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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망 Aug 28. 2022

남해 워케이션 : 에메랄드 바다를 만나다.

바다를 보는 그 순간만큼은 그저 바다를 보는 제 마음만 있습니다.

이튿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남해의 아침 바다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져서 일어나자마자 곧장  문을 활짝 열었는데요, 남해 햇살이  앞까지 빼꼼 내리쬐고 있었답니다. 바로 전날은 하늘에 먹구름이 껴서 살짝 흐렸는데, 다음 날이 되니 언제 그랬냐는  푸른 하늘이 펼쳐져서 남해의 맑은 하늘을 만끽할  있었네요. 사전에 정한 투두리스트 중에 "오전 7~8 사이에는  기상하기" 라는 미션이 있었는데요, 7 30분도 아닌 무려 7시에 기상했어요. (뿌듯!)


바다가 옆에있는데 방에만 있을 수 없지.. 하며 바로 운동복으로 갈아입었어요. 가볍게 스트레칭을 해주고 나서 본격적으로 뜀박질을 시작합니다.

멈추지 않고 열심히 달려보려고 했는데 중간에 장애물을 만났어요. 그것은 바로바로.. 귀여운 강아지들!

위 사진 속 작고 소중한 깜장 아이는 옆집 아저씨의 반려견입니다. 아직 아기인가 싶을 정도로 몸집이 작았어요.

아래 사진 속 달마시안 무늬를 가지고 있는 아이는 아침잠이 많은지 잠에 깊게 빠져서는 근처까지 가서 인기척을 내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아 놀랐어요. 집이 있는데도 항상 저 길가에 누워있다고 하네요.

남해 해변
남해 해변 근처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돌탑

하지만, 하던 일은 계속해야 하니 귀여운 아이들을 뒤로하고 다시 열심히 달려봅니다. 바다를 우측으로 끼고 열심히 향해 가던 중에 또 장애물을 만났어요. 그것은 바로 돌탑이었습니다. 옹기종기 모여있는 돌탑 친구들을 목격했는데 제가 또 그냥 지나칠 순 없죠. 저 또한 소원을 빌며 열심히 돌탑을 쌓았습니다. 커다란 돌탑은 야생의 감각을 해치는 생태계 파괴 행위라는 말을 어딘가에서 본 적이 있어서, 낮게 조그맣게 쌓았어요.


아무래도 남해에서 쉬지 않고 러닝을 뛰기엔 큰 어려움이 있는 것 같아요. 한발 한발 앞으로 나설 때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을 정도로 귀여운 것들이 제 발목을 잡기 때문이죠.

그럴 때에는.. 하던 것들을 잠시 뒤로하고 귀여운 것들을 살피는데 동참해 보기로 합시다. 여긴 남해니까요.

아침 식사

어찌어찌 열심히 러닝(이라고 쓰고 강쥐 구경이라고 읽어요)을 뛰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8시부터 9시까지 아침식사 시간이어서 급하게 씻고 식사를 하러 2층으로 올라갔어요. 큰 접시에 정성스레 다듬은 과일과 채소, 그리고 밥과 반찬이 가지런히 담아주셨어요. 감사히 맛있게 아침을 클리어하고 이제 본격 업무를 시작해 봅니다.

주간회의 중!

제가 속한 파트는 매주 목요일마다 주간회의를 하고 있어요. 이날은 목요일이었기 때문에 주간회의를 진행했고요, 파트 동료들에게 남해의 풍경을 보여주고 싶어서 바깥 테라스에서 주간회의에 참여했어요. 맥북 카메라를 이리저리 옮기면서 남해 바다와 숙소 풍경 등을 보여드렸답니다.


사실 워케이션이 아직은 보편적인 제도가 아니기 때문에, 'Vacation'이라는 단어를 접한 누군가는 "워케이션? 그게 뭔데. 일 안 하고 놀러 간 거 아니야?"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가질 수 있겠지만요. 너무 감사하게도 저희 파트원분들께서는 워케이션을 간 저를 응원해 주시기도, 함께 좋아해 주시기도, 독려해 주시기도 했답니다.  


회사마다, 그리고 구성원마다 워케이션을 받아들이는 태도와 인식이 다를 수 있으니 워케이션을 가기 전에 파트 혹은 팀의 리더분께 워케이션 계획을 미리 공유드리고, 양해를 구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워케이션 기간 동안 업무에 절대 지장 없게 하겠다는 약속과 실천은 기본으로 하고요.

남해 대표 백반집 주란식당

즐거운 주간회의를 마치고 점심시간에 맞춰 남해의 백반 맛집 주란식당으로 향했습니다. 주란식당은 여행객보다도 남해 현지인들이 더 많이 찾는다는 것으로 알려진 남해 백반 정식집이고요, "남해 여행 루트, 추천 맛집 리스트" 등에 항상 오르내리는 유명한 곳이에요.

1인 정식 기준 9천 원 가격이고, 한상 가득 정갈한 토속 반찬이 나온답니다. 메인 반찬은 때에 따라 달라지는 듯하였어요.

남해 대표 백반집 주란식당

가지무침, 멸치볶음, 숙주무침, 오징어젓갈, 고추 된장무침 등등 모든 이들이 좋아하고 즐겨 먹는 반찬이 가지런히 상 위에 올려져 있었고, 이날의 메인 반찬은 생선구이였습니다. 가시를 열심히 발라먹으며 밥 한 공기 뚝딱 해치웠어요.

남해 특산물 카페 양갱마켓

그리고선 바로 옆에 앵강마켓으로 향했습니다. 외관부터 원목의 깔끔한 인테리어가 눈에 띄었고요, 실내는 얼마나 예쁠지 기대감 가득한 상태에서 상점 문을 열었습니다.


역시나 외관만큼 내부도 잘 꾸며져있었어요. 원목과 푸릇푸릇 함의 조화는 사기라고 생각해요. 카메라를 가져대는 족족 멋진 사진들이 나와서 감탄사가 계속 나왔네요. 앵강마켓에서는 남해의 수제 특산품, 소품들을 구매할 수도 있고요. 맛있고 고급스러운 수제 양갱 디저트와 차(tea) 종류 음료들도 즐길 수 있어요. 매장에 방문하는 사람에 비해 좌석이 많지는 않아서 웨이팅을 하거나 할 수도 있겠습니다.

저는 3명의 일행과 함께해서 다양한 음료들과 더불어 양갱을 종류별로 경험해 볼 수 있었어요. 저희는 보리 커피와 호지 차, 호지차 라테 이렇게 3가지 음료를 주문했고요, 양갱은 팥, 말차, 밀크티, 유자 이렇게 4가지를 맛보았습니다.


보리 커피는 처음 접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디카페인이며 쌉쌀한 커피와 구수한 보리의 맛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메뉴라고 해요. 커.알.못인 제가 느끼기에는 일반 디카페인 음료와 맛이 비슷하긴 했지만요, 커피 맛을 잘 아는 분께서는 보리 맛을 잘 구분하실 수 있을 거라 믿어봅니다!

남해 대표 관광지 다랭이마을

점심을 먹고 나서 담당자분께서 저희를 픽업하러 오셨는데요, 집 가는 길에 틈새로 남해 관광을 시켜주셨답니다. 다랭이마을은 남해에서 굉장히 유명한 관광명소인데 마침 숙소와 가까운 곳에 위치해있어서 다랭이마을을 거치는 길로 주행해 주셨어요.


다랭이마을은 계단식 논, 밭이 바다와 바위 등 자연경관과 어우러져서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곳이고요. 남해군을 대표하는 체험 휴양마을이라고 합니다. 다랭이마을에 맛집과 유명한 카페들이 많아서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관광객이 무척이나 많았어요.


가지런히 정돈된 계단식 논, 밭과 그 아래에 에메랄드 빛 바다를 보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한결 편해지더라고요. 그렇게 마음이 편안한 상태로 오후 근무를 하기 위해 숙소로 복귀했습니다.

나른한 오후, 고양이들도 따사로운 햇살에 몸이 녹는지 편안하게 낮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이 아이는 항상 눈만 마주쳐도 다른 곳으로 도망가곤 했는데 이날 점심은 잠에 깊게 빠졌는지 사진 셔터 음이 나도 아랑곳 않고 잠만 자더라고요.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잠에 깊게 빠진 저 순간이 너무나도 편했나 봅니다.

점심도 든든하게 먹었겠다, 본격 오후 근무를 시작합니다. 푸르른 에메랄드빛 남해 바다를 곁들인 채로요.

점심에 틈내서 바다를 볼 수 있다는 게 남해 워케이션의 큰 장점인 것 같아요. 바다를 보면 마음속에 있던 근심, 걱정들이 금세 사라집니다. 물론 바다를 본다고 해서 그러한 것들이 해결되진 않지만, 바다를 보는 그 순간만큼은 그저 바다를 보는 제 마음만 있습니다.

저녁엔 신난 마음을 주체 못하고 숙소 테라스에서 고기파티를 했습니다. 쌈에 고기와 밥과 야채들을 올리고 바다를 바라보며 한입 가득 입에 넣습니다. 먹다 보니 배가 차서 그런지 점점 눈이 감겨오기 시작했어요. 전날 늦게 잠에 들었고, 심지어 아침에는 일찍 일어난 탓에 몸에 피곤함이 가득했나 봅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먼저 방에 들어가 잠을 청했어요.


남해 워케이션 둘째 날도 스르륵 게눈 감추듯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워케이션 오기 전엔 15박이 꽤 길다고 생각했는데요, 하루 이틀 지날수록 너무 짧은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강해지네요. 남해에 있는 만큼은 시간이 느리게 갔으면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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