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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민 Nov 05. 2023

요즘 신입

요즘 신입은 쓸모없다고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하지만..

나는 프리로 일을 하는 입장이라 회사 생활을 처음 하게 되는 신입에 대해 크게 많은 고민을 해본적은 없지만 아무래도 회사 생활을 같이 하다보니 섞여있는 담당자들의 신입들이 움츠려드는 모습을 보며 혼자 괜실이 인지적 흐름을 가동시켜 보았다. 해당 개똥 논리에 의하면 아무래도 '신입' 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무게나 가치가 나이먹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좀더 무겁고 과중한 무언가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좀더 풀어보면 다음과 같다.


1만년 전에는 수렵했던 어떤 딱딱한 씨앗을 한번 날시 좋을때 심어봤더니 거기서 동일한 내가 전에 먹었던 맛있는 무언가가 자랐고 이를 모두에게 보여주니 모두가 즐거워 하면서 나는 전문 농부로 이해하게 되어 이제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심을지 좀더 뭘 개선할지 경험치를 쌓아가며 농사의 전문가가 되었을 것이고

(지금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약 최소 2-3백년 최대 만년의 경험치를 구두로 전수받아 짓는것이며 생각보다 빠르게 변하고 있다. 최소한 it 보다는 체계적인게 농업, 어업, 광업 등 1차 산업 군이다.)

약 200년 또는 100년 전에는 제조업이 강하게 발전하면서 라인에 서서 나사 2개~12개를 정해진 시간에 지정한 위치에 잘만 꽃아넣을 수 있고 정확하게 할 수 있다면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되었을 것이지만.(이렇게 적었지만 쉽지 않은 일임을 알고 있다.... 한두개는 하는데 하루에 100~1000개를 해야한다면? 사람은 그렇게 오래 집중을 유지할 수 없다)

또는 약 20년 전에는 신입이 베이직으로 엘레베이터 동작 기능을 짤 수 있거나 기본적인 문법만 이해해도 일단은 일을 시킬 수 있었다면..

지금은 웹 개발자 항목만 해도 프론트를 한다고 해도 프론트도 알아야 되고(이것도 3-4가지 언어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회사에서 쓰는걸 알아둬야된다) 벡단도 최소한 이해는 해야 될것이며, 모르는 개념과 업무도 알려주면 바로 이해할 수 있어야 되는 학습 능력도 필요하며 심지어 요새는 클라우드로 관리되므로 해당 항목에 문제가 발생했을때 어디를 봐야하는지에 대한 지식도 있어야 일이 가능하다. 물론 케바케지만 운영을 한다고 해도 그 전체 구성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 신입이 공부를 잘했다고 하더라도 일을 안심하고 시킬 수 있을까?


우리가 알고 있는 직업의 경험치와 묵시적, 명시적으로 동의하고 있는 일의 옳음이란 이전에 일을 진행하면서 느꼈던 불편함, 좀더 나은 방향을 모색하면서 기존에 잘하는 사람들이 이끌어 온 것일진데. 사실 그 개념들 하나하나는 쉬운 개념이 아닐찐데. 과거에는 신기술이었지만 이제는 알고 있어야 되는 당연함이 되면서 그걸 모르면 불안하게 되버린다.


그 결과 특정 업무를 하는데 필요한 학습량은 점점 늘어나게 되고 해당 사업을 진입하는 이들에게 큰 부담이 될게 뻔하고 (굳이 웹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요새는 인프라 클라우드 관리도 쉘 명령어나 특정 오픈소스를 이용해서 명령어 만으로 여러 리소스를 생성하거나 자동 관리하는 세상이 되어 그 개념을 알아야 할테고, 제조업도 왜 해당 기기의 동작이 이루어질때 사람이 바람을 불어주거나 스카치 테이프 등으로 기계의 동작을 특정 위치로 고정되도록 유도하는 이유도 알아야 할것이고....) 그중 일부 지식들은 소실되겠지만 새로 시작하려는 사람들은 더 공부하고 더 준비해야 되는 과중한 부담을 지우고. 좀더 긴기간.. 좀더 긴 인내를 요구하면서 신입 이라는 타이틀을 벗어던지기 위해 밤샘을 하거나 불면증을 겪거나 심지어는 나를 상해하면서까지 내가 부족하나... 더 해야하나... 며 자연스럽게 몰아붙이게 되는것은 아닌가 싶다.


그런 과중함이 평범한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점점 벗어나 정말 똑똑하거나 크나큰 인내심을 가져야만 가질 수 있고 그게 되어도 이제 반사람 몫 정도의 일을 해내어 받은 급여로 겨우내 한달 방세정도 내고 간단한 안주에 맥주 한잔 할 정도의 겨우 숨쉴 수 있는 정도로 살수 있다면 어디서 희망을 가져야 할까?


쓸데없는 잔소리에 혼나고 담배를 뻑뻑피면서 움츠려 있는 신입 이라는 이에게 이야기 해주고 싶다.

(이야기 해주고 싶다고 해도 부끄러우므로 진짜로 이야기 하지 않을거지만)


신입이여 가슴을 펴라 그대들은 지구에서 인류가 번성한 약 1만년 이래 가장 유능한 신입일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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