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책리뷰] 좋은 사람 되려다 쉬운 사람 되지 마라

2500년 동양고전이 전하는 인간관계의 정수

by 드림그릿 박종숙


"언제까지 주인공을 빛내는 조연으로만 살아갈 것인가?"라는 저자의 질문에 끌려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인생의 조연이 되고 싶지는 않지만, 어느새 주도권을 쥐고 살아가는 법을 잊어버린 나를 발견했다. 그동안 '나는 원래 내성적이니까'라며 스스로를 틀 안에 가두고 합리화해 왔다.


직장에서 오랜 시간 말단 직원으로 지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길들여진 부분도 있었다. 그런데 퇴직 후, 내 삶을 스스로 이끌어 가기 시작했다.


좋아하는 것을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자신감도 점점 차올랐다. 원래 이런 사람이었는데, 왜 그렇게 위축되어 살았을까? 당시엔 그것이 최선이라 믿었다.


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두려움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같은 교육을 받아도 어떤 이는 이를 발판 삼아 성장하는 반면, 어떤 이는 제자리걸음이다. 그렇다면 그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


책모임에서 논제 연구를 배우고, 다양한 인문학 강의를 들으며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갔다. 배움의 목적은 나의 성장뿐만 아니라 수익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


논제 연구를 배웠다면 온라인에서 무료로 운영해 볼 수도 있다. 그런데 막상 실천하려니 용기가 나지 않는다. 주저하는 내게, 이 책은 삶의 주도권을 쥐는 법을 알려주었다.


인생의 주인공으로 사는 일은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 요즘 아침마다 긍정 선언을 하며 내 안의 부정적인 요소들을 걷어내고 있다.


처음엔 스스로를 '작가'라고 부르는 것조차 어색했지만, 반복하다 보니 점점 그 정체성이 내 것이 되어갔다. 그러니 작가로서 성장하고 싶은 열망도 더 강해졌다.


우리는 저마다 존귀한 존재임에도 왜 자꾸 부정적인 생각에 휩싸일까? 비교하는 마음 때문이다. 얼마 전, 딸 친구의 어머니를 만났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를 둔 엄마와 대화를 나누고 나니, 문득 내 딸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침대에 누워 있는 딸에게 잔소리를 퍼부었고, 그 결과는? "나가. 내 방에서 나가." 딸에게 쫓겨났다.


그 엄마를 만나고 흔들린 내 감정 탓에 딸과의 관계만 악화되었다. 사실, 잔소리는 효과가 없다. 믿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돌아보면 나 역시 그 시간을 지나왔다.


그리고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비로소 나만의 언어를 가지게 되었다. 당당하게 살고 싶었고, 그런 태도는 결국 습관에서 비롯된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원래 자존감이 낮은 아이가 아니었다. 다만, 세상에 길들여지며 고정된 사고에 갇혀버린 것이다.


코코 샤넬은 "내가 곧 스타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녀니까 할 수 있는 말일까? 아니다. 내 안에 확고한 주관과 철학이 없기 때문에 그런 말이 선뜻 나오지 않는 것이다.


딸에게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라."라고 말해도, 정작 딸 스스로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내가 보는 나'에 갇히면 '남이 보는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없다.


내면을 단단하게 채우지 않으면, 결국 외부의 것들이 나를 지배하게 된다. 감정적으로 무너진 사람은 작은 어려움에도 쉽게 흔들리고 짜증을 낸다.


자신만의 철학 없이 타인의 기준에 맞춰 사는 삶은 위태롭다. 얼마 전 강사 면접을 봤다. 열심히 준비했지만 긴장 탓에 원하는 만큼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순간 나 자신에게 화가 났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 "혹시 잘못해도 사는 데 문제는 없다." 그렇게 다짐했음에도 면접 시간이 다가오자 심장이 쿵쾅거렸다. 대답을 잘했을까?


하지만 최선을 다했다. 그러면 된 것이다. 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이고, 다음번엔 더 잘하면 된다. 이미 지나간 일은 되돌릴 수 없다. 그러니 이제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깨달았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다.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싶다면,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이 있다. ‘나는 지금 조연으로 살고 있는가, 아니면 진짜 내 인생의 주인공으로 살고 있는가?’




50447386624.20240924081042.jpg





KakaoTalk_20250213_065333277_02.jpg?type=w466



KakaoTalk_20250213_065333277_01.jpg?type=w466






경계심이 없는 가운데 사람 보는 눈마저 없으면 그 가면에 속는 일은 어쩌면 매우 당연한 일이다.(중략)

"나는 인복이 있어."라고 자랑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저자는 인복이 많은 사람은 운 좋게 주변에 좋은 사람이 많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안목을 통해 끊임없이 나쁜 사람을 걸러내고 좋은 사람을 주변에 두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48쪽)


"중요한 것은 한계를 돌파하는 원대한 꿈이 아니라 내 마음속의 작은 선부터 넘어서는 일이다."


내 몸과 생각에 최적화된 습관을 뛰어넘어 한계를 돌파할 수 있을까?

올해 단편소설을 써보고 싶다. 그런데 소설을 쓰고 싶은 어떤 구상이 있어서는 아니다.

그냥 그 영역을 도전하고 싶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획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매일 소설에 대한 감각을 익혀야 한다.


그건 필사도 좋다. 아니면 흐름에 따라 매일 글을 쓰는 것이다. 그런데 자꾸 밀린다. 시간과 소재의 문제 일수 있지만, 절실하지 않아서인지도 모른다. 입으로만 소설을 쓰고 싶다고 앵무새처럼 말하고 있는 것이다.


고2인 딸은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가고 싶다'라고 말한다. 그런데 공부는 하지 않는다. 머리가 천재라서, 그렇다고 시험 때만 공부해도 성적이 오르는 타입도 아니다. 가려면 등급을 끌어올려야 한다.


말은 "대학은 서울로 갈 거예요." 하면서 공부하기는 싫다. 이 마음을 이겨내면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근사치로 들어갈 수도 있다. 딸의 모습을 보면서 인생을 배운다. "어쩜 나랑 똑같을까"

어찌하든 단편소설을 쓰는 데 성공한다면 그다음은 조금 더 쉬울 것이다.




"과거가 현재를 지배하고, 미래가 현재를 공격하지 못하게 하라"



한때 '원영적 사고'라는 것이 사람들에게 뜬 적이 있었다. 한 아이돌 그룹 멤버의 이름을 딴 사고방식을 말한다.


예를 들면 유명 빵집에서 긴 줄을 섰는데 바로 자기 앞에서 빵이 다 팔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재수 없는 하루라고 탓할 수 있지만, 원영은 이렇게 말한다.


'조금 더 기다려야 하지만, 너무도 럭키하게 내가 새로 나온 빵을 살 수 있게 됐어. 역시 행운의 여신은 나의 편이야!'


어디에 시선을 두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는 달라진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안을 느끼는 이유는 미래를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지 미래를 걱정한다고 미래가 더 밝아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현재에 집중해야 한다. 그럴 때 미래는 저절로 밝아질 것이다.


'현재를 즐기라'는 의미의 카르페 디엠을 들어봤을 것이다. 미래가 현재를 공격할 때 생기는 중압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적절한 주문이지 않을까!





"내가 계획했던 대로 되는 길은 없습니다. 그래서 인생이란 길이 열리는 대로 가야 합니다. 차선이 모여서 최선이 되는 거니까요."(210쪽)



저자는 아카데미 4관왕을 거머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의 이야기를 한다. 그는 무엇인가에 집착하고 미리 겁부터 내는 성격이라 적지 않게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한다.


이 과정을 통해 배운 것은 최선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끊임없이 현실에 맞춰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었다.


"…하지만 궁극의 공포란 영원히 해소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그냥 짊어지고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에게 계속 최면을 걸면서 앞으로 나가야 합니다." 봉준호 감독의 말이다.





"마음의 허기를 채우려다 마음을 빼앗기지 마라"



마음이 허기가 오래된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순식간에 마음을 주고 그것이 고착되어 늘 끌려다닌다.


우선 마음의 허기가 올 때 그것에 신경 쓰지 않는 적극적인 무관심을 실천할 수 있다면 마음을 주고받아 강탈당하는 일을 막을 수 있다.





"바람의 방향을 바꿀 수 없다면 '나'라는 돛을 조정하라"



누구에게도 휘둘리지 않는 자신만의 경쟁력이자 브랜딩을 가져야 한다. 언제든지 대체될 수 있는 사람이 돼서는 안 된다.


자신만의 영역에서 주도권을 가지려면 다양한 재주를 갖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 모든 것을 압도하는 하나의 핵심 가치를 지향하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


그렇다면 나는 다른 사람과 다른 나만의 핵심가치를 가지고 있는가? 아니 누구에게 말해도 고개를 끄덕일 만한 뾰족한 무기를 가지고 있는가? 늘 내게 질문해야 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다문화강사 후기! 떨림 가득했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