 전체가 성장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의사 결정이 필요하지만 확실하지 않을 때 이를 조직원들에게 솔직히 이야기해 보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이 일은 내가 혼자 결정하기 힘들다. 그래서 여러분이 함께 고민해 봐 주었으면 좋겠다.”

약점을 공유한다는 것은 결코 나의 창피한 면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이자 다른 이들의 참여를 더 encourage 시키는 전략이고 지혜이다.



작사 소개와 스타트업 중독 소개

대학에서는 이공계 학과를 졸업 후 글로벌 컨설팅 펌에서 근무를 시작하였다. MBA 진학 후, 미국의 대형 Tech 회사에서 horizon2 라는 스타트업 발굴 및 M&A 업무를 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글로벌 Accelerator에서 미국, 싱가포르, 한국 스타트업 들에게 자문하는 역할을 하며 전문성을 키워나갔다. 현재는 한국에서 스타트업 자문 업무를 하고 있다. 그러고 보면 스타트업과 관련된 참 많은 일을 그간 해 왔다. 잘못된 스타트업 문화를 꼬집고 내가 생각하는 건전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고민해 보고자 나는 이 글을 작성하고 있다.


본 글에 활용된 이미지는 unsplash 에서 제공받은 그림을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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