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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아 Feb 03. 2022

사회복지사는 부자가 될 수 없다.


의외로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다는 학생들이 꽤 된다. 


'의외로'말이다. 


사회복지사는 '쿨'한 직업이 아니다. 멋있는 사회복지사를 상상하기는 쉽지 않다. 사실, 사회복지사가 멋있으면 좀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 '멋있는'이라는 단어가 상당히 주관적이기 때문에 누군가에겐 사회복지사의 일이 '멋있어'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남을 돕는 일은 물론 멋있는 일이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멋'은 남들에게 보여지는 부분이다. 사실 '멋'이란 단어의 뜻은 '세련되고 아름다움. 고상한 품격이나 운치'라고 되어 있다. 사회복지사가 세련되면 좀 이상하고, 고상해도 좀 이상하다. 뭐, 아름다울 수는 있겠다. 그래서 사회복지사와 '멋있는', 혹은 '쿨한' 이라는 형용사는 조금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그럼 '돈 많은 사회복지사'는 어떠한가. 부자 사회복지사라고 하면 왠지 뭔가 어색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왜 사회복지사가 부자이면 이상한 걸까? 사회복지사 일을 하면서는 부자가 될 수 없기 때문일까? 뭐, 완전히 틀렸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무언가 좀 찝찝하다. 무의식적으로 남을 돕는 사람은 부자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거나 부자가 사회복지사 같은 일은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그러고 보면 사회복지사는 참으로 안타깝지만 무언가 궁색한 이미지가 있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함께 떠오르는 이미지는 '사명감'이다. 정말로 동의하고 싶지 않지만,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면, 내가 '사회복지사'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형편은 궁핍하지만 사명감으로 똘똘 뭉친, 그런 이미지이다. 그래서 '쿨'한 직업이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지도 모르겠다.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은 학생들의 되고 싶은 이유를 들어보면 대부분은 자신이 만났던 사회복지사 때문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대게는 학교 사회복지사나 청소년, 장애인 복지 분야에 관심을 가진 경우가 많다. 참으로 바람직하고 올바른 태도라는 생각이 들지만 한편으로는 마냥 응원해주기가 쉽지 않다. 이들이 희망하는 분야는 사회복지의 좁은 분야에 불과하고 심지어 취업에 대한 경쟁이 상대적으로 높은 분야이다. 게다가 과연 사회복지사가 '괜찮은 일자리'인지에 대해 가끔 스스로도 확신을 갖기 어렵다. 


 사회복지사의 처우가 많이 개선되었다는 의견을 들었다. 개선되었다는 것에 대해 이견은 없으나 '희망할만한 직업'인가에 대해서는 약간 의문이 든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연봉이 높은 사회복지사의 연봉은 어느 정도 일까? 연봉이 몇 억쯤 되는 사회복지사가 있을까? 혹은 사회복지사로 가장 성공한다면 어떤 삶을 살게 될까? 되도록 긍정적으로 생각해 봐도 무언가 경제적 부유함이나 여유로움과는 연결하기 어렵다. 뭐, 가능하다면 사회복지사이자 사업가라면 가능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그럼 사회복지사가 아니라 그냥 사업가 아닌가?)


 사실 근본적인 의문은 이것이다. 사회적, 경제적 약자를 돕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경제적으로 여유 있게 사는 것이 가능할까? '진짜'사회복지사라면 클라이언트를 대면해야 된다는 일반적 인식이 있다. 만일, 부유한 사회복지사가 클라이언트를 만난다면 클라이언트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제대로 된 도움을 주기가 분명히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가난한 척'을 해야 하는데, 그건 오히려 클라이언트를 기만하는 것이 되어 버린다. 


 결과적으로 사회복지사가 부유해지면 사회복지사 일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 버릴 수 있다. 혹은 검소한 삶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검소한 삶이 잘못되거나 문제가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오히려 권장할 만한 미덕이라는 점에서는 동의한다. 하지만 내가 선택하지 않은 강제적인 검소한 삶은 바람직한 삶이라고 할 수 없지 않을까?


 그렇다면 사회복지사가 추구해야 할 가치는 경제적인 부유함이 아니라는 결론에 다다를 수 있다. 다시 말해 경제적인 부유함이 내게 매우 중요하다면 사회복지사의 길을 걷는 것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의미이다. 설사 사회복지사의 급여가 높아진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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