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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차맛을 알아?

보이차는 내가 좋아하는 차라고 그 향미를 다른 이에게 강요하면 안 되는데

by 김정관

"네가 게맛을 알아?"


유행어로 히트를 쳤던 모 광고의 멘트지요.


나는 차맛을 얼마나 알고 마시는 것일까요?


특히 보이차는 차맛을 제대로 알고 음미하는 데

꽤 시간이 걸리는 것 같습니다.



보이차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일 듯싶습니다.


녹차나 홍차 등 다른 차류를 마시다가 보이차를 접할 수도 있지요.


또 차를 마시지 않고 커피만 즐기다가

보이차에 흥미가 생길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향이나 맛이 뚜렷한 다른 차류나 커피와 달리

보이차는 별로 맛이 다가오지 않습니다.



녹차나 홍차, 특히 청차류는 고급차일수록

대부분 향과 맛이 우월하다고 느낍니다.


보이차는 사람마다 입에 맞는 차가 달라서 그런지

'내 입에 맞는 차'라는 말을 많이 하지요.


노반장은 쓴맛이 많은 차로 알려져 있지만

단맛이 좋은 차라고 하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보이차의 지존이라는 빙도노채가

심심한 맛이라며 고개를 젓는 사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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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보이차를 제대로 음미하려면

꾸준하게 마신 시간과 집중하는 노력이 필요하더군요.


쓰고 떫은맛을 받아들일 수 있을 때 단맛이 다가오고

입 안과 목 넘김의 느낌으로 차의 향미가 달라집니다.


또 차를 마시고 난 뒤에 몸에서 느껴지는 반응도

좋은 차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을 수도 있습니다.


보이차는 "네가 차맛을 알아?"라고 하면 안 되고

'내가 차맛을 알까?'라고 속으로 살펴야 하지 싶습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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