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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터 엔지니어 Aug 24. 2024

낚시 이야기 2 - 필리핀

낚시,  보라카이,  취미


해변가에 위치한 대나무 숙소에서 일찍 나와 전날 예약한 해변으로 나갔다. 배는 돛과 엔진이 장착된 중소형의 배로 관광객을 상대로 스노클링과 낚시를 패키지로 운용하고 있었다.


선원으로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나만을 위한 오늘의 일정을 지원하고 있었다.  배안에는 정말 오래되고 낡은 몇 개의 구명조끼, 오리발, 그리고 스노클링을 위한 고글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런데 낚시를 위한 낚싯대가 보이지 않았다.


보라카이는 코랄 해변으로 백색의 산호모래 해변을 한참 걸어가야만 배에 오를 수가 있었다. 배는 요란한 엔진소리와 함께 쪽빛 해변을 벗어나 산호초가 투명하게 보이는 스노클링 장소로 이동했다. 오리발을 착용하고 고글을 쓰고 숨 쉬는 교육을 잠시 받고 바다로 뛰어들어 산호초 주변으로 헤엄쳐 갔다.


생전에 바닷속이 이렇게 아름다운 지 모르는 풍경이 펼쳐졌다.  헤엄을 치려 손을 졌다 보면 주변에 헤엄치는 열대어가 손에 닿았다. 형형색색의 살아있는 산호가 물결을 따라 넘실대며 온갖 종류의 물고기들이 산호 주위에 헤엄을 치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게 몇 시간 동안 물속 구경을 했다. 배는 다시  낚시를 할 수 있는 좀 더 깊은 바다로 향해 진청색의 깊은 곳으로 이동을 했다.


장소에 도착하자마자 아버지 선원이 대나무통에 낚싯줄이 말려있는 낚시 도구를 건넸다.  그리고 낚시 줄에 찌를 대신 할 너트를 메고 두 개의 낚시 바늘을 묽었다.  미끼로 작은 생선하고 오징어 미끼를 직접 꿰어 주었다.  나는 그저 낚싯줄을 풀고 바닷속에서 바닥이 닿을 때까지 내려서 살짝살짝 흔들었다.


낚시 줄을 내리자마자 무언가 '툭 툭' 하며 건드리다 확 당겨갔다. 그리고 낚시가 시작되었다. 그렇게 큰 고기는 아니었지만 온갖 열대어가 잡혀 올라오기 시작했다.  니모, 앵무새 고기, 우럭 같은 열대어가 낚시 바늘 숫자대로 줄줄이 올라왔다. 낚시를 하다 낚시 줄이 바닥에 돌에 걸리고 말았다. 줄을 당겨서 줄을 끊으려 하자 갑자기 아들 선원이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  낚시 바늘이 걸린 깊은 바닷속까지 잠수해서 바위에 걸린 낚시 바늘을 풀어냈다. 이곳에는 모든 게 귀하다고 했다.

그렇게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게 한참 고기를 낚다 보니 엄청난 양의 물고기가 잡혔다. 약속한 시간을 한참을 즐기고 해변으로 돌아왔다.


"진! 물고기 어떻게 먹고 싶어요?"


"혹시 회로도 가능한가요? 몇 마리는 회로 몇 마리는 구워 먹고 싶네요. 나머지는 선장님이 가져가세요."


"알겠습니다. "


배에서 내려 잠시 화장실에 들러 씻고 해변가에 선장이 있는 곳에 갔다.


선장은 능숙한 솜씨로 순식간에 물고기 몇 마리를 회를 치고 옆에서는 아들이 물고기를 불을 피워 대나무에 꽂아 굽고 있었다.  물고기 요리가 다 준비되고 잠시 후에 바나나 잎으로 금방 한듯한 하얀 쌀밥과 함께 저녁식사가 차려졌다.

 진주빛 해변으로 저녁노을이 붉게 물드는 시간에 천상의 낙원에서 가장 맛있는 저녁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의 신선한 물고기 요리를 맛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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