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거 아닌 나의 과거가 이렇게 빛나다니!

프롤로그

by 이서명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잘 써야 한다.”

취업을 위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말입니다. 그런데 막상 펜을 들면 멍해지곤 합니다. “내가 쓸 게 뭐가 있다고…” 하면서요. 대단한 경력이 없는 사람, 오랫동안 직장을 떠나 있던 사람, 새로운 직무로 전환하려는 사람 모두 한 가지 고민으로 이어집니다. ‘내가 해온 일, 살아온 흔적이 이렇게 보잘것없었나?’ 라는 생각 말이죠.

그런데 자기소개서 테라피를 경험한 사람들은 한결같이 이야기합니다.


“별거 아닌 나의 과거를 어떻게 이렇게 멋지게 표현해주시는 거예요?”


누군가에게는 그저 단순했던 일상과 지나간 세월이, 조금만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고 글로 풀어내기 시작하면 어느덧 ‘빛나는 스토리’가 됩니다. 이는 단순히 서류 작성 기술이 뛰어나서 생기는 현상이 아닙니다. ‘나 자신을 다시 보는 과정’,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재발견하는 과정’에서 비롯된 결과입니다.


그동안 구직 상담을 해오면서, 특히 노년층과 중장년층 분들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함께 써주는 일을 해왔습니다. 군에서 수십 년을 복무하고 전역한 분, 오랜 시간 내조와 육아만 해온 분, 작은 가게를 운영하다가 문을 닫은 분, 정년 퇴직 후 몇 년간 쉬다 이제 다시 일자리를 찾는 분까지… 모두 한결같이 스스로를 작게 여기며 말을 꺼내곤 했습니다.


“저는 자격증도 없고요, 배운 것도 별로 없어요.”
“경력이라고 할 만한 게 없어서… 적을 게 없어요.”


하지만 막상 이야기를 들어보면,

주머니에서 구더기가 한 주먹씩 나올 만큼 열악한 환경에서도 즐겁게 일하며 보여준 긍정성, 소규모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쌓아온 사람을 대하는 능력, 사회의 핵심 직무를 떠나 단순직으로 옮겼음에도 꿋꿋이 자존감을 지키는 마음가짐 등 오직 삶을 제대로 살아낸 사람만이 지닐 수 있는 내공을 갖고 있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일이라 느껴질 수 있어도, 그 내면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은 어떤 빛보다 더욱 눈부실 정도로 반짝였어요. 이처럼 과거의 경험은 처음부터 별거 아니었던 게 아니라, 내가 별거 아니라고 규정해버린 건지도 모릅니다.


자소서를 써 내려가는 과정에서, 그 ‘별거 아닌’ 부분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가치 있는지 발견하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저는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아, 이건 그냥 서류 작업이 아니라, 마음을 치유하고 자존감을 끌어올리는 ‘테라피’구나’ 하고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이 브런치북을 ‘자기소개서 테라피’라는 이름으로 기획했습니다.

처음 펜을 들 때의 막막함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과거 경험을 어떻게 스토리로 재탄생시킬 수 있는지,

그 과정에서 어떻게 마음이 치유되고 자신감을 얻는지,

그리고 결국 ‘내가 정말 이런 사람이었나!’ 하는 기쁨을 어떻게 누릴 수 있는 지를 전하고자 합니다.


단순히 ‘자소서 첨삭 기술’을 배우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그런건 저보다 다른 분들이 더 잘하실지도 모릅니다.

물론, 취업이나 재취업을 앞두고 구체적인 글쓰기 팁이 필요하실 겁니다. 이 글에서 그런 정보도 함께 다룰 예정입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강조하고 싶은 건, ‘내가 살아온 궤적을 다시 정리하고, 그 안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과정 자체가 주는 힘’입니다. 그 과정 자체가 구직자들에게는 힘이 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운을 주기도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이제 와서 무슨…” 하고 스스로를 평가 절하 하기 쉽지만, 오히려 지금까지의 시간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경험적 통찰과 내적 성숙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앞으로 펼쳐질 글에서는 자기소개서 테라피의 기본 원리와 실행 프로세스, 자신의 강점을 찾는 방법, 그리고 제가 실제로 만나온 분들의 사례와 독자들이 직접 해볼 수 있는 실습을 담아갈 예정입니다. 인생의 경험은 많으나 글로 표현하는 법이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나, 별다른 경력이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새로운 시선을 열어드리고 싶습니다.


“내 이야기라고 해봤자 뻔하지 않나?”라는 생각부터 지워주세요. 우리가 흔히 뻔하다고 여기는 그 삶 속에, 스스로도 깨닫지 못했던 멋진 요소들이 숨어 있습니다. 자기소개서 테라피는 바로 그 요소를 찾아내고, 나만의 언어로 꾹꾹 눌러 써보는 작업입니다. 그 과정에서 마음의 문이 열리고, “아, 내가 정말 괜찮은 사람이었구나” 하고 웃음이 번지는 순간을 마주하실 거예요.


우리는 한 사람의 인생을 단 몇 장의 서류로 다 담아낼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서류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내 삶을 조금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눈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 글이 그래서 탄생했습니다. 취업이 잘 되느냐, 안 되느냐 이전에, 당신은 이미 당신의 인생을 매력적으로 써 내려갈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할 이 이야기들을 통해, ‘자기소개서 테라피’가 조금이라도 당신에게 힘이 되었으면 합니다. 혹시나 글을 읽는 중간에도 “그래도 내 과거는 별거 없는데…” 하는 마음이 올라오더라도, 잠시만 호흡을 가다듬고 다음 내용을 차근차근 따라와 보세요. 분명히 알게 될 겁니다. 별거 없어 보였던 나의 순간들이 사실은 무척 반짝였다는 것을.


이제, 당신의 이야기를 새롭게 써 내려가는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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