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주말만 기다리지 않는 삶을 위해>
불금(불타는 금요일)이라는 말은 왜 생겨났을까? 아마도 우리 모두가 주말을 원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월요일이 제일 두렵고 주말이 제일 반가울 것이다.
그렇지만 어쩌겠는가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온 날들도 살아갈 날들도 7분의 5는 평일이고 7분의 2만 주말이다. 시간의 크기로 보면 7분의 5인 평일도 주말의 2.5배나 중요하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의 제목이 유난히 덤덤하지만 체념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오랜만에 읽는 수필류의 책이다. 역시 딱딱한 책보다는 술술 읽히고 작가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그리고 어떤 삶을 추구하는지 한 번에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책의 일부 중 <효리네 민박>에서 이효리가 말한 내용을 인용한 부분이 있었다.
"제주도처럼 공기 좋은 데서 사나 서울에서 사나……. 제주도에서도 마음이 지옥 같은 사람 많아. 서울에서도 얼마나 즐기며 사는 사람이 많니. 어디에 사느냐,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지금 있는 자리 그대로 그냥 너무 좋다, 만족하면 되는 거야."
이 얼마나 속세에서 벗어난 현자의 말 같은가. 저 말에서 가장 마음에 와닿는 부분은 '어디에 사느냐, 어떻게 사느냐보다 지금 그 자체로 만족하면 된다.'이다. 우리는 항상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고자 발버둥 친다. 남과 끊임없이 비교하며 자신을 점점 더 옭아맨다.
그냥 지금 상황도 괜찮다면 정말 그대로 만족하면 도태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충분히 지금을 즐기고 여유롭게 상황을 대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지금도 충분히 좋다. 늘 긍정적인 사고로 주위를 둘러보고 언행하려 조금 더 노력해야겠다.
두 번째로 작가는 이경미 감독의 책 「잘돼가? 무엇이든」에서의 일부를 활용했다. 함께 살펴보자.
내가 좆고 있는 목표가 나를 불행하게 만들면 빨리 그만두겠다, 고 수시로 다짐한다.
작가는 이경미 감독의 위 문장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일에 대해 가져야 하는 유일한 태도가 아닌가 하면서, 하고 싶었던 일이든 아니든, 그 일이 나를 정말 불행하게 만든다면 그만두어야 한다. 세상에 나를 망치는데도 버텨야 할 만큼 중요한 일이란 건 결코 없으니까. 일을 하며 그 정도까지 불행해진다면 그렇게 얻은 성취감이나 돈으로 아무리 퉁을 쳐 봐야 퉁이 안 될 테니까.
문득 위의 글을 읽고 승진에 대해서 생각이 들었다. 어떤 목표, 성취는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하고 보통 그 과정은 힘들며 심지어는 고통스럽기까지 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어쩌면 '나'를 불행하게 만든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성취를 위해 노력할 가치가 없는가? 나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작가의 말처럼 정말 생각하는 사람은 현대사회가 거의 없을 것이라 본다. 스님이나 목사님 정도의 엄청나게 넓은 마음을 가지지 않았다면 말이다.
나는 승진에 대해서 구체적인 생각은 아직 없지만 먼 미래에 혹시 또 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기에 아니면 그때는 또 어떻게 상황이 흘러갈지 모르기에 미리미리 준비하고자 조금씩은 정보도 주위로부터 얻으며 필요한 것들을 아주 조금씩 점수들을 모으려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군대를 전역하고 승진을 위해 준비하는 과정은 쉽지 않을 것이다. 남들보다 더 많이 일해야 하고 더 많은 부분을 책임져야 한다. 그 과정은 분명 고통스러울 것이다. 그렇지만 내가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그 과정이 의미 없지 않도록 해야 하지 않겠는가?
역사 교사인 큰별쌤 최태성 선생님이 꿈을 '명사'로 가지지 말고 '형용사'로 가지라고 했던 것이 기억난다. 그냥 교감, 교장 선생님이 되는 것을 목표로 두지 않고 내가 왜 승진을 하려고 하는지를 또 내가 어떤 교육을 해보고 싶은지 구체적인 형용사로 생각하고 그 힘든 과정들을 걸어나간다면 조금은 더 의미 있는 과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Today is better than tomorrow
내일은 오늘보다 좋지 않을 거라는 뜻이 아니라, 내일을 기다리는 대신 오늘을 살라는 말이었다.
평범한 인생을 특별히 소중하게 여기며 내일 보다 좋은 오늘을 살아가고 싶다.
이 책에서 내가 제일 마음에 드는 문장이다.
우리 반 아이들한테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살자. 오늘보다 내일이 더 행복하기를 바랄게. 같은 말들을 많이 해줬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전역하고 기회가 된다면 이제는 내일 보다 좋은 오늘을 살자고 꼭 말해줘야겠다.
군 입대 전에 1년 동안 쓸 수 있는 일기책을 두 권이나 구입했다. 군대에서의 일상을 짧게나마 글로 남기고 싶었다. 그러나 지금 입대하고 벌써 일병의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지금까지 일기를 쓴 것은 총 네 번이다. 이 정도면 일(日)기가 아니라 월(月)기라고 해도 되겠다.
마스다 미리는 신케이 신문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인생에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날은 없습니다."
맞다. 그냥 집에서 방콕만 하더라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지는 않는다. 오늘이란 시간 속에는 오늘의 내가 기억해 둘 만한 오늘의 순간이 있다는 작가의 생각처럼 그 순간들을 포착할 수 있는 내가 되어야지.
남을 부러워할 시간에 차근차근 내가 되어 가는 게 낫다. 진짜 어른은 나밖에 가지고 있지 않은 내 이야기를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일 것이다.
그렇다. '나' 다움을 찾아가는 게 20대에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이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나'의 것, '나'의 이야기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하는 시기이다. 이제 한 달 반 뒤면 스물여덟이다. 지금도 어렵지만 그래도 '나'에게 집중하고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인 일기 쓰기와 독서를 꾸준히 하고자 노력하자고 다시 또 다짐해 본다.
날씨가 갑작스럽게 영하권에 들어갔고 이제는 색색 물들었던 단풍잎들도 다 떨어졌다. 고약한 은행 냄새도 내년을 기약하며 이제 겨울을 맞이할 준비를 본격적으로 해야 한다. 무엇보다 환절기에 건강 잘 챙기도록 노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