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좋겠지?
책 읽는 것을 그리 즐기지 않았던 학창시절에도 여행기를 읽는 것만큼은 좋아했습니다. 여행가들은 '지금'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었고 항상 미래를 걱정하던 저는 그들을 동경할 수밖에 없었어요. 새로운 것에 도전할 줄 알고 사소한 것에 감동을 느끼는 어른이 되고 싶었습니다. 어느덧 어른이 되었고 자주 행복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마음처럼 쉽진 않은 것 같아요.
10월에 바르셀로나로 떠나는 일정이 생겼습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지난 1월에도 짧게 여행했는데 당시에는 덴마크 교환학생 4개월과 유럽 여행 보름의 마지막 여행지였던 탓에 대충 준비하고 쉬엄쉬엄 구경했습니다. 이제와 돌이켜보면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와버린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이번에는 철저하게 준비해서, 유럽 생활이 낯선 여행자의 마음으로 가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래서 읽게 된 책이 바로 현 작가님의 <바르셀로나의 골목을 어슬렁거리면 얼마나 좋을까>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린 시절 여행기를 읽으며 느꼈던 감정이 새록새록 떠올랐습니다.
작가는 60일간 유럽 여행을 했고 그 중 30일을 지인 두 명과 함께 바르셀로나에서 보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로망이자 낭만인 일명 '한 달 살기'를 한 거죠.
고작 분수를 보려고 모이는 수천 명의 사람들, 겨우 움직이는 물을 보려고 모이는 사람들. 그들의 낭만이 좋다.
물결 랑, 흩어질 만. 낭만이라는 단어를 좋아합니다. 여기에 더해 감성이라는 단어도 좋아해요. 무가치하고 무의미해보이는 것일지라도 '낭만 있네.'라거나 '감성 있다!'라는 말로 의미가 부여되곤 하니까요.
책을 읽으며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은 마음을 가라앉히느라 애썼습니다. 무엇보다도 납작복숭아 젤라또와 화이트 샹그리아만큼은 꼭 맛보겠다고 다짐했어요. 여행지에서만 느낄 수 있는 낭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