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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총 Dec 06. 2024

내게 맞는 완벽한 직업을 찾는 방법

내게 맞는 완벽한 직업을 찾는 방법은 없다.


직업을 선택하기 위해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이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다. 어떤 직업도 완벽히 자신의 적성에 들어맞거나 평생직장이 될 수 없다. 다만 직업의 특성상 내게 잘 맞는 직업과 맞지 않는 직업이 있을 뿐이다. 


세상에는 무수한 직업이 있고 각 직업이 갖는 명(明)과 암(暗)이 존재한다. 자기 자신이 어떠한 사람인지 알고 직업이 갖는 명암의 모양과 비율을 객관적으로 살펴보며 최적의 선택지를 골라야 한다. 명의 비율이 높으면 잘 맞는 직업일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명의 비율이 낮더라도 암을 충분히 견딜 수 있을 것 같다면 나쁘지 않은 직업일 것이다. 무엇보다 20대라면 적극적으로 시간을 투자하여 다양한 직업들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해 보면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직업을 선택했다고 해서 그 직업이 10년 뒤에도 맞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10년 전의 나, 지금의 나, 10년 후의 내가 다른 것처럼 말이다. 현재 주어진 길을 걷다 보면 다양한 경험이 축적되어 생각과 가치관이 다듬어지고 바뀌기도 한다. 그렇게 스스로가 성장하고 달라지게 되면 그에 따라 내게 맞는 직업도 달라지는 게 자연스럽다.


그래서 평생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지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야 한다.


난 초기 스타트업의 서버 개발자 인턴 과정 중에 있다. 인턴의 가장 큰 목적은 개발자가 내게 잘 맞는가를 판단하기 위함이다.


고등학생 때부터 막연히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학생부종합전형을 주 전형으로 하여 입시를 했던 학교였기에 1학년때부터 진로를 정하고 그에 따라 반이 편성되었다. 수행평가나 동아리 활동도 생활기록부에 기록하기 위한 입시 목적이 뚜렷했다. 그렇게 진로에 대한 별다른 고민 없이 대학에 진학했고 컴퓨터공학을 공부했다. 그리고 마지막 학기를 남겨둔 채 지금은 인턴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


학부생 때도 개인 및 팀 프로젝트로 다양한 개발을 해보면서 실무와 비슷한 경험을 쌓았다. 문제를 해결하고 서비스를 구현하면서 재밌기도 했지만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마음 한편에 걸리는 구석이 있었기에 개발자라는 직업이 적합할지 실무경험을 꼭 해보고 판단해보고 싶었다. 마지막 학기만을 앞두고 있기에 이번 인턴과정은 정말 귀한 시간이다.


시간을 허투루 쓰고 싶지 않아 인턴 과정 하루하루 내가 한 일들을 기록한다. 그리고 그 일들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 뿐만 아니라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생각하고 기록한다. 뿌듯했다면 왜 뿌듯했는지, 불안했다면 왜 불안했는지, 행복했다면 왜 행복했는지 빠짐없이 나의 의식과 무의식을 객관적으로 끄집어 내려 노력한다. 이러한 글쓰기도 과정의 일환이다.


인턴 과정을 기록하는 것은 개발자가 내게 잘 맞을지 뿐만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탐구하는 것이기도 하다. 고민하면서 글을 쓰다 보면 내가 어떤 사람이길래 이 부분이 잘 맞고 이 부분은 싫어할까? 하는 식의 물음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러한 물음을 시간을 가지고 쳐다보고 있으면 내 안에 답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개발이 재미있는 이유는 추상적인 개념들을 논리적인 코드로 만들어내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물론 코딩자체는 재미있지도 않고 에러는 언제나 반갑지 않다. 현실에서부터 비롯된 문제들을 추상화시켜 전산화한다는 점이 좋을 뿐이다. 


인생을 퍼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레고블록을 쌓아나가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처음에는 하나의 레고블록에서 시작된다. 특히 20대 때는 선택지에 놓인 많은 레고블록을 탐색해 보고 도전해 보고 시도해 보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그러다 보면 일원화된 퍼즐이 아니라 자신만의 레고 작품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특별히 진로 고민으로 인해 지치고 불안해하는 대학생들이 솔직한 마음으로 내면에 귀를 기울이고 마음 가는 대로 발을 내딛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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