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술-20
호치민의 한여름.
분홍과 살구사이의 묘한 색깔 성당을 지나,
여행자거리를 걷는다.
맞은편에서 오토바이가 다가온다.
몸을 살짝 피하려는데,
오토바이를 탄 자의 손이 내 카메라가방을 움켜쥔다.
다행인건 가방을 크로스로 메고 있던 터.
가방끈이 끊어졌지만, 뺏기진 않았다.
카메라, 캠코더, 여권, 지갑을 내 두팔로 지켜냈다.
오토바이 탄 그자도 깜짝! 놀랐을 거다.
낮은 플라스틱 의자에 철퍼덕 앉아 가방을 끌어안고 놀란 마음을 토닥인다.
맥주엔 얼음을 넣어줘야 제맛이지!
얼음 채운 ‘바바바’한잔 쫙!! 마시고,
금새 안정을 찾는다.
집으로 돌아온 후, 맥주에 얼음을 넣어본다.
그곳의, 그 맛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