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발 No발상
오발 fault
정발 default=delete fault
즉발 speed
창발 sense
뇌는 기본적으로 정교하지 않다. 이른바 러프rough하다. 오직 연습을 통해서만 정교해진다.
수천번, 아니 수만번 이상 뛰었을 김연아도 점프하다가 넘어질 때가 있다. 뇌란 그런 것이다.
뇌세포neuron는 서로 화학적으로만 연결될 수 있다. 말단의 시냅스틈이 신경전달물질에 의해서 연결되거나 끊어진다.
뇌는 정보를 컴퓨터처럼 어딘가에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뇌세포의 연결 패턴으로 저장한다. 우리는 이것을 기억이라고 한다.
그런데 신경전달물질은 더 이상의 자극이 없으면 다시 흡수되거나 흩어진다. 기억의 패턴이 몇 개 끊기면 이른바 '오발'이 시작된다. 여기서 몇 개 더 끊어지면 오발을 넘어서 '노발'이 된다. 우리는 이것을 망각이라고 한다.
노발이 되기 전에 반복하면 오발에서 '정발'이 된다. 같은 패턴이 반복되면 시냅스 말단이 부풀어 올라서 신경전달물질을 더 많이 받아들 수 있게 된다. 오래 기억할 수 있다.
여기서 더 반복하면 미엘린이라는 성분이 뉴런을 둘러싼다. 코팅이 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더 정확하고 더 빨라진다. 보자마자 무의식적으로 떠오르는 '즉발'이 가능해진다.
즉발까지 이르면 뇌는 더 나은 방법을 찾는다. '창발'의 영역이다. 센스있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노발, 오발, 정발, 즉발, 창발 중에 '즉발'이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수능기준으로 킬러 문제는 조금 쉬워지고 오히려 계산이 복잡한 준킬러 문제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계산 속도가 입시의 성패를 좌지우지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사실 계산을 빠르게 하는 학생 중에 생각보다 수학을 못하는 학생은 더러 있지만, 속도가 느린데 수학을 잘하는 학생은 본 적이 없다.
오늘의 결론. 문제를 푸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빠르게 푸는가이다. 초시계를 늘 옆에 두고 100미터 달리기 선수처럼 시간 줄이는 연습을 시작하자마자 수학이라는 과목이 완전히 다르게 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