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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쓴 글 - 아이오닉5 론칭이 아쉬웠던 이유

좀 더 큰 그림을 보여주고 더 멀리 볼 수 있게 했으면

#과거의오늘


복잡하고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방향성과 횃불은 밝고 또렷해야 합니다. 벌써 3년 전이었던 아이오닉5 론칭이, ‘그냥 새 차’ 중의 하나처럼 다뤄졌던 것이 아쉬운 이유이기도 했지요.


지금도 비슷한 생각이긴 합니다. 포니는 우리나라 첫 고유모델이자 첫 패밀리카, 첫 대중적 자동차의 시대를 연 차입니다. 그걸 오마쥬 했다면 아이오닉5도 같은 의미를 가질 수 있으니까요. 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진 시대를 반영해 새로운 패밀리카의 의미를 정의할 수도 있고요. 커진 사람들을 생각하면 넉넉한 차체와 실내에 대한 의미도 따져볼 수 있으니까요.


차는 잘 팔릴 것이다라는 예상(?)이 맞아 다행이네요. 그것도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올해의 차 시상을 휩쓸며 성공했으니까요.


돌아오지 못할 첫 론칭은 지났으니 페이즈 2에서는 어떤 일들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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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의 론칭이 그저 그랬던 이유>


ㅇㅇ


그랬습니다. 새벽부터 나가서 시승까지 하고 부랴부랴 집에 들어와 라이브 시간 맞춰 실시간으로 봤습니다. 근데 그리 감동적이지 않습니다. 정확하게 말해 그저 그랬습니다.

 

처음에는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인데 뭔가 새로운, 혹은 세계 최초라고 내세울 기술 같은 게 없어서 그랬나 싶었습니다. 그간 사전 공개 - 심지어 저는 몇 년 전에 컨셉트카 공개 전에 봤었습니다 -된 자료들이 많아 신선도가 떨어져서 그런 건가 생각도 해봤습니다. 스펙이나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뭔가 마음에 차지 않는 느낌이었습니다.

 

 

제가 기대한 것은 지난 54년의 현대자동차 역사를 바꿀 차로써의 선언, 그러니까 Solid Statement였습니다.


내연기관을 주력으로 만들며 다른 회사들 따라가기 급급했던 현대자동차가, 미래를 바꿀 순수 전기차 고유 브랜드인 IONIC을 현실화시키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첫 차로써 아이오닉5의 의미를 이야기했어야 합니다.

 

모두 아시다시피 외장 디자인은 첫 고유모델인 포니의 오마쥬입니다. 그렇다면 사람을 생각해 새롭게 만들었다는 인테리어에서도, 첫 국산차로 진정한 패밀리카의 시대를 열었던 포니의 그 마음을 어떻게 재현하고 앞으로의 50년을, 혹은 그 이후의 미래를 만들 것인지 듣고 싶었습니다.

 

신기술 이야기에서도 그렇습니다. 굳이 현대자동차 최초라는 타이틀인 - 그러니까 아우디가 양산한, 그것도 아우디 최초의 순수전기차에 쓰인 - 전자식 미러 이야기를 했어야 했나요. 분명 세계 최고는 아니라도 세계 최초 기술들이 있었을 텐데요. V2L 같은, 진정한 패러다임 시프트를 이룰 기술로 과거 시거잭이 달린 포니에서 지금의 아이오닉5를 지나며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이야기할 수는 없었을까요.

 

 

물론 차는 좋을 겁니다. 1회 충전 주행 가능거리가 세계 최고가 아니라고, 혹은 500km를 넘지 못했다고 비난하는 것은 잘못된 일입니다. 이 차의 0-100km/h 가속이 어느 차와 비교해 늦다고 손가락질할 필요도 없습니다. 쓰기 편한 차로써, 대중적인 전기차로써 아이오닉5는 충분히 넉넉하고 여유롭고 잘 만들어진 차일 겁니다.

 

그런데, 지난 5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50년을 바라본다는 상상을 이 차가 줄 수는 없었을까요. 그런 꿈을 꾸며 이 차를 기다린 제 기대가 너무 지나쳤던 것일까요.

 

그래서 아쉽습니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자동차칼럼니스트이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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