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자스민
.
<킬러일기 1>
자타공인 식물킬러로서
화분을 선물로 받으면 여간 난감한 게 아니었다.
선물로 받은 화분 앞에서,
이 녀석은 나한테서 얼마를 견딜 수 있을까 하는
미안한 마음이 앞섰다.
그러다가..
작년 봄, 작업실에 두려고 작은 화분을 몇 개 샀다.
그 중 하나가 ’오렌지 자스민’이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녀석이다.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을 보니 꽃도 퍽 예뻐 보였다.
그리고
지난 봄과 가을 꽃이 폈다.
1센티 남짓한 꽃 앞에서 흥분하면서
사진를 찍어댔다.
주먹만한 화분에서 사는 녀석이 피운 꽃향이
작업실 가득 찼다. 달큰한 향이 며칠을 갔다.
오늘, 무심코 화분을 보니,
이 녀석... 열매가 열렸다...
몇 차례 한파가 오가는 사이
제대로 돌봐주지도 못했는데
기특하다.
오렌지 자스민 이라더니.
검색해 보니, 정말로 오렌지 색깔로 변한다.
며칠 더 기다려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