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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유진 Jan 24. 2022

웰컴 투 항암월드 58화

실화 소설

  항암 5주 차. 퇴원이 눈앞에 보였다.


  “일주일 안에 퇴원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틀째 과립구가 천을 넘자, 원석이 말했다.


  “퇴원이요? 정말요?”


  “아, 이런! 그렇게 좋아요? 서운합니다만.”


  “선생님을 못 뵙는 건 아쉬워요. 그래도, 신나요!”


  “하하. 어차피 저도 이번 주가 마지막 줍니다만.”


  “아… 벌써 그렇게 됐나요?” 


  “제가 혈액종양내과에 온 지가 어느새 그렇군요.”


  “다른 과로 가시는 건가요?”


  “강남에 있는 분원으로 갑니다.”


  “아… 그럼 이제 못 뵙겠네요, 정말.”


  “일단… 내일 오후에 골수 검사를 할 겁니다.”


  “네? 골수 검사를 또 한다고요?”


  “항암 치료의 효과가 있는지 확인해야죠. 결과가 좋으면 퇴원할 겁니다.”


  “정말 받기 싫은데… 아! 그럼 혹시 골수 검사의 결과가 아주, 아주 좋게 나오면, 이식을 안 해도 되는 건가요?”


  “아니오. 하양 씨가 골수 이식을 받아야 한다는 점에는 변동이 없습니다.”


  “결과가 아무리 좋게 나와도요?”


  “네.”


  “암세포가 하나도 없이 사라져도요?”


  “그럴 리는 없습니다. 지금도 팔에서 뽑은 말초 혈액에서 나쁜 세포들이 보여요.”


  “아….”


  “역시 하양 씨에게는 촉진제를 안 쓰길 잘한 것 같군요.”


  “…네.”






  양은 자신의 느낌을 믿었다. 설명할 순 없지만 분명히 암세포는 사라지고 있었다.


  관해가 될 거야. 0에 가까울 정도로.

  믿지만 누구에게도 말할 수는 없었다.


  나를 비웃거나 불쌍해할지도 몰라.


  금희도 대양도 수상도 양이 나아서 다시 살아갈 날들을 이야기하면 모두가 입을 다물었다. 말로는 아니라고 하지만 모두가 양의 내일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었다. 대양은 양 앞에선 늘 용기를 주고 웃었지만 병실을 나서면 언제나 울면서 돌아갔다.


 꼭 0이 나와서 사람들이, 특히 사원석과 같은 의사들이 자기가 틀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고민해 보길 바라. 


  

  양은 믿음을 지키려 애썼다.






  이날 밤, 대양이 병실을 찾아왔다.


  “주치의의 말은 신경 쓰지 마. 주치의는 아직 배우는 중인 수련의일 뿐이니까. 사원석이 지금까지 한 폭탄 발언은 대부분 어긋났잖아?”


  사실 주치의의 말이 그렇게 틀린 적은 없어, 오빠.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양은 잠자코 고개를 끄덕였다. 믿음이 중요했다.


  38도의 언저리를 오르락내리락하던 열도 어제부터는 37도 아래에 머물렀다. 긍정적인 신호였다. 양은 불안감을 털고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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