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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루 Dec 03. 2021

아이고, 우리 강아지!

-반려동물의 소중함과 법적 규율-

강아지, 참 친근하고 귀여운 동물입니다.

품에 안고다닐 정도로 몸집이 작은 멍멍이는 실제 성견이라도 ‘강쥐’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리트리버 같은 종도 몸집이 제법 크지만 하는 짓은 요즘 말로 ‘졸귀탱’입니다.

옛날 우리 할머니들도 귀여운 손자를 품에 안으면서 ‘아이고, 우리 강아지, 똥강아지!’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나도 나이 들고 우리 딸이 아이를 낳아 데리고 오면 나도 아마 와락 품에 안고 볼을 비비며 ‘우리 강아지 왔냐? 아이고 이뻐라’라고 할 것입니다.

요즘에는 강아지나 개를 ‘댕댕이’, ‘멍뭉이’라고 부른다는 것을 유튜브 등 SNS를 보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이름에서 개귀여움과 사랑스러움이 잔뜩 묻어나옵니다. ㅎㅎ

근래 들어 세상사 답답하여 동물들이 나오는 영상을 자주 보게 되는데, 그 녀석들 애교와 귀여운 동작을 보고 있노라면 시간 가는 줄 하염없이 보게 되고 또 웃음이 절로 나옵니다.

정말 감동스럽고 잔잔한 울림이 있는 영상도 많이 소개됩니다.

이 매몰차고 삭막한 세상에 그나마 미소 짓게 하고 잠시나마 즐거움을 주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동물 나오는 영상입니다. 어느 누가 동물이 발하는 그 순수하고 선한 영향력을 대신 할 수 있겠는가요. 어떤 위정자는 국민을 개돼지로 여기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 개돼지보다 못한 개차반 같은 사람들 쌨고 쌨습니다.

개나 고양이 등 동물을 잔인하게 학대하거나 죽이는 잔혹한 인간의 단면을 드러내는 사건도 종종 보도됩니다. 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점점 늘어나는 이면에는 동물 학대사건 또한 매년 계속해서 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이에 따라 동물학대에 대한 처벌 강화에 대한 목소리도 점차 높아지고 있지만 그 처벌은 여전히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동물학대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사법부의 양형기준을 대폭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동물보호단체에서는 형벌과 별개로 학대당한 동물은 긴급 격리하여 보호조치하고 동물학대자에 대해서는 사육을 금지하고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 등을 의무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동물의 보호 및 권리확대를 위한 움직임과 관련하여 동물의 법적지위를 개선하고자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의 민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즉 동물을 단순한 물건이 아닌 생명을 지닌 존재로서 보호하자는 취지이죠. 그렇게 되면 동물을 죽이거나 다치게 한 경우 민, 형사상 책임이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현행 민법상으로는 동물은 동산에 해당하는 물건이고, 형법상 동물은 재물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생명체가 아닌 물건이기 때문에 타인 소유의 동물을 때려 상처를 입힌 경우에는 형법상의 재물손괴가 성립하고 자기 소유의 동물을 학대한 경우에는 재물손괴는 성립하지 않고 동물보호법이 적용됩니다.

다음과 같은 사례가 있습니다.


『오늘은 개 이야기를 좀 하고 싶군요.

애완동물을 기르는 사람뿐만 아니라 관련 업종, 관련 방송도 굉장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나도 TV에서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참으로 귀엽고 사랑스런 녀석들이지요. 개는 인간을 무척 잘 따르는 동물입니다. 복종심, 충성심이 강해서 사람도 그런 개를 무척 아끼고 좋아합니다. 사람보다도 더 귀한 대접을 받는 개도 있고 그 정이 사뭇 남다르죠.

맹구도 개를 기릅니다. 하얀 털이 일품이고 잘 생긴 진돗개 백구 한 마리를 키웁니다.

그런데 맹구의 사람됨이 좀 얍삽하고 포악한 데가 있습니다.

그런 성격 때문에 사건이 생깁니다.

맹구는 1년 전에 이웃집 맹순이랑 사소한 일로 대판 싸운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맹구와 맹순이는 이웃사촌이 아니라 앙숙이고 원수입니다. 맹순이도 ‘밍크’라는 작은 애완견을 한 마리 키우고 있습니다.

맹순이는 그 개를 끔찍이도 아끼고 소중히 여깁니다. 자식처럼 대하고 살뜰히 보살피며 사는 것에 인생의 즐거움을 느끼는 여자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한쪽 다리를 저는 맹구가 지팡이를 짚고 백구를 데리고 공원에 산책을 나갑니다. 때마침 맹순이도 산책을 나왔는지 ‘밍크’가 저만치서 졸랑졸랑 걸어옵니다.

밍크가 맹구를 보고 적개심을 드러내며 앙앙 짖자 백구도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 거립니다. 금방이라도 달려들 태세입니다. 둘이 엉켜 싸우면 백구의 몸집이 훨씬 커서 상대가 되지 않을 겁니다. 맹구는 씨익 웃으면서 이때다 싶어 꽉 쥐고 있던 목줄을 슬그머니 놓아버립니다. 그랬더니 백구가 순식간에 달려들어 밍크의 코와 귀를 물어버립니다. 밍크는 깨깽하고 도망가고 맹순이는 비명을 지릅니다. 맹구는 속으로 쾌재를 부릅니다. 그리고는 고의가 아니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백구를 쥐고 있던 지팡이로 내려칩니다.

“야 이 쌍놈의 종자야, 물게 없어서 쥐방울만한 개새끼를 물어놔서 사람 곤란하게 만드냐, 이 나쁜 놈!”라고 소리치면서 말이죠.

생쇼입니다. 백구는 영문도 모르고 주인이 후려치는 지팡이를 고스란히 맞고 있습니다. 백구는 슬픈 눈을 하며 풀섶에 그만 주저앉습니다.

그러면서 맹구는 맹순이에게 이렇게 지껄입니다.

“미안하세 됐쑤다. 치료비를 개한테 물어달랠 수도 없고.”

맹순이는 그런 어이없는 광경을 보고 경찰에 신고합니다.

맹구는 어떤 처벌을 받을까요?


첫째는, 재물손괴 혐의입니다.

맹구는 개라는 도구를 이용하여 고의로 남의 개에 상처를 입혔습니다. 치료비 상당의 피해가 발생한 것입니다. 맹구의 범의(犯意)는 위 상황에서 여실히 드러납니다. 개는 형법상 물건에 해당하고 남의 물건을 고의로 손괴하였으므로 재물손괴죄가 성립하는 것입니다. 지팡이를 위험한 물건으로 본다면 특수재물손괴죄가 성립하여 가중처벌을 받겠죠.

두 번째는, 동물보호법위반입니다.

자기 소유의 개라고 할지라도 도구 등 물리적 방법을 사용하여 상처를 입혔으므로 동물학대죄에 해당합니다. 구체적으로 동법 제46조 제2항제1호 위반입니다.

맹구는 자기 개가 물었으니 개 책임이지 자기 책임은 아니라고 항변하지만 개소리이고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주장입니다.

형사처벌을 떠나 말 못하는 동물을 때리거나 학대하면 천벌을 받습니다. 그리고 피해자인 견주는 얼마나 마음의 상처를 입었겠는가요.

애완동물, 반려동물은 재산이 아니라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맹구는 중벌을 받아 마땅합니다.』(본인이 저자인 ‘법에 그런 게 있었어요’라는 책에서 인용)


한편 키우던 동물을 유기한 경우는 어떨까요?

애완동물로 개, 고양이 등을 키우다가 나중에 어떠한 이유로 그 동물을 다른 곳에 버리는 등 유기한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집니다.(동물보호법 제46조 제4항제1호) 더군다나 도사견, 핏불테리어 등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위해를 가할 우려가 있는 개를 유기하면 그 위험성 등을 감안하여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과태료가 아닌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것이죠. 참고로 형법상의 유기죄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유기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어쨌든 좋아서 키울 때는 언제고 나중에 쓸모없는 물건처럼 갖다버리면 처벌을 떠나 천벌을 받을 일이죠. 동물 목숨도 소중한 것입니다.

또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동물을 기르는 사람은 그에 상응하는 상당한 책임과 주의의무가 뒤따르는데, 그 주의의무를 게을리하여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가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그런 경우 형법상의 과실치사·상죄의 처벌을 받게 됩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동물에 의한 피해를 예방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얼마 전에  동물보호법을 개정으로 외출 시 목줄 등 안전조치를 하지 않거나 맹견에 대해 목줄 및 입마개 등 안전장치를 하거나 맹견의 탈출을 방지할 수 있는 적정한 이동장치를 할 것 등의 준수사항을 위반하여 사람을 다치게 한 경우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그 처벌을 강화하였습니다. 물론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는 처벌이 더 세죠.  

‘집사’도 애완동물 또는 반려동물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반려동물은 말 그대로 사람과 같이 더불어 살아가는 친구, 가족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어쩌면 사람보다 더 정서적으로 안정감과 다정함을 주죠. 그 아이들의 주인에 대한 열렬한 애정과 관심, 무한한 충성심, 귀여운 외모와 살살 녹이는 애교는 가히 ‘간지’입니다. 그 아이들은  의사이고 정신적 지주입니다. 차가운 바람이 불어 눈이 시릴 때 동행하며 같은 눈높이로 저 너머를 바라보면 따스한 기운이 번집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입은 배신감과 상처도 아물어가고 치유라는 선물을 손에 쥐고 같이 언덕을 내려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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