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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아 Dec 19. 2022

요양사업은 좋은 일하는 사업이 아닙니다.

요양기관 창업을 고민하는 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


은퇴 후 요양원 창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꽤나 있다. 코로나로 인해 주춤하긴 했지만 아직 요양원 창업에 대한 열기는 남아있다. 요양원, 주간보호, 방문요양등 어쨌거나 요양과 관련된 창업을 하려는 분들을 많이 만나 보았다. 그리고 그 분들이 요양원을 창업하려는 이유는 대부분 다음과 같다.


좋은 일도 하고 돈도 벌고 싶어서. 



그래서 그렇게 찾아오시는 분들에게 항상 다시 묻는다.



좋은 일을 하는 게 더 중요해요, 아님 돈을 버는게 더 중요해요?



장기요양사업은 비영리와 영리 중간에 위치한 상당히 애매한 사업이다. 좋은 일에 관심이 있다면 비영리분야에서 접근하는 것이고 돈에 관심이 있다면 영리분야에서 접근하는 것이다. 이것은 꽤나 다르다. 따라서 분명한 자신의 포지션을 결정해야 하다. 무언가 성격이 다른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하는 상황에서 선택하지 않고 둘의 장점을 취하려한다면 대부분의 문제가 생긴다. 좋은 일을 하는 것과 돈을 버는 것이 양립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더 중요한 한 가지를 선택할 것을 권한다.


그리고 사실, 창업을 한다는 분들의 대부분은 돈이 더 중요하다. 즉, 영리 분야에서 접근하는 경우들이 많다. 


요양사업의 수익적 특성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아무리 잘 되어도 한 번에 큰 돈을 벌 수 없다. 소위 '대박'이 없다. 그러나  사업 초기만 넘긴다면 수입은 꽤나 안정적인 편이다. 즉 내가 이것을 잘해서 대박이 나야겠다, 라고 생각한다면 이 사업은 전혀 잘못짚은 것이다. 요양사업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최대값이 있다. 그리고 그 이상은 벌 수 없다. 더군다나 리스크 까지 고려하면 '돈 버는 일'의 측면에서 요양사업이 가지는 장점은 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개인 적인 생각으로는 이에 대한 보상심리로 '좋은 일'을 한다고 스스로 위안을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물론 요양사업은 가치있는 일이며 실제로 일을 통해 보람을 얻기도 한다. 다만, 일을 하며 느끼는 보람만으로 버티기에는 과할정도로 업무강도가 높다. 더군다나 좋은 일을 한다고 존중받지도 못한다. 좋은 일, 선행을 하며 느끼는 보람으로 인에 얻을 수 있는 만족감은 생각보다 높지 않을 것이다. 


 요양사업은 선행이나 봉사활동이 아니다. 우리사회의 선행에 대한 기준은 엄격한 편이라 '얻는 것 없이' 무언가를 주는 것만을 선행으로 인정하는 경향이 있다. '조금만 받고' 무엇을 주는 것은 선행으로 인정받기 어렵다. 


개인이 하는 요양사업은 누군가의 후원이나 지원으로 유지될 수 있는 비영리 사업이 아니다. 법적 구분으로는 비영리 사업이지만, 대부분의 이용자는 본인부담금을 내고 이용하기 때문에 재화를 받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리 사업에 가깝다. 다시 말하자면, '좋은 일을 한다'는 생각으로 요양사업에 접근하게 된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상당히 억울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다. 분명 나는 좋은 일을 한다고 했는데 사람들은 내 선행에서 대해 전혀 고마워하지 않을뿐 아니라, 이를 평가하고 불만을 이야기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더군다나 좋은 일을 한다는 마음가짐은 전문성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 선행은 자발적 의지에 기대는 것이기에 진정성은 있을지 몰라도 전문성은 갖추기 어렵다. 선행의 측면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대가를 받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서비스 질에 차이를 가져올 수 밖에 없다. 선행의 측면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경쟁에 대해 고려하지 않게 된다. 더 많은 선행을 하기 위해서 경쟁을 하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대가를 받고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생각한다면 자연스럽게 경쟁을 고려하게 된다. 요양사업, 요양산업이 속한 시장은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다. 시장에서 도태되기 않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높이는 노력을 지속해야 하며 이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시장에서 살아남겠다 절박한 마음이 없다면, 과연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얼마나 노력할 수 있을까?


만일 그냥 좋은 일이 하고 싶다면 요양사업을 하지 마시고 봉사활동을 하시라고 권하고 싶다. 혹은 요양원이나 주간보호센터에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일을 추천드린다. 이런 일자리를 외부강사라고 하는 이런 일을 하게 된다면 즐겁게 보람도 느끼시면서 일하실 수 있으실 것이다. 아주 소액이지만 프로그램 진행료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경제적인 측면에서 요양사업을 접근하신다면 내가 선행을 하겠다라는 생각은 잠시 접어두시기 바란다. 우리는 음식점이나 유치원, 학원의 창업을 준비하며 선행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요양사업의 준비 역시 마찬가지이다. 요양사업은 개인의 엄청난 투자가 요구되는 사업이기 때문에 준비 단계에서는 철저히 냉정하고 계산적으로 사업을 준비해야 한다. 좋은 일을 한다는 보람은 나중에 우연히 주어지는 보너스 정도로만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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