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초러닝크루 편 -
양양에 와서 시작했던 줍깅.
하다보니 속초러닝크루라는 곳을 알게 되었다.
여름을 줍깅으로 불태우며 보내던 열기가 싸르르 식어갈 무렵 다가온 따뜻한 온기...
나는 그곳에 의탁해 달리기 라이프를 이어가기로 했다.
그러나..코로나 시대로 인해 정기적인 달리기 모임은 잠정 중단된 상태.
그날그날 가능한 사람끼리 모여서 달리는 번개런만 이어지고 있었다.
나는 아내 근무표와 이리저리 맞아떨어져야 합류가 가능하기에..아직 몇 번 함께하지 못했다.
그런고로 아직 수십여명(..!)의 멤버들 중 여섯명..?밖에 못 봤다. 그리고 갈 때마다 그 여섯명만 본다.
생각해보니까 번개런이 아니라 소수 고정멤버들의 일상런...이라고 봐야할 것 같은데...
언젠가 다함께 줍깅을 해보자고는 했는데 맨날 밤에 달리다보니 바닷가로 갈 수가 없다.
날이 다시 따뜻해지고 코로나도 어떻게든...된 내년을 기약해보기로 하자.
달리는 자들이 모인 곳이라 그런지 역시나 엄청난 사람들이 많다. 20키로 가까이를 4분50초대의 페이스로 달리는 윤모씨...5키로를 3분50초대로 달리는 아직 뵙지 못한 분을 비롯하여 하루종일 운동만 하는 것 같은 분들도 있다. 크로스핏하고 달리고 테니스 치고 달리고...
그에 비하여 나는 달리러 가는 와중에 추우니까 커피나 먹으러 가자고...
나는 왜 이럴까
열심히 해야징
그런데 크루와 함께하다보니 한가지 게으름이 생겼다. 혼자 달리지를 않게 되어버린 것이다.
날이 춥고, 오전엔 더 춥고, 양양은 바람도 많이 불고, 해변으로 나가면 더더욱 바람이 불고 하는 이유도 있지만..
나는 왜...
나의 브런치는 반성과 자성의 시간을 위한 것이었던가...
그리하여 나는 다짐하고 크게 행동하였다!
이름하야 '군인 등산 남성 기모 내복 겨울 보온 발열 방한 겨울 남자 동내의'를 구매한 것이다.
내복을 샀단 말이지.
내일모레는 내복을 입고 달릴 것이다.
바다 곁으로 다시 출동한다-
쓰레기들도 기다려라-!..안 기다리는 편이 나은 것 같지만 분명 기다리고 있겠지.
양양으로 이사온 지 어느덧 10개월.
꽤 오래 지냈는데 생각해보니 이쪽으로 와서 처음 사귀게 된 사람들이다. 매일 아이들 유치원, 어린이집 버스 마중하거나 놀이터에서 만나는 엄마들과는 그저 인사정도만 하고 있기에...
만남이란 예기치 않게 찾아온다는 생각이 새삼 든다.
이 세상 모든 뜀뛰기인들이여, 달리기 전에 제대로 몸을 풀고, 땀이 난 다음에 달려야합니다. 그냥 냅다 달리면 부상과 피로가 엄청나게 옵니다.(속초러닝크루 대장님 말씀)
그러고보니 아직 크루 대장님도 만나본 적이 없다.
어딘가에서 건강하시길…
우리 모두 안전하고 신나는 달리기 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