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파동

국경을 초월하는 추억의 감정

by sincerecord
추억 :
오래 전의 지난 일을 돌이켜 생각하는 것

유치하고 지우고 싶은 과거도 다소 귀엽고 달달하게 담아낸 peach
잔잔하면서도 평온하게 기억에 자리를 잡은 채 우리들의 삶 가운데 은은히 피어오르는 jasmine
수학여행 가서 한 번씩은 해본 눈물 짜내는 캠프파이어, 모닥불 앞 이불을 덮은 채 과거를 회상케 만드는 따듯한 amber


외국에서 오신 고객임에도 불구하고 학창 시절에 알던 분들이었다면 친했겠다, 싶은 순수하고 맑은 분들이 계신다. 북촌점에 있을 때 오셨던 호주의 귀여운 자매들. 처음에는 어떤 관계일까, 싶었으나 야무진 손놀림과 어렴풋이 닮아있는 웃음포인트가 자매임을 확신케 했다. 그들의 따뜻하고 정겨운 모습 덕분에 설레면서도 편안했던 수업이었다. 한국을 매우 좋아하여 벌써 두 번째 여행이라고 한다. 서울에 온 것이 마치 자신이 좋아하던 드라마 촬영지에 온 기분이라던 귀여운 자매들.


한국 드라마를 즐겨본다고 하시길래 어떤 드라마가 최애인지 물어보니 'DP'와 '응답하라 시리즈‘를 즐겨보는데, 그중에서도 응답하라 1988편이 인상 깊었다고 했다. 호주에서의 학창 시절도 이와 비슷한지 물어보니 다양한 인종이 있고 배경이 다를 뿐, 그곳에서도 비슷한 감정과 감동, 관계들이 모이기에 많은 공감을 느낀다고 한다.


응답하라 1988은 나에게도 많은 감동과 공감을 준 드라마다. 순수하고 해맑은 아이들의 발걸음으로 물드는 혜화동 거리의 향수는 드라마를 보는 당시 고등학생이던 우리들의 일상을 따듯하게 품어주었다. 특히나 내가 자라온 지역은 학구열이 심하고 여유가 없던 지역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각팍하다고 생각했던 일상 속 ‘드라마’라는 매체가 전달하는 학창 시절의 문화는 우리들의 삶을 다채롭고 풍요롭게 바뀌도록 많은 영향을 주었다. 지금도 종종 학창 시절을 떠올리며 웃고 울고 싶을 때마다 다시 보게 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한국 드라마가 유행을 하는 이유에는 배우들의 매력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사람의 마음속 울림을 자극하는 작품력에 있지 않을까 싶다. 소소한 순간들마저도 장면으로 담아 공감을 이끌어내는 한국의 작품들은 한국인뿐 아닌 전 세계적 공감을 이끌어낸다. 문화는 이렇게 국경을 초월하여 마음을 움직인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남은 시간은 그들을 위하여 응답하라 시리즈의 플레이리스트를 틀어드리며 수업을 마무리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지만, 만드는 순간을 흠뻑 즐기며 감정을 담아가는 낭만 가진 자들의 뒷모습이 정말 멋있다. 섬세하게 감정을 다루는 일이 그만큼 가슴속 깊이 소중한 일이라는 걸 다시금 느낀다.


돌아간다면 더욱 소중하게, 즐겁게 지낼 자신이 있으면서도, 절대 돌아갈 수 없는 머릿속의 기억들. 눈빛만 보아도 통하는 친구들과 쌓았던 당시의 유치함이 그리워지면서도 이와 맞서며 달려온 기간이 뒤돌아보기에는 아릴 만큼 고생했다는 것을 알기에. 행복한 추억과 감동은 가슴에 묻어두고 가끔씩만 꺼내보아야지.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모든 청춘들이 돌이킬 수 없는 오늘 하루를 찬란하게 보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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