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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에이 Oct 03. 2022

최대한 빨리 와, 보고 싶으면 전화할게!

전화도 없으면서?

아침의 행복이다.


출근 시간이 이른 편이라

준비를 마치고

 방에 들어가면

아이들은 한창 잠에 빠져 있다.


소곤소곤 목소리를 낮춰서

" 얘들아~ 엄마 회사 갔다 올게!

좋은 하루 보내고 이따 저녁때 만나"

인사를 하면


눈도 채 뜨지 못한 두 딸이

비척비척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나를 따라 거실로 걸어 나온다.


안녕 안녕!!

급한 인사를 던지며

아이들을 뒤로하는 내게

언제부턴가 어김없이 날아오는

두 딸의 관용적 아침인사가 있다.


"최대한 빨리 와~

보고 싶으면 전화할게~~!"


(참고로, 초등학교 저학년인

딸들에겐  아직 전화를 사주지 않았다.)


현관문이 닫히려는 찰나에 다급히

"사랑해!!!!"

 애절한 고백이 꽂히기도 한다.


참을 필요도 없이

비실비실 새어 나오는 웃음을 머금고

하루가 시작된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아침에 가족에게 서운하게 한 날

하필 불의의 사고가 생겨

주인공들이 안타까운 후회를 하는

장면들이 나오곤 하는데,


아침마다 진심을 아낌없이 담아

 날려주는 딸들의 사랑의 인사가

하루를 지켜주는 주문같다 생각한다.


지금의 아침 인사 루틴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그럴 때도 있었는데,

그리워하지 않도록

 언제 언제까지나 계속해 줘


최대한 빨리 올게,

보고 싶으면 전화할게

(할머니 전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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