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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에이 Aug 01. 2022

언제까지나 다이어트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새해 목표에서 '다이어트' 좀 치우기

내가 기억하는 한

나의 새해 목표 1순위는 언제나 '다이어트'였다.


새해뿐이랴

2월이면, 다시 새로운 한 달이라고.

3월이면, 새 학기와 함께 진짜 시작이라고.

5~6월이면, 여름을 대비하여.

7~8월이면 본격 여름 시즌이니까...


그렇게 1년을 통틀어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다이어트는 시도되었고, 실패를 거듭했다.


그렇게 나의 지난한 다이어트의 역사는

어언 30년을 넘어 계속되고 있다.


대학 입학을 앞두고,

결혼식을 앞두고,

아이 둘 출산 후 복직을 앞두고.  

몇 번인가의 큰 전기를 계기로

 얼추 성공 비슷하게 이뤄낸 적도 있었다.

그렇지만 올해도 역시나 나의 새해 계획은 다이어트였으니,

뭐 결국, 안됐다는 뜻이다.


매번 같은 목표를 다짐하며 한 해를 시작하는

 스스로가 지겨워서

한두 해가 뭐야, 일이십 년도 아니고

줄기차게 다이어트를 향해 정진하는 내가 짠해서

이제 다이어트를 좀 그만둬볼까 한다.


그래서 요즘 눈이 가는 키워드는  

'탈다이어트', '온전히 먹기'이다.


생각해보면 난 원체 식탐이 많고, 먹는 행위 자체를 좋아한다.

자식 많은 집에서 태어난 것도 아닌데

먹을 것을 눈앞에 두면

어서어서 씹어 삼킬 생각에 마음이 조급해져서

일단 들어 입 안에 넣기 바쁘다.

얼른 삼키고 또 먹을 생각에 입으로는 씹으면서

다음으로 입에 가져갈 것을 열심히 고르고 꿀떡 삼킨다.

배부르게 먹고도 뭐 먹을 만한 간식거리 또 없나

  찬장을 훑고 냉장고를 살핀다.


먹는 걸 좋아하지만,

먹는 순간에도 만족스럽지가 않았다.


최근에 고맙게 보고 있는 한 유튜버가 말하길,

한 입을 먹어도 충분히 느끼면서, 만족하면서 먹는다면

먹음으로써 충분한 충족감을 얻을 수 있어

음식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한다.


그런고로

마침 요즘 또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좌들을 참고하여

한입 한입 입안에 넣고

소중히 소중히 씹고 씹으며

그 맛을 온전히 다 느낀 후에

삼키는 연습을 하는 중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더 하자면

배부르면 그만 먹는 습관을 기르려는 노력도.


오! 이게 되네 싶은 끼니도 있고,

아 역시 아직 무린가 싶은 끼니도 있지만,

뭐든지 꾸준히를 이길 수는 없는 법이라는 것을 아니까.


포기만 하지 않고 매끼를 새로운 마음으로!

모든 먹을거리를 앞에  두었을 땐,

우선, 마음을 진정시키고,

급하지 않고 초연하게.

그래, 네가 과연 어떤 맛인가 어디 보자... 하는

선비 내지는 귀족의 마음가짐으로  임하려 하고 있다.


그래서 나도 멀지 않은 언젠가

다이어트를 그만두었더니 살이 빠지더라는

현자 같은 이야기를 주변에 나눌 수 있게 된다면 좋겠다.


올해 연말에는

다이어트 말고

이뤄내고 싶은 다른 종류의 무언가를

새해 계획 1순위로 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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