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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금홍 Feb 04. 2024

킬러일기 1

오렌지 자스민

.

<킬러일기 1>

자타공인 식물킬러로서

화분을 선물로 받으면 여간 난감한 게 아니었다.

선물로 받은 화분 앞에서,

이 녀석은 나한테서 얼마를 견딜 수 있을까 하는

미안한 마음이 앞섰다.


그러다가..

작년 봄, 작업실에 두려고 작은 화분을 몇 개 샀다.

그 중 하나가 ’오렌지 자스민’이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녀석이다.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을 보니 꽃도 퍽 예뻐 보였다.

그리고

지난 봄과 가을 꽃이 폈다.

1센티 남짓한 꽃 앞에서 흥분하면서

사진를 찍어댔다.

주먹만한 화분에서 사는 녀석이 피운 꽃향이

작업실 가득 찼다. 달큰한 향이 며칠을 갔다.


오늘, 무심코 화분을 보니,

이 녀석... 열매가 열렸다...

몇 차례 한파가 오가는 사이

제대로 돌봐주지도 못했는데

기특하다.

오렌지 자스민 이라더니.

검색해 보니, 정말로 오렌지 색깔로 변한다.

며칠 더 기다려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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