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다녀온 <번아웃과 정신 건강> 워크샵에서 강사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두 눈을 감고 지금 내 몸에서 가장 불편한 부위를 찾아보세요.
그리고 그 곳에 산소 공기를 넣는다는 느낌으로 해당 부위에 숨을 불어 넣어보세요."
나는 이때 어깨와 목이 연결된 부위가 경직되어 불편함을 느끼고 있단 걸 알게 되었고,
그곳으로 공기를 보내고 근육을 이완시키려 했다.
번아웃이 오는 이유는 감정노동은 많고, 그에 따른 보상이 적을 때라고 한다.
과거에 나는 특정 상황, 특정 사람과 있을 때 소진된다는 느낌을 반복적으로 받은 적이 있어서,
그 감정이 뭔지 어떨 때 찾아오는건지 궁금해서 열심히 찾아봤었다.
올해 2~3월에 내가 완전히 소진되었던 적이 있다. 원인불명의 답답함과 불쾌함이 나를 무겁게 짓눌러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아무 곳에도 갈 수 없게 만들었다. 그때 내가 찾았던 원인은 다음과 같았다.
1. 조력자 증후군
- 남들의 고충을 듣고 도와주고자 온갖 정성을 들이지만, 자신의 불행은 정작 혼자 해결하려는 심리
- 남에게 부정적으로 보이면 안된다는 강박감
- 눈치보는 것도 노고가 필요한데 매번 그러다보니 감정이 탈진되는 상태
2. TMI (Input)이 과도할 때
- 내가 별로 궁금하지 않은 타인의 이야기(노이즈)가 지나치게 많이 input 되었을 때
- 내게 유익하지 않은 정보들을 일방적으로 과하게 전달하는 사람을 만나면 찾아오는 급격한 피로감
- 요청하지 않은 피드백을 듣게 될 때
- 대화 폭식증인 사람을 만날 때 (상대가 9: 내가 1)
1번의 상황에서는 멀어지고자 해서 현재는 꽤 많이 멀어졌고,
2번 유형의 사람들과는 최대한 거리를 두는 방법 밖에 없다는 조언에 따라 그렇게 행동하고 있다.
번아웃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했던 몇달을 지나 최근에는 거의 탈출한 것 같다.
내가 괜찮지 않은데 남을 괜찮게 해주려고 내가 노력하던 것들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괜찮지 않은 상태인 나부터 우선 돌보려고 했다.
마음 편한 사람들과의 소소한 대화 늘리기,
따뜻한 물에 반신욕 하기,
좋아하는 영화(첨밀밀, 중경삼림) 보기,
누군가에게서 감사한 점 떠올리기,
도움을 요청해서 내 상황에 대해 객관적으로 조언 듣기,
진심을 나눌 수 없는 사람들과의 만남은 최대한 줄이기.
위 행동들이 심신을 편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언젠가 들었던 류재언 변호사님의 말씀이 마음에 남는다.
"좋은 대화는 잊을 수 없고, 나쁜 대화는 견딜 수 없다."
나도, 내 주변 사람들도 다 건강했으면 하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