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전하는 자연주의 인테리어 이야기
일단 전 편을 읽어보고 와주시면 더 좋아요...^^
천연 대리석과, 인조 대리석의 이야기를 추가로 잠깐 더 해보려고 돌아왔어요. :) 잠시만 더 들어주시겠어요..?
천연 대리석의 장점은 누가 뭐래도 재료의 ‘진정성’ 이겠지요. 누군가 대리석으로 실내를 장식한 집을 방문했을 때 “오, 대리석이군요!” 라고 감탄하는 것은 그것이 진짜 대리석이기 때문일거예요. 하지만 그 재료가 인조대리석이나 대리석무늬의 필름지라도 그 감동이 같을까요...? 대리석의 가치는 진짜 대리석만이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요, 자재는 겉으로 드러난 시각적 효과뿐만 아니라 경험적으로만 알 수 있는 물성을 갖고 있습니다. 이것은 ‘천연 대리석’ 이라는 단어에 석재의 온전한 특성을 그대로 담겨져 있어요. 천연 대리석은 인조 대리석보다 내열성(耐熱性 * 물질이 영구적인 변화 없이 고온을 견디는 능력) 이 높습니다. 그래서 내열성능을 필요로 하는 싱크대나 테이블 상판으로 적격이지요. 그리고 내구성 (耐久性 * 물질이 원래의 상태에서 변질되거나 변형된 없이 오래 견디는 성질) 역시 강한 편이라 아무리 무거운 것을 올려 놓아도 상할 걱정이 덜하죠.
또한요, 천연 소재는 공장에서 생산한 것과 달리 고유한 무늬나 색상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희소하고, 고유한 분위기를 원하는 경우 특별한 대리석을 골라 마감할 수 있지요.
천연 대리석은 인조대리석에 비해 좀 더 비싼 경우가 좀 더 많습니다. (절대 늘 그렇지는 않아요.) 인조대리석이나 칸스톤의 종류과 그레이드에 따라 가격 차이가 많아 오히려 훨씬 더 비쌀 수도 있고, 천연 대리석의 종류나 상황 (싯가) 에 따라 천연 대리석이 훨씬 더 저렴한 경우도 많으니까. 일례로, ‘엔지니어스톤’ 혹은 ‘칸스톤’ 은 가공이 쉽고 강도와 내열성이 천연 대리석보다 높을 뿐만 아니라, 종종 더 고급스럽다는 평을 받기도 합니다.
천연 대리석은 가공이 까다로와요. 필요에 따라 천공(穿孔)을 내거나 재단할 때 자칫 실수를 하게 되면 복구가 많이 어렵지요. 그래서 노임 단가가 높은 석공 기술이 필요로 하죠. 천연 대리석은 또 소홀이 다를 경우 (예를 들면 운반 과정에서) 깨질 수도 있기 때문에 배송이이나 양중, 그리고 재단 과정에서의 전문성이 높게 요구되는 귀한(?) 자재입니다.
조금 더 큰 단점 하나를 공개해볼까요...? 천연 대리석은 숨구멍 (pore) 과 같은 천연의 성질을 그대로 갖고 있기 때문에 오염에 취약합니다. 행여 천연 대리석에 김칫 국물이라도 조금 묻게 된다면, 바로- 아주 바로 닦아내 줘야 하지요. 바로 닦아내 주지 않으면 국물이 석재의 그 미세한 구멍들로 스며들 수 있기 때문이예요.
또 하나 내열성과 내구성은 좋은 반면 내화성 (耐火性) (*refractioriness: 불에 타지 않고 잘 견디는 성질) 은 다른 석재에 비해 낮은 편입니다. 그래서 세심하고 부지런한 관리가 필요 하지요. (우리, 잘 할 수 있지요...? ^^)
* 인조 대리석은 천연석재 잔여물에 가격이 저렴한 시멘트나 레진을 배합해 대리석처럼 만든 자재입니다. 따라서 인조대리석은 천연 대리석에 비해 매우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요. 그리고 가공이 매우 편리해 "ㄱ" 자나 "ㄷ" 자 형태로 꺾어지는 부분에도 이음매 없이 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음새 위에 인조대리석 가루를 붓고 접착제를 발라 마무리 해주면 감쪽같아 지거든요.
* 희소성이 있거나 진짜 대리석과 같은 무늬를 내기는 힘들지만, 오히려 무난하고 대중적인 무늬와 색감을 대량으로 만들어 낼 수 있어, 실내 마감재와 장식재로 우리는 너무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 또한, 천연 석재처럼 숨구멍이 있지 않아 오염물질이 쉽게 스며들지 않기 때문에 관리에도 용이하지요.
일단, 무엇보다 ‘진짜’ 가 아닌 ‘가짜’ 라는 본질저적인 약점이 가장 큰 단점일 것 같아요.
그리고 다른 역시 단점들이 많이 존재합니다. 우선 진짜 대리석보다 내열성이 많이 약한편이예요. 그래서 뜨거운 냄비를 식히지 않고 바로 올려 놓으면 그 자국이 영구적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화학약품에도 취약하며, 천연 석재보다 스크래치도 쉽게 생기는 편이어서 머지 않아 광택이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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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그러니까 가격은 예나 지금이나 ‘재료의 진정성’ 에 가장 큰 적일지도 모르겠어요. 만약 원자재나 시공면에서 가격의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다면, 대리석 무늬를 프린트한 비닐을 벽에 바르는 일을 결코 일어나지 않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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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아트월을 천연 대리석으로 마감할지 대리석 무늬를 찍은 필름지로 마감할지, 또는 부엌 가구의 상판을 천연 대리석으로 할지, 인조 대리석을 선택할지는 언제나 우리들의 몫이겠지요. :) 우리의 공간- 우리의 삶이니까요-
l 민예령ㅣ
캐나다에서 실내건축을 전공('10)하고, 밴쿠버 (KKCG / ONNI GROUP) 에서 실무 ('11~'17)를
쌓았습니다. 현재 서울에서 살림과 육아를 병행하며 인테리어 설계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