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 소설
1시간 뒤, 원석이 다시 왔다.
“결과가 나왔나요?”
“네. 빈혈 수치는 9.3이었습니다.”
“에? 그럼 아무 이상이 없었던 건가요?”
“네, 그렇게 보입니다. 하양 씨의 말대로, 아침에 한 피 검사의 오류인 겁니다. 이런 일도 생기네요! 놀라게 해서 미안합니다.”
금희가 발끈했다.
“그럼 아무 이상이 없는데도 우리 애가 수혈을 받은 거네요?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어요! 수혈은 안 할수록 좋은 거라던데! 그래서 수혈할 때 온갖 부작용에 대한 동의서에 사인도 받잖아욧?”
“정말 죄송합니다.”
원석이 깊숙이 고개를 숙였다.
“그럼 이미 맞은 피 1봉은 거의 다 들어갔으니 어쩔 수 없고, 나머지 1봉은 안 맞게 물러 주세요!”
“어머님, 그게… 이미 하양 씨 이름으로 주문한 거라 취소가 어렵습니다.”
“뭐예욧? 이게 무슨 소리야!”
“엄마… 엄마, 그만해. 선생님의 잘못이 아닌 걸요. 별일이 아니라서 정말 다행이에요! 파업 때문에 바쁘실 텐데 어서 가세요.”
“죄송합니다. 그럼….”
원석은 무슨 말을 하려는 듯 망설이다, 돌아서서 나갔다.
머리카락이 빠진 티가 나나? 양은 조심스레 머리를 쓰다듬었다. 살짝 스쳤을 뿐인데, 손끝에 머리카락이 오소소 묻어났다.
양은 잠시 바라보다 조용히 손바닥을 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