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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현준 Apr 30. 2024

오사카에서 가 보고 싶었던 전망대

나는 왜 모르고 있었을까

이번에 동생과 오사카에 가면서 꼭 가 보고 싶었던 것이 하나 있었다. 아베노 하루카스라는 빌딩에 있다고 하는 전망대가 그것이었다. 나는 동생과 7년 전 오사카에 간 것이 마지막이었는데, 아베노 하루카스의 전망이 오사카의 어떤 전망대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다는 말에 나중에 꼭 가 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아베노 하루카스 전망대는 나와 동생이 마지막으로 오사카를 갔던 2017년 이전에 이미 개장한 상태였다. 나는 왜 몰랐던 걸까.




아베노 하루카스를 알게 되기 전 내가 알고 있던 오사카의 전망대는 우메다 스카이 빌딩이었다. 옛날 고등학교 때 일본을 가면 일정에 끼어 있어서 둘러보곤 했는데, 그곳에서 봤던 도시의 야경이 깊은 인상으로 남았던 나는 그 뒤에도 오사카를 가면 한번씩 들렀다. 하지만 아베노 하루카스의 전망대가 우메다 스카이 빌딩의 것보다 훨씬 좋다고 해서 나는 꽤 많이 기대를 했다. 마침 오사카에 도착한 첫날은 정말 하늘에 구름 한 점 없을 정도로 날씨가 좋았기에 전망을 보러 올라가기에 딱이었다.




흔히 아베노 하루카스 라고 부르지만, 아베노 하루카스는 빌딩의 이름이고 하루카스300 이 전망대의 정식 이름이라고 했다. 숙소에 짐을 넣어두고 잠시 쉬었다가 지하철 역으로 가니, 복잡한 역 주위 공간과 지하철 아래로 전망대 올라가는 엘레베이터가 있었다. 일단 위쪽의 공간으로 가서, 그곳에서 입장권을 끊고 또 위쪽 전망대로 항하는 엘레베이터를 타게 되어 있었다. 사람이 붐비는 것은 아닐까 걱정했지만 평일이라 그런지 바로 엘레베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갈 수 있었다.




엘레베이터에서 내리자 보였던 오사카의 풍경




엘레베이터에서 내리자 3층 정도 규모의 전망대가 있었다. 전망대 네 면이 모두 보이는 거대한 유리창 밖으로 오사카의 전경이 내려다보였다. 전망대 안쪽에는 작은 공간과 야외 탁자, 의자가 있었는데 매점에서 음식을 사 먹을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높은 전망대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눈치였던 동생은 해 지는 방향의 의자에 앉아 쉬고 있었고, 나는 해 지는 시간에 맞춰 이곳의 투어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건물 옥상의 야외 헬기 착륙장을 돌아보는 유료 프로그램이 있는데, 해 지는 시간에 맞출 수 있을 것 같았다. 다행히 나중 일정도 미리 예약할 수 있어서, 적당히 둘러보다가 시간 맞춰 헬기 착륙장에 올라갔다.




직원을 따라 내부 문 안의 계단을 통해 위쪽으로 올라가니, 건물 꼭대기의 헬기 착륙장에 도착했다. 높은 위치의 외부에 노출되어 있기에 안전상의 이유로 카메라 등의 물품 일체를 들고 난간에 가까이 갈 수 없게 되어 있다던가, 핸드폰이나 카메라 정도의 물건 말고는 보관함에 넣고 올라가야 한다던가 하는 조건들이 있었지만 탁 트인 공간에서 보는 전망은 아주 환상적이었다.




직접 와 보니 괜히 오사카에서 가장 좋은 전망을 가진 곳이라고 하는 것이 괜한 말이 아니었구나 싶었다. 주위의 고층빌딩에 싸여 있어서 전망이 부분적으로 가리는 편이었던 우메다 스카이 빌딩과는 다르게, 아베노 하루카스 주위는 전망을 가리는 것 없이 탁 트인 전망이 아주 깔끔했다. 높이가 높아서 그런지, 전망이 좋아서 그런지, 옹기종기 모여있는 고층빌딩이나 오사카의 다른 건물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하루카스 300 전망대에서는 추가 요금을 내고 헬기 착륙장 투어를 할 수 있다




해 지는 시간을 맞춰서 가면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다




투어에 참여해 헬기 착륙장을 둘러보는 사람들




노을과 잘 어울렸던 오사카의 야경




다른 오사카의 전망대보다 훨씬 좋았던 전망으로 기억에 남았다




헬기 착륙장 구경까지 마치고 다시 전망대 내부 공간으로 돌아오니 밤에 가까운 시간이 찾아왔다. 전망대 둘러보는 것 말고는 딱히 할 것이 없는 동생은 건물 지하의 백화점으로 내려가 구경을 하다가 언제 내려오냐고 투덜대고 있어서, 조금만 더 구경하고 내려가겠다고 했다.




아래로 내려가는 엘레베이터를 타니, 아까 왔던 중간 공간에 도착했다. 올라오면서는 대충 봤지만, 내려가면서 한번 둘러보니 그곳에 있는 것은 작은 공원이었다. 공원에도 작은 전망대가 되어 있어서 오사카 전망을 볼 수 있었는데, 밤이 되어 조명과 함께 빛나는 공원도 둘러보기 좋았다.




아베노 하루카스 건물 중간에 있는 공원과 그곳에서의 전망도 좋았다




날씨 운도 아주 좋은 방문이었지만, 나에게는 더 고민할 필요가 없는 오사카의 전망 장소로 남을 하루카스 300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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