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온 May 31. 2024

슈퍼앱 대전

프로덕트 학습일지

2023년 여름 모두가 아는 당근마켓이 ‘마켓’을 때고 당근으로 거듭난다. 당근의 블로그에 따르면 당근은 중고거래를 넘어 ‘당신 근처’로 가기 위한 지역 기반의 슈퍼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배달의 민족은 비전 3.0 “문 앞으로 배달되는 일상의 행복”을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슈퍼앱으로 나아가고 있다. 또, 실제로 2022년도 우아콘에서 푸드와 커머스를 아우르는 슈퍼앱으로의 전환에 대해 발표하기도 했다.


토스는 은행, 카드, 증권, 보험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금융 슈퍼앱으로써 자리 잡고 있다.


이렇듯, 많은 서비스들이 점차 영역을 확대하며 슈퍼앱으로 나아간다. 우리가 흔히 알고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들의 행보만 봐도 그들은 슈퍼앱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그래서 슈퍼앱 그게 뭐야?

슈퍼앱은 다양한 서비스와 기능을 한 앱에서 제공하는 종합 플랫폼이다. 그야말로 이 앱 하나만 있으면 모든 것이 처리가 가능한 셈이다.


슈퍼앱은 중국, 동남아권에서 발전되어 왔다. 그 이유는 모바일 산업으로의 전환이 매우 빠르게 이루어지다 보니 한 플랫폼이 전반적으로 모든 것을 제공할 수 있는 형태가 되었다.


슈퍼앱의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는 위챗이다.

위챗은 채팅서비스로 시작했다. 하지만, 점차 영역을 넓혀 위챗페이, SNS, 기차, 항공권 예매 등등 많은 기능을 제공한다. 

사진 출처 : Digital Crew

여기서 더 나아가서 위챗은 ‘미니앱’이란 것을 도입한다. 미니앱은 그야말로 작은 앱이다. 스타벅스, KFC 등의 서비스들을 별도의 설치 과정 없이 위챗 내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렇게 위챗을 통해 일상에서 필요한 거의 모든 것들을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현재는 중국, 동남아에 있는 서비스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성공한 IT기업들이 슈퍼앱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것이 비단 새로운 일은 아니다.

과거에 발전된 기업들만 봐도 하나의 큰 기업이 여러 계열사를 가지며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인 삼성만 봐도 삼성 전자, 삼성 건설, 삼성 화학, 삼성 생명 등으로 확장해 나갔다.

이렇듯 기업이 성장의 한계에 도달했을 때 지속적으로 사업의 영역을 다각화해 나가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이다. 슈퍼앱은 그저 이런 형태가 모바일 앱 서비스에 반영이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슈퍼앱 어떻게 하고 있는데?

그럼 이제 슈퍼앱이 어떤 건지는 알았다. 그러면 저 다양한 서비스들을 한 앱에 녹아내면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아마 늘 그렇듯 우리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용자를 잘 알아야 할 것이다. 슈퍼앱으로 나아가는 대부분의 서비스들은 이미 모을 수 있는 사용자들을 다 모았기에 사용자의 범위가 굉장히 넓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 모두를 고려해야 한다는 뜻일까? 그게 가능하면 그렇게 하겠지만 우선은 사용자들이 우리 서비스를 어떻게 이용하고 어떤 행동 패턴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고 다수의 사용자들이 사용하는 패턴을 고려해 서비스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신규 서비스를 어떻게 유저에게 알릴까?

서비스를 확장해 나갈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신규 서비스를 어떻게 고객들에게 노출시킬 것인지가 가장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고객들이 어떻게 우리 서비스를 사용하는지 파악해 최대한 자연스럽게 새로운 서비스를 노출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신규 서비스 팝업을 통해 알리다. 

토스는 해당 신규 기능이 해당 사용자에 맞다 생각한다면 앱 접속 시 관련 알림이나 팝업을 띄우는 듯하다. 오늘 토스앱을 켰는데 갑자기 환급액을 돌려받을 수 있는 대상자라고 환급액 신청 알림이 왔다. 마침 나도 삼쩜삼에서 환급액 처리를 고민 중이었던 터라 너무 반가웠다. 이렇게 사용자에게 필요한 기능은 알림이 떠도 반갑게 다가올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달의 민족 - 가게배달

배달의 민족도 최근 알뜰배달 무료 혜택을 제공하며 가게 배달화면에 접속하면 해당 광고 팝업을 띄운다. 배달을 시켜 먹는 사용자들이 가장 중요시 여기는 점 중에 하나는 배달팁이다. 그런 배달팁이 무료라니 사용자에게 너무나도 좋은 혜택이어서 광고성 팝업창이 좋게 느껴졌다. 


그렇지만, 만약 새롭게 출시한 서비스 혹은 혜택이 사용 중인 사용자와 관련이 없다면 사용자들은 굉장히 피로감을 느낄 것이다. 다시 한번 해당 서비스 사용자들이 어떻게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은 필수라는 생각이 드는 시점이다. 


신규 서비스를 기존 서비스에 녹여낸다.

배달의 민족, 당근, 토스 모두 기존 서비스에 신규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배달의 민족 - 배민배달

배달의 민족의 배민배달이나 가게배달 화면을 접속하면 B마트, 편의점/마트가 배민배달 메인화면의 음식 카테고리들과 자연스럽게 녹여져 있다.


당근 - 홈

당근은 중고거래를 보여주는 홈화면의 중고거래 리스트들에 당근 알바의 게시물과 우리 동네 업체소식 게시글들이 자연스럽게 들어가 있다.


토스는 증권 서비스가 출시되었을 당시 송금과 은행을 이용한 ‘주식 선물하기’로 사용자들을 유입시켰다.


위의 사례들을 보며 신규 서비스가 나왔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용자가 기존 기능들을 사용할 때 불편함을 주지 않으면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노출시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방법 중 하나가 기존 기능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신규기능을 배치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각각의 서비스들을 사용자들이 편하게 접근할 수 있을까?

이제 사용자들이 해당 신규서비스들을 알게 되었다면 다음은 그 서비스들을 어떻게 보다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느냐가 중요할 것이다. 많은 서비스를 보유한 앱은 자칫 잘못하면 사용자들에게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 그래서 사용자가 서비스들을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복잡하지 않은 단순함을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배달의 민족 화면 2021년도 화면 개편 전, 개편 후, 2024년도 화면  (사진 출처: 우아한 형제들)


배달의 민족은 핵심 기능들을 메인화면에서 노출시킨다. 사용자가 원하는 서비스가 있을 시 바로 접근할 수 있도록 메인화면에서 핵심서비스들을 노출시킨다. 또, 메인화면에서의 신규서비스 노출은 사용자들에게 신규 서비스에 대해 알릴 수도 있고 또 지속적으로 해당 서비스들을 인지시키기에도 좋다. 


2021년 배달의 민족은 메인 화면 개편을 진행한다. 당시 배달의 민족은 서비스 확장 중에 있었는데 다양한 서비스를 카테고리에 배치하며 사용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해당 서비스들을 설명하는 데에 한계가 있어 개편을 진행했다고 한다. 


배달의 민족 - 주문내역, 장바구니 찜

장바구니, 찜, 검색 기능에서도 편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상단 탭바를 이용한다. 별도의 서비스지만 장바구니, 검색, 찜에 들어가면 한 화면에서 상단 탭으로 바로 이동할 수 있다. 


당근마켓 - 메인, 검색결과

당근도 메인화면의 상단 탭바를 통해 알바, 중고차, 부동산 거래를 노출하고 있다. 


또, 검색 기능 사용 시 결과를 상단 탭바를 통해 서비스에 맞게 볼 수 있다. 검색 결과도 검색어에 따라 중고거래, 동네생활, 동네홍보 등 다양한 게시글들이 상단에 노출된다. 


어쩌면, 당근에게는 검색기능이 슈퍼앱으로써 기능할 수 있게 해주는 핵심기능이지 않을까 하고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 




위의 두 서비스를 보고 나는 슈퍼앱에 검색은 필수이고 너무나 중요하다는 착각에 잠시 빠졌다. 하지만, 토스는 메인 화면에서 검색기능을 제공하고 있지 않다. 


슈퍼앱 검색기능이 답이 아니다. 

나는 슈퍼앱에겐 검색기능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했었다. 물론 검색 기능이 슈퍼앱에서 여러 서비스를 탐색할 때 도움이 된다는 생각은 아직도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검색 기능이 항상 정답은 아니라는 생각이 토스를 보고 들었다. 


토스는 메인 화면에 검색 기능이 없다.

처음에는 토스는 왜 검색 기능을 메인 화면에 넣지 않았을까? 슈퍼앱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곧바로 토스의 특성과 토스 사용자들의 특성을 떠올렸다. 토스는 금융 서비스이다. 금융서비스의 특성상 고객은 당연히 메인 화면에서 주로 사용하는 송금, 현재 재산 조회등을 하기를 원할 것이다.


더 나아가서 토스의 기존 플로우에 검색기능이 필요하지 않았다. 

당근이나 배민의 경우 애초에 검색기능이 중고게시글 탐색이나 가게, 메뉴 탐색에 있어서 어느 정도 핵심기능으로 자리 잡고 있어서 사용자들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기능이다. 하지만 토스가 검색기능을 메인 화면에 넣는다면 사용자가 어떤 검색어를 입력해야 할지 혼란만 가중될 가능성이 크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 토스는 어떻게 많은 서비스들을 녹여냈을까?

토스 - 메인, 전체

토스는 메인앱에 사용자가 사용하고 있는 금융 서비스들을 보여준다. 내 계좌, 대출, 증권, 포인트를 한눈에 볼 수 있게 메인에 배치했다.


그리고 하단 탭바를 통해 다른 서비스들로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게 해 준다. 


전체 서비스에 들어가면 사용자를 위한 개인 추천 서비스가 있다. 






사실, 금융에 대해 잘 모르는 것도 있지만 토스의 서비스가 너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어서 각각의 서비스들이 다른 서비스라는 생각도 안 들어 한참을 헤맸다. 이렇게 이질감이 들지 않게 자연스럽게 배치해야 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결론

- 슈퍼앱으로 나아가기 위해 정말 중요한 것은 기존에 우리가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와 사용자들이 우리 서비스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보다 명확하게 파악하는 것! 

- 기존 사용자들의 서비스 사용 플로우 속에 신규 기능을 아주 자연스럽게 하지만 알아차릴 수 있도록 노출해야 한다. 

- 그것 외의 정답은 없다. 


이게 내가 내린 결론이다. 결국에 서비스를 만들 때 정답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더 많은 가설을 세우고 빠르게 실험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한 것 아닐까?




미래를 상상하다.

어쩌면 멀지 않은 미래에는 모두가 같은 화면을 보는 것이 아니라 다 다른 화면을 보고 있지 않을까?

사용자들이 해당앱에서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위주로 개인화된 메인화면을 제공하게 되지 않을까?

그렇게 된다면 정말 슈퍼앱의 많은 서비스들을 사용자들이 더 편리하게 접근하게 될 것 같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