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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 E300 4M AMG 라인 시승기

에어매틱으로 오랜만에 벤츠스러운 달리기 성능을 느끼다.

이달 초에 시승한 벤츠 E클래스, 11세대 코드명 W214입니다. E300 4M AMG 라인으로 2.0L 4기통 258마력 엔진과 48V 마일드하이브리드+AWD로 214대 한정 판매한 프리미어 스페셜입니다. 시승차 중 유일하게 차고조절 가능한 에어매틱 서스펜션, 최대 4.5도 조절되는 리어휠 스티어링이 있었고 슈퍼스크린 등 이번 E클래스에 들어간 첨단 장비들까지 모두 달린, 그래서 가격이 1억 552만 원입니다.


4기통 2.0L 엔진을 얹은 차가 1억이라… 고 생각하면 사실 끝도 없습니다. 이전 세대 모델 재고 판매 가격과 비교도 그렇고요. 되려 주력이 될 E300 익스클루시브나 AMG 라인 기본형 가격이 올라가 8천만 원 대가 된 건 좀 아쉽습니다.

디자인은, AMG 라인은 사진보다는 나은데 약간 과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차 겉모습에 ‘삼각별’과 ‘메르세데스 벤츠’라는 단어가 얼마나 되나 세다가 포기했습니다. 브랜드 상징을 모노그램 패턴화 시킨 건 명품 브랜드의 옷이나 가방에서 종종 보이던 것인데, 그릴 가운데와 테일램프의 삼각별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나 싶더군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격자 그릴의 익스클루시브에 끌립니다.

차가 많이 커지지 않은 것은 칭찬하고 싶습니다. 길이 4955 폭 1880mm는 BMW 5시리즈 5060/1900, 제네시스 G80 5005/1925에 비하면 부담이 적습니다. 특히 휠베이스가 2960mm로 5시리즈 2995, G80 3010mm보다 짧은 데, 이게 통상적으로 말하는 ’실내가 좁다‘가 아니라 ’차가 적당한 크기라 좋다‘로 납득이 됩니다. 기본 사이즈가 작은 차들이 아니니까요.

실내는 화려합니다. 디자인 자체가 선과 면이 다양하고 슈퍼스크린이 넓게 펼쳐진 데다 여러 라인으로 뻗은 앰비언트 라이트가 정점을 이룹니다. 4개의 구역마다 밝기를 따로 조절할 수 있고 음악과 연동하는 등 조절 폭도 넓습니다.

곳곳의 리얼 우드의 품질이 뛰어난데 살짝 따로 노는 느낌이긴 하더군요. AMG라면 카본…


공간은 앞서 말한 것처럼 1/2열 모두 충분합니다. 다만 경쟁 모델과는 느낌 차이가 있는데 이건 따로 써야겠네요.

반면 앞자리의 발 공간은 부족합니다. 센터 터널에 큰 변속기와 앞으로 가는 사륜구동 샤프트 때문에 큼직합니다. 게다가 측면 충돌에 대비하기 위해 앞 시트가 가운데로 몰려 있어 더 그렇습니다. 앞 승객석에서 좌우 발을 똑같이 뻗거나 편하게 놓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운전석은 액셀 페달을 밟기가 어색할 정도는 아니고요. 엔진도 꽤 앞쪽으로 당겼던데 변속기 터널을 좀 줄였으면 싶더군요.

2열은 넉넉합니다. 엉덩이 쪽 쿠션이 길어져 편하게 앉을 수 있고, 헤드룸이 충분한 데다 재활용 소재들이 많아도 내장재 품질이 좋아 괜찮더군요. 트렁크도 적당하고요.


달리기 성능은, 에어매틱 서스펜션 덕에 오랜만에 정통 벤츠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날렵하고 가벼운 것이 아닌, 매끈하고 묵직했습니다. 약간 헐렁하다 싶었던 전 세대와는 완전 다릅니다. 2세대에 해당하는 모듈러 플랫폼이 이제야 자리를 잡은 느낌입니다. 노면에서 오는 충격을 거르는 방법, 바람과 엔진 소리를 적당히 지우는 것 등이 예전의 벤츠를 떠올리게 했다지요. 꽤나 조용하고 묵직합니다. 최근에 탔던 중대형급 세단에서는 최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500만 원이 넘는 엔지니어링 패키지(에어매틱 서스펜션)의 효과가 클 것이라, 일반 모델 승차감은 당일 시승회 참석자들에게 물어봤습니다. 다들 AMG 라인의 어질리티(조종성 중심, 단단함) 보다 익스클루시브의 컴포트 서스펜션을 더 선호하더군요. 나중에라도 비교할 수 있으면 좋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로 변경 보조도 동급에서 가장 빠르고요. 급하게 끼어드는 차에 대한 반응도 빨라 쓰기 편합니다. 선명한 스크린에 앞 차를 감지하고 보여주는 그래픽도 깔끔합니다. 앞 승객석에 있는 12.3인치 슈퍼 스크린은 보이는 콘텐츠에 따라 전자식 편광 스크린이 작동하며 운전석에서 볼 수 없도록 바뀝니다. TV는 안되고 내비게이션은 되는 식입니다.


솔직히 그간 벤츠는 전동화에 빠져 S를 제외한 내연기관 차들에 소홀했습니다. 신형 E 클래스는 그 경향을 벗어났다는 점에서 좋고요. 잘하는 부분을 잘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 생각됩니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시승기 #E300 #자동차칼럼니스트이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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