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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토피플 Aug 03. 2021

저는 한국에 안 맞는사람인가요?

나도 알 수 없는 나의 건강

"한국은 물이 참 좋은 것 같아. 다른 나라는 석회질이 많아서 수질이 너무 안 좋더라고"


해외여행을 자주 다녔던 사람이라면 보통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웃프게도 저는 '다른 나라 물'이 더 잘 맞는 거 같아요. 정확한 데이터로는 확인되진 않았지만, 제 몸이 그걸 증명해 주거든요. 


제가 어렸을 때는 아토피가 지금처럼 흔하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방송에 자주 나오지도 않았고, 사람들이 으레 흘러가는 말로 이렇게 말하곤 했죠. 


"아토피 앓는 사람들은 외국가서 사는게 좋다더라" 


저는 아토피가 꽤 심한 편에 속했어요.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안 해본 치료방법은 없는 것 같아요. 양방치료, 한방치료는 기본이었고, 어디 물이 피부에 좋다고 하면 직접 떠서 목욕하기도 했고요. 몸에 좋다는 거는 다 먹었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크게 효과를 보진 못했죠.


그러던 중, 2003년 한 가지 사건이 인생에 변화를 가져다줍니다. 그 해 여름, 중국 상해에 가족여행을 가게 되었어요. 


"중국은 수질이 안 좋다던데" 엄마가 특히 걱정을 많이 하셨어요. 엄마의 걱정이 우습게도, 중국에 지내는 2주 동안 피부가 좋아졌어요. 

해외에 자주 다닐 수밖에 없는 나, 운명인가요?

한국에 귀국하고 나서 피부가 다시 악화되었기에,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웬걸? 그 이후로 해외에 나갈 때마다 피부가 괜찮아지는 게 아니겠어요?


중국, 유럽, 싱가포르, 베트남, 필리핀, 호주, 대만, 홍콩, 태국 등 가리는 나라(?)는 없었어요. 

오직 한국에서 머무를 때만 피부가 안 좋아졌죠. 


그때의 사건이 시발점이 된지는 모르겠지만, 어렸을 때부터 항상 외국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어요. 어학에 특히 관심이 많았고요. 어쩌면 피부 때문에 조금 더 자주 해외에 나가려 했던 것 같기도 해요. 결국 해외 출장을 자주 다니게 되었지만요. 


저는 한국에 안 맞는 사람인가요? 

저를 가장 힘들게 했던 피부가, 웃프게도 제 인생을 바꾸어 놓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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