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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혁신의 중심, 인간다움의 가치는 왜 더욱 빛나는가

기술을 넘어 인간 중심의 가치로

by 박신희 교수


Ⅰ. 인간다움의 재정의: 기술이 인간의 감정을 재현할 때


2025년 현재, 인공지능(AI)은 언어를 생성하고 이미지를 제작하며, 인간의 감정을 일정 부분 모사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이러한 기술의 진보는 과거 인간만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창작과 감성의 일부를 기계가 수행하게 만들며, 인간 존재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다시 던지게 합니다.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


이제 인간다움은 단순히 감정을 느끼는 능력만으로 설명되기 어렵습니다.
AI가 감정을 시뮬레이션하고 공감적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면, 인간다움은 기술이 재현하기 어려운 도덕적 판단, 사회적 맥락의 이해, 타인에 대한 책임 있는 공감 같은 종합적 능력으로 확장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AI 기술은 사회 곳곳에 깊숙이 통합되고 있으며, 그와 동시에 ‘기술이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감성과 윤리성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습니다.



Ⅱ. 인간만이 가진 본질적 능력과 AI의 한계


현대의 인공지능, 특히 대규모 언어모델(LLM)과 생성형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여 패턴을 인식하고, 이를 기반으로 예측과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통계적·계산적 모델로 이해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AI는 인간이 지닌 심층적 이해, 정서, 도덕성, 사회적 맥락을 종합적으로 해석·판단하는 능력과는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AI는 다층 신경망과 어텐션 메커니즘(attention mechanism)을 활용해 문맥을 파악하고, 수많은 파라미터를 통해 자연스러운 언어 생성과 다양한 언어 처리 작업을 수행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은 인간의 ‘이해(understanding)’라기보다, 입력된 데이터의 확률적 패턴을 기반으로 한 연산의 결과물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현재까지 AI의 사고는 의미의 해석이 아니라 확률적 연산의 산물이입니다. 따라서 AI가 수행하는 텍스트 생성이나 의사결정은 인간이 보이는 귀납적 사고, 의미 해석, 윤리적 판단, 정서적 공감과는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이 차이는 인공지능이 아직 넘어서지 못한 구조적 한계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2025년 AI World 행사에서 제리 카플란(Jerry Kaplan) 교수와 장동선 대표는 이렇게 언급했습니다.


“AI는 진정한 이해자나 감성적 존재가 될 수 없으며, 인간의 독창적 경험과 창의적 콘텐츠는 오히려 더 희소한 사회적 자산으로 부상할 것이다.”

이는 인간이 지닌 감성적 지성과 창의성, 그리고 존재적 자각의 깊이가 기술이 결코 대체할 수 없는 본질적 가치임을 시사합니다.

AI는 빠르고 정확하게 문제를 해결하지만, 그 결과가 삶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를 판단하지는 못합니다.
반면 인간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의미를 묻고, 그 과정에서 존재의 이유를 탐색합니다.


“왜 해야 하는가”, “이것이 옳은가”, “누구를 위함인가” —
이 질문들은 인간만이 제기할 수 있는 감성적 지성(emotional intelligence)의 산물이며, 인간다움의 본질을 이루는 중요한 축입니다.



Ⅲ. 인간다움의 사회·경제적 경쟁력

현대 사회와 산업 전반에서 인간이 지닌 고유의 역량 — 창의성, 비판적 사고, 공감 능력, 윤리적 판단력 — 은 글로벌 학술 연구를 통해 그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최신 연구들에 따르면, AI는 복잡한 정보 처리와 고도화된 연산에는 탁월하지만, 맥락적 이해, 의미 창조, 윤리적 판단을 완전 대체하기는 어렵습니다.
2023년 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된 연구는 AI와 인간의 확산적 사고(divergent thinking)를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AI가 평균적으로 인간과 유사하거나 더 높은 창의적 아이디어를 산출하기도 했으나, 가장 높은 수준의 창의성은 여전히 인간에게 집중되어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인간-인간 협업이 AI-인간 협업보다 더 높은 창의성과 주관적 만족도를 이끌어낸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되었습니다.

이는 인간의 창의성이 관계적 상호작용 속에서 강화되는 사회적 속성을 지님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AI는 창의성을 보조할 수 있으나, 독립적 창의성의 주체는 여전히 인간임이 명확합니다.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연구진이 Nature Human Behaviour에 발표한 논문은, AI가 신체적 감각과 운동적 경험을 기반으로 한 개념을 인간과 동일하게 표현할 수 없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했습니다.
AI는 물리적 신체가 없기 때문에, 인간의 감각과 감정의 층위를 온전히 이해하거나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이처럼 AI가 일부 창의적 과업을 수행할 수는 있으나, 인간 고유의 복합적 사고력과 윤리적 판단력, 문화적 해석 능력은 여전히 핵심 경쟁력으로 남습니다.
이에 따라 오늘날 사회는 ‘진정한 인간 창작물’을 인증하고 보호하는 기술적·윤리적 체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반 창작물 인증, 디지털 윤리 가이드라인, AI 생성물 투명성 제도 등이 그 예입니다.

결국 ‘인간다움’은 단순한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창의성과 윤리성, 그리고 사회적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을 포함하며, 이는 미래 산업 경쟁력의 핵심이 되고 있습니다.



Ⅳ. 인간다움의 실천: 사회적 책임과 교육의 전환

AI 기반 시스템의 보편화는 기술의 진보와 효율성을 가져오지만, 동시에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킬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디지털 격차가 확대되면서 ‘AI 디바이드(AI Divide)’ 가 새로운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IMF, ILO, 골드만삭스 등의 최근 보고서는 AI가 고용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며, 생산성 향상의 이익이 특정 계층에 집중될 위험을 지적합니다.
이에 따라 윤리적 규범, 제도적 장치, 그리고 사회적 합의의 마련이 필수적입니다.
사회적 신뢰와 책임을 기반으로 한 윤리 체계는 자동화로 인한 불공정성과 편향을 최소화하는 방파제가 될 것입니다. 또한 정부와 교육 기관은 AI 리터러시(AI literacy) 와 디지털 윤리 교육을 확장해,

단순히 기술을 활용하는 능력뿐 아니라 기술이 인간 관계와 사회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성찰하는 역량을 길러야 합니다.

결국 AI 시대의 핵심 과제는 기술의 효율성을 넘어, 인간 중심의 가치 체계를 어떻게 설계하고 실천할 것인가에 있습니다.

‘인간다움의 실천’은 기술을 통제하려는 감정적 반응이 아니라,
윤리적 책임과 사회적 참여를 기반으로 한 행동적 지향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노력이 축적될 때, 비로소 기술이 아닌 인간이 주도하는 지속 가능한 문명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AI와 자동화가 사회 전반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음에도, 인간 고유의 감정·창의성·도덕적 판단력은 여전히 현대 사회의 중심 가치로 남아 있습니다.

앞으로의 시대에도 진정성, 의미있는 창조 능력, 정서적 소통 역량이 더 큰 사회적 신뢰와 책임을 부여받게 될 것입니다.

결국 인간다움을 지속적으로 성찰하고 구체적으로 구현하려는 태도가 AI 시대를 살아가는 개인과 사회가 지녀야 할 가장 중요한 윤리적 기준이 될 것입니다.













References ]

Xu, Q. et al. (2025). Large language models without grounding recover non-sensorimotor but not sensorimotor features of human concepts. Nature Human Behaviour.

Runco, M. A. (2023). AI can only produce artificial creativity. Journal of Creativity, 33, 100063.

Zhang, Y., & Kim, S. (2025). AI delivers creative output but struggles with thinking processes. arXiv prepr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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