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사회복지를 전공하기 전에 사회복지사에게 했던 질문이다.
필자는 학부에서 공학을 전공했고 상당히 물질적이면서도 편협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다. 세상을 단순화시켜 보는 경향이 강했으며 수식처럼 모든 직업을 바라봤다. 모든 직업은 부가가치를 창출함으로써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했다. 일이란, 물건을 만들어 파는 데에 기여하거나, 어떤 서비스를 만들어 제공하는 것으로 이해하였다. 실제로는 이에 속하지 않는 직업이 더 많다는 것에 대해서도 잘 몰랐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사회복지사가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른다.
사회복지사는 전부 공무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심지어 자원봉사자라고 생각하거나 봉사자를 관리하는 사람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도 봤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 분야가 아닌 분야의 사람들의 직업군에 대해 잘 모른다. 컴퓨터 분야만 하더라도 관련 전공자가 아니면, 대충 IT 직군은 전부 프로그래머 아냐?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다.
사회복지를 전공하기 시작하면서 상당히 의문을 가졌던 것이 있는데, 사회복지 전공자에게 사회복지사는 어떤 일을 하냐고 물어보면 상당수 기분 나빠한 한다는 것이었다. 아마도 사회복지사나 사회복지학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낮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내가 만났던 많은 사람들은 사회복지사로 오래 일한 사람도 전문가로 인식하지 않을 뿐 아니라, 사회복지사를 단순 행정직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더 흔하다. 일부는 사회복지사를 약간 만만하게 보는 시선도 있는 것 같다. 즉, 정말로 어떤 일을 하는지 몰라서 묻는 다기 보다는 어떤 의미있는 일을 하는 것인지, 사회복지사만의 전문성은 어떤 것이 있는지 등을 묻는 것이 아닐까 싶다. 혹은, 나도 그거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별로 어려워 보이지 않는데, 라고 쉽게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사회복지사도 전문성이 필요한 직업이다. 아무리 사회복지사 자격 취득이 그리 어렵지 않고, 운전면허증 다음으로 많은 자격증이라는 속설이 있을 만큼 흔한 자격증이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다만, 자격 발급자가 많기에 정말 자격증만 가지고 있는 사람부터 관련한 지식과 경력을 갖춘 전문가까지 그 범위가 굉장히 다양하다. 조금 아쉬운 부분은 그 전문성에 대한 실제 증명이 어렵고 그만큼 대우받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왜 사회복지사나 사회복지학에 대한 인식이 낮을까? 혹은, 왜 사회복지사는 전문가라고 인식하지 않고 사회복지사는 만만한 직업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먼저, 사회복지학은 학문 자체가 굉장히 범위가 넓은 학문이기 때문일 것이다. 심지어 공학을 전공한 필자가 공학과의 연관성을 찾을 수 있을 정도로 그렇다. 얼핏 도대체 사회복지학과 연관되지 않을 수 있는 학문이 존재할 수 있나 싶은 생각도 든다. 물론, 이것이 사회복지학만이 가지는 특성은 아니지만 사회복지학의 특징을 설명할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점이라고 생각한다. 쉽게 접할 수 있고 흔한 어떤 것은 굉장히 소중함에도 불구하고 하찮게 취급받는 경향이 있다. 숨 쉬는데 꼭 필요한 공기처럼 말이다. 우리는 쉽게 사회복지를 접할 수 있고 쉽게 사회복지사를 만날 수 있다. 그러니까 아, 나 그거 알아!라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만만하게 느끼는 것이 아닐까?
또한 사회복지라는 단어가 가지는 모호성 때문이다. 사회복지의 뜻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국민의 생활 향상과 사회 보장을 위한 사회 정책과 시설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고 되어 있는데 실제적으로는 대충 행복한 삶을 위해 필요한 제도나 정책, 쯤으로 해석되는 듯 것 같다. 혹은 나라에서 내게 무언가 이득을 주는 것이 사회복지라고 인식하는 것 같다. 이러한 인식은 당연히 굉장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사회복지에 대한 모호성을 강화시킨다. 조금은 황당한 예시이지만, 열심히 공부하지 않은 사회복지 전공자들에게 사회복지에 대해 설명해 보라고 하면 머뭇거리거나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아무리 그래도 대학에서 4년을 공부한 사람이 자기 전공이 무엇인 설명 하는데 버벅거린다는 것은 물론 개인의 문제도 있겠지만 학문적인 특성도 있는 것이다.
또 한 가지 덧붙이자면 사회복지라는 단어가 가진 '선의'의 이미지도 있을 것 같다. 사회복지 하면 대부분은 착한 일, 선행을 떠올린다. 실제로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하면 '어이구, 좋은 일 하시네요'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선한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배웠다. 일반적으로 착한 일이란 마음을 먹는 것이 어려운 것이지 업무의 난도가 높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사회복지사는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니까, 난도가 높은 일을 하지는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렇게 이유를 생각해 보긴 했지만 사실 사회복지사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설명할 때에는 어쨌거나 고민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정말 다양한 일을 하기 때문에 단순하게 한 두 마디로, 그리고 이해하기 쉽게 말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굳이 설명해 보자면,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 정도라고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부족한 설명이지만 현장에 있는 사회복지사라면 어쨌거나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이니까 대충 맞을 것 같고, 행정업무의 경우라면 어차피 잘 만날 일이 없을 테니까 말이다. 어쨌거나 사회복지 분야에 있는 사람들도 현장에서 실제 클라이언트를 대면하는 사회복지사를 더 존중해주는 경향이 강하니까 말이다.
정리하자면, 사회복지사가 뭐하는 사람이냐는 질문에는,
'사회복지사는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입니다. '라고 답변하는 게 가장 무난하지 않을까 싶다.
완전히 정확하지는 않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