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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토리 Nov 06. 2022

감사한 순간의 속기록

마법의 가루를 뿌려주신 요정에 감사드리며

잊기 전에 적어보는 감사한 순간.


오늘 점심때쯤 갑자기 생리통이 확 도졌다.

생리통의 강도는 그때그때 복불복. 가볍게 스쳐 지나갈 때도 있고,

오늘처럼 역대급으로 폭풍 같이 밀려올 때도 있다.


하지만 면접 준비를 해야 했기에 학교를 안 갈 수는 없는 노릇, 지하철에서 고통스럽게 기둥을 붙잡고 겨우 토모관으로 왔다.

정신이 아득할 만큼 살이 찢기는 것 같은 고통에 핫팩을 배에 붙이고, 비상용으로 갖고 있던 약 두 알을 털어넣었다.

그리고 제발 안 아프게 해 달라고 기도하면서 책상 위에 엎드렸다.


나도 모르게 스르르 잠들었다가 10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다시 눈을 떴다.

아까보다 통증이 훨씬 덜하다. 약간은 남아있지만.

핫팩의 온기가 복부에 은은하게 퍼져 있었다.

마법 같다. 

직전에 커피를 먹어서 딱히 졸린 것도 아니었는데, 누군가가 와서 마법의 가루라도 뿌린 듯이 스르르 잠들었고 

잠시 후 눈을 떠 보니 통증이 잠잠해져 있었다.


일요일 느즈막한 오후의 선물을 받았으니

이제 다시 할 일을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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