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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스타 Oct 12. 2022

리딩reading하라.

직관과 공포를 극복하는 법

이제 며칠 있으면 배구 시즌이 시작됩니다.

 

사람마다 배구를 좋아하는 이유가 다르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스파이크보다 로킹에 열광하는 편입니다. 속이려는 자와 속지 않으려는 자 사이의 머리 터지는 수싸움이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배구 경기에서 공격은 6명 모두가 할 수 있지만, 로킹은 앞 줄에 서 있는 세 명만 가능하기 때문에 산술적으로 로킹 숫자가 모자랍니다.(물론 뒷줄 3명은 공격할때 선 넘으면 안 됩니다.) 


그래서 로커에게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 바로 reading입니다. 말 그대로 상대의 수를 '읽어내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공을 뿌려주는 세터와 공을 때리려는 공격수들의 움직임을 읽어내서 공이 넘어오는 길목을 지켜야 하는 것이죠.


특히 단신 선수가 기가 막힌 타이밍으로 장신 선수의 공격을 로킹하는 장면은 배구의 묘미 중의 하나입니다.


갑자기 배구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고등학교 수학 시험이 이와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되기 때문입니다.


중학교 수학 시험이 시합 전에 블로킹을 연습하는 것이라면, 고등학교 수학 시험은 실전 블로킹입니다.


중학교 수학 시험은 시중 문제집과 거의 비슷하게 출제되기 때문에 자신의 학교 시험의 수준과 비슷한 문제집을  선택하여 서너 번 반복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그대로 짜고 치는 것이죠.


하지만 고등학교 수학 시험은 속이는 것이 기본입니다. 비슷하지만 같지 않고, 다르게 보이지만 사실은 같은 문제가 수두룩합니다.

 

비슷하지만 같지 않기 때문에 외운 대로 풀면 오답이 나옵니다. 본인은 맞혔다고 생각하지만 말입니다.


다르게 보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아는 문제인데도  풀지 않습니다. 시험이 끝나고 나서야 아는 문제라는 것을 깨닫죠.


직관공포가 그 원인입니다.


직관일부만 보고도 전체를 예측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우리가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사실 일상생활에서 직관은 지혜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죠.


하지만 수학 시험에서 직관은 지옥으로 가는 문입니다. 빠른 만큼 오류도 많기 때문이죠.


따라서 평소에 문제를 체계적으로 푸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우선 단서를 빠짐없이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단서인 듯 아닌 듯 무심하게 자리 잡고 있는 단서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 조각 퍼즐을 맞추듯이 단서를 하나하나  연결하다 보면 상대가 파놓은 함정이 보일 때가 있습니다. 상대의 수를 읽은 것이죠. 짜릿합니다.


공포는 우리를 얼어붙게 합니다. 특히 낯선 대상은 반드시 두려움을 유발합니다. 우리가 작은 벌레조차도 두려워하는 이유입니다.


조금만 변형하면 분명히 아는 문제인데도 겉모습만 보고 머리가 하얗게 됩니다.


물론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낯선 문제라도 이렇게 저렇게 변형하다 보면 익숙한 모습이 드러났던 수많은 경험 때문에 두려움이 조금 줄어든 것뿐입니다. 


그러니 평소에 아무리 낯선 문제라도 피하지 말고 눈을 부릅뜨고 마주 봐야 합니다. 공포가 줄어들면 상대의 수를 읽을 수 있습니다.


영화 '쇼생크 탈출'의 카피로 마무리하죠.


두려움은 너를 감옥에 가두고

희망은 너를 자유롭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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