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는 사회복지사의 급여를 올려줄 수 없습니다.
사회복지사의 급여와 관련된 글에서 정부가 사회복지사의 급여를 인상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들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사회복지사는 열악한 처우에 시달린다. 그러니 급여를 인상해야 한다? 사회복지사는 공무원을 의미하지 않는다. 정부가 특정 직업군의 급여를 인상시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더군다나 사회복지사처럼 '모호한'일을 하는 경우에는 말이다.
모호하다는 말은 다르게 표현하자면 다양하다는 의미이다. 사회복지사는 굉장히 다양한 일을 한다. 같은 사회복지사라고 하더라도 서로 업무영역이나 대우 등이 매우 다양하다. 그런데 단지 사회복지사라는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급여를 인상해야 한다고?
우리나라는 능력주의 사회이다. 누가 그렇게 하자고 정한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많은 사람들이 그 의견에 따를 것이다. 예를 들자면, 오랫동안 그 일을 한 사람에게 더 보상하는 것과, 더 성과를 많이 낸 사람에게 더 보상하는 것 중 성과를 많이 낸 사람에게 보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능력주의적 시각을 가진 것이다. 우리는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 보상하는 것이 공정하고 합당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대부분의 나라에서 그렇다. 능력주의는 많은 사람들에게 지지를 받는 의견이다.
따라서 사회복지사의 급여를 인상하려면 사회복지사의 능력, 정확히는 업무능력을 파악해야 한다. 앞선 글에서 한번 언급했지만 사회복지사의 업무능력을 측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능력이 있는지 확인이 안 된 사람들의 급여를 인상하는 것에 당신이 반대한다면 사회복지사의 급여 인상 역시 반대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왜 사회복지사의 급여는 정부가 나서서 인상해야 한다는 시각이 있을까? '좋은' 일을 하기 때문에? 착한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더 높은 급여를 지급해야 하나? 급여는 착한 일을 하는 사람에게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해야 할 일을 한 사람에게 지급하는 것이다. 좋은 일을 한 사람에게는 '포상'을 하고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정부가 해주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그것은 아마도 사회복지사 업무가 가지는 공공성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사회복지사의 업무는 특성상 공공성을 가진다. 공공성은 모호한 개념이지만 여기서의 의미는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이다. 물론 많은 직업들이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 사실 사회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일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사회복지사가 하는 일은 유난히 더 많은 영향을 끼친다. 게다가 업무의 목적이나 방향성 자체가 공공성의 향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이 다른 직업군과의 차이점이다. 다른 직업군은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다가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면 사회복지사의 업무는 목적 자체가 공공성의 향상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다.
그래서 아마도 사회복지사의 급여를 국가에서 신경 써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이야기 하지만 국가가 직접적으로 사회복지사의 급여를 올리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다.' 우리의 급여는 정책보다는 시장논리에 의해 더 큰 영향을 받는다. 고소득으로 갈수록 더 그러하다. 정책으로는 최저 수준의 급여 정도는 컨트롤할 수 있지만 고수익은 컨트롤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누군가의 급여를 올린다는 것은 더욱 어렵다.
만일 사회복지사의 급여를 인상시키고 싶다면, 시장논리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일반 시장에서 어떠한 직업군이 급여를 많이 받는지 확인해보자. 고소득자일수록 자신의 업적과 성과에 목을 맨다. 내가 얼마나 능력이 있는지 증명하는 것은 매우 매우 중요하다. 즉, 사회복지사의 급여 인상은 사회복지사의 성과 측정의 공정성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그래서 사회복지의 성과를 경제적 지표로 환산하려는 노력이 중요한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사회복지 분야의 성과를 경제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은 좋은 소식이다. 만일 사회복지사의 업무 성과를 경제적 성과로 환산했을 때 그 성과가 크다면 이제 사회복지사는 높은 급여를 요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자, 난 이만큼 많은 성과를 만들어 냈으니 월급을 더주세요라고 말이다. 단지 정부가 사회복지사의 급여를 인상하라고 이야기하거나 사회복지사 인건비 가이드라인의 급여를 인상한다고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