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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이랑 Feb 29. 2024

갈등이 없어요

발단, 전개, 그리고 결말

 제가 쓰고 싶은 글은 무엇일까요? 요즘은 글을 쓰는 것보다 다른 작가님들의 글을 보는 시간이 더 많습니다. 감성을 자극하는 글을 보거나 인기 있는 글들을 보면 부러워집니다.


브런치에 글을 올리면서 몇 번인가 브런치 공모전 외 몇몇 공모전에 기고한 적이 있습니다. 수필도 올렸었고, 소설도 올렸었습니다. 큰 기대를 한 것은 아니지만, 이렇다 할 결과가 없으니 실망한 것도 사실입니다.


 기고한 글을 다시 살펴보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야기를 펼치긴 하는데, 갈등 상황도 없고, 갈등이 없으니 해결할 것도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발단, 전개, 그리고 결말이었던 것입니다. 심지어 저는 새드엔딩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현실에서도 충분히 힘든데, 소설에서나마 등장인물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내용이 뻔합니다. 한 줄 요약을 하자면, 유능한 주인공이 좋은 사람들을 만나 행복한 결말을 맞이했습니다. 그렇다고 유행하는 클리셰를 사용하지도 않았습니다. 공장에서 찍어놓은 듯한 소설이 아닌  제 색깔을 낼 수 있는 소설을 쓰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다시 읽어보니, 재미도 감동도 없다는 것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상업용 소설에서 회귀물이 유행인 것은 유능한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면 너무 순탄하게 흘러서 재미가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주인공이 역경을 이겨내며 성장하는 이야기는 나름의 공식처럼 자리 잡았습니다.


 과거에는 초보가 기연을 만나 성장하는 이야기들이 많았습니다. 그렇다 보니 인물 이름들만 다르고 내용이 유사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한 번 더 설정을 변경한 유능한 주인공이 어려운 환경에서(회귀해서 과거나이 세계) 다시 시작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로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소설은 독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설정 내에서 이야기를 풀어 간다면, 나름의 개연성을 얻습니다. 허구라는 것을 작가도 독자도 알고 있고, 설정은 하나의 약속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익숙한 세계관들도 많고, 확장되는 세계관도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현실에서 일어날 것 같은 그런 이야기를 쓰고 싶습니다. 달달한 사랑 이야기나 소년 만화 같은 꿈을 이루기 위해 분투하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10월에는 브런치 공모전이 시작될 텐데, 그때를 생각하며 어떤 글을 준비할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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