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운동을 합시다!

by 희힣


벌써 금요일 전날 밤이다.

정식 연재는 매주 일요일이지만, 지금 글을 쓰고 싶어 브런치에 들어왔다.

이렇게 된 거 이번 주는 두 편의 글을 업로드해야겠다.

오늘은 일기 같은 글이고, 주말에는 한 주제에 관한 글을 써 볼 것이다.


이전 글을 보셨다면 아시겠지만, 지난주는 감정소모가 심했던 한 주였다.


짧게나마 이번 주를 기록해 보자면,

[월] 화요일 1교시에 있을 전공 논문 발표를 준비했다.

[화] 짧게 3시간 취침 후, 일찍 학교에 도착해 논문 발표를 했다. 도마 위에 올라가는 기분이 이런 기분일까? 하하. 내 앞에 발표하신 선배님이 정말 발표를 잘하셔서 속으로 정말 감탄했다. 내년에는 나도 저렇게 능숙하게 논문을 읽고 발표할 수 있게 될까? 그렇게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거다. 중간고사 이후, 사실 이 발표 때문에 항상 근심이 있었다. 잘 하진 못했어도 일단 끝이 났으니, 후련한 마음에 친구들이랑 마라탕을 먹었다. 낮술에 로망이 있어 소주도 한 잔 마셨다. 이후 전공 수업 2개를 연달아 듣고, 담임교수님과 상담을 했다. 친구랑 저녁을 먹고 집에 돌아와 과제를 하려고 했건만 너무 피곤했던 나머지 14시간을 잤다.

[수] 낮 동안 교양 수업 팀플 발표를 준비했다. 저녁 6시부터 학교 생태 조사를 했다. 친구들이랑 학교 운동장에서 저녁을 먹고 가볍게 맥주도 마셨다. 일찍 잤어야 하는데, 오랜만에 고등학교 친구랑 연락을 하니 신나서 새벽까지 잠에 들지 못했다.

[목] 전공 수업을 듣고 카페에서 과제를 했다. 집에서 쉬다가 저녁을 먹는데 갑자기 울적한 거다. 그래서 설거지를 하고, 분리수거도 한 뒤, 동네 산책을 했다. 그네도 탔다. 집으로 오는 길 편의점에 들러 간식도 샀다. 우울은 수용성이랬나, 집에 와서 샤워도 하고, 인센스 향도 피우고, 사 온 간식도 먹으니 기분이 괜찮아졌다.


담임교수님 상담 때 체력을 어떻게 관리하셨냐고 여쭤보았었다.

교수님 당신도 운동을 즐겨하시진 않으셔서 운동해라!라고 권하지는 않으신단다.

대신, ‘마음 운동’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셨다.

사람은 기계가 아닌지라 하루가 잘 풀릴 때도 있는가 하면, 풀리지 않을 때도 있는데, 그럴 때 너무 침체되지 않게 다스리는 게 중요하다고 하셨다.

오늘 유독 그런 감정이 들어서 스스로를 더 돌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젠 다시 할 힘이 조금 생긴 것 같다.


괜히 울적하게 만드는 요소들이 있다.

어쩔 수 없이 친구들과의 약속에 함께하지 못할 때나,

내가 갖지 못한 것(능력이든, 물건이든)을 갖은 사람들을 볼 때나,

하고 있는 일이 잘 안 될 때나,

집에 있는데 집에 가고 싶을 때나,

삼시세끼 해 먹기 귀찮을 때나 등등


하루 24시간을 몇 개의 요소 때문에 침체되는 건 스스로에게 못할 짓이다.


적고 나니, 개인의 온전한 이유보다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오는 울적함이 대부분이다.

혼자 인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신기하게 친구들을 만날 때면, 항상 그들은 혼자인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으며 울적할 때 마음을 털어놓을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신기하다. SNS 속 친구들은 항상 즐거워 보이는데. 그런 친구들도 저런 생각을 한다니, 결국 사람은 누구나 울적함을 느끼는 주기가 있나 보다.


나는 울적함을 다른 사람으로 덮으려고 하지는 않는다.

사람으로 감정을 덮는 방식이 나에게 매우 파괴적이라는 것을 안다.

그럴 때일수록 혼자 생각을 정리하고, 내가 있는 공간들을 가꾸는 시간을 보낸다.

밀렸던 일도 처리하고.

그러고 나면 마음에 여유가 조금 생긴다.

이때 밖에 나가서 사람들도 만나고 내 일도 하면 굉장히 상쾌하다.


타인에게 기대를 하는 순간, 그 기대는 실망의 화살이 되어 나에게로 돌아온다.

기대를 적당히 하는 것이 요즘 내 마음가짐이다.



여름방학에 해외 봉사활동을 다녀오고 싶어 활동 지원 자기소개서를 쓰는 중이다.

봉사가 왜 좋은지 고민해 봤는데, 나는 아예 모르는 사람들을 돕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아는 사람들에게는 당연히 잘해주지만,

모르는 사람들에게 친절을 베풀었을 때만 느낄 수 있는 기쁨이 있다.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모르는 사람들이기에 내가 직접적으로 돌려받지는 못하겠지만,

그들이 또 누군가에게 따듯한 손길을 건네면 결국 세상은 조금 더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특히! 나는 아이들을 좋아해서… 여름방학에 꼭 아이들 교육 지원 해외 봉사를 다녀오고 싶다.



아무튼, 요즘은 조금 울적하고, 때때로 신나고, 피곤한 내 한 몸 건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살고 있다.

그래도 그동안 살면서 울적함을 느꼈을 때의 경험 상,

지금의 울적함은 우울이라고는 할 수 없고, 그냥 차분해진 상태이다.

그러니까 차분해진 거, 차분하게 유유자적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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