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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품질에 이 가격이라니. 로얄엔필드 샷건650

꾸준히 좋아진 품질과 접근성 뛰어난 가격까지 갖췄네요

며칠 전 론칭한 로얄엔필드 샷건650입니다.

로얄엔필드는 1800년대 후반 자전거를 만들다 대포나 총기용 부품을 공급했고, 1901년 모터사이클 부분이 처음 세워졌습니다. 그래서 바이크 이름에 총 관련된 것들이 많습니다. 여기서 만들어진 불릿이라는 바이크는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살아있는 바이크 이름이자 디자인이기도 하고요.


첫 바이크는 1909년에 나왔습니다. 2차 대전 중 군용 바이크를 만들었는데 1947년 인도가 독립을 하며 1952년 국경수비대용으로 선택한 것도 이를 바탕으로 한 불릿 모델이었고요. 무려 800대의 주문을 받으며 인도에 합작 공장과 ‘엔필드 오브 인디아’를 세우게 됩니다. 1957년에는 인도 독립회사가 되고요, 1977년에는 인도에서 만든 바이크를 유럽과 영국에 수출을 시작합니다. 반면 영국에서는 모터사이클 부분은 1967년에, 회사는 1971년에 문을 닫지요. 1999년에 ‘Royal Enfield’라는 이름을 정식으로 얻게 됩니다.

이날 발표는 인도 본사, 영국의 R&D 센터 등을 연결해 치러졌습니다. 얼마 전에 올린 신형 불릿350 론칭 때도 그랬거든요.

샷건 650은 2021년 모터사이클 관련 최대 전시회인 EICMA에서 콘셉트 모델로 첫 선을 보였습니다. 느긋한 크루저와 스포티한 로드스터의 중간쯤에 해당하는 거죠. 제가 타는 스피드트윈인 로드스터 중에서도 더 스포티한 쪽에 해당하고요.

병렬 2기통 엔진은 배기량 648cc에 47마력을 냅니다. 새 차 발표 자리라 앉아보고 시동만 걸었는데 적당히 묵직한 트윈 엔진 소리는 꽤나 듣기 좋았습니다. 앞 18인치, 뒤 17인치 캐스트 알루미늄 휠과 래디얼 타이어를 끼웠다니 운동성능도 괜찮을 것 같고요.

발이 라이더 엉덩이보다 살짝 앞으로 간 미들 스텝이라 포지션이 편하고 적당히 달리는 느낌을 주더군요. 시트고가 800mm 미만이라 양발바닥이 넉넉하게 닿습니다. 남녀노소(?) 모두에게 접근성이 매우 좋다는 말입니다.

바이크 자체에서 가장 놀란 건 곳곳의 부품들의 만듦새가 꽤나 좋았다는 점입니다. 2019년 4월 로얄엔필드 코리아가 론칭했을 때만 해도 ‘인도에서 만든 바이크치고는…’이라 생각했습니다. 당시 부품 하나는 물론 전체적인 품질에서 정점에 가까워지고 있던 영국 트라이엄프 바이크들을 자주 보던 때라 더 그랬을 겁니다.


근데 지난 불릿350 때도 그랬는데, 대부분 잘 가공되어 표면이 매끈한 철이나 알루미늄을 썼고 드물게 있는 플라스틱이나 고무들도 꽤나 질이 좋더군요. 만졌을 때다 스위치를 켜고 끌 때의 느낌도 딱딱 떨어집니다. 이쯤 되면 ’고급스럽다‘고 해도 충분할 정도입니다. 좋더라고요.

그리고 사진 속의 가격입니다. 컬러에 따라 4가지가 있는데, 기본인 메탈 그레이가 884만 원, 중간인 그린과 블루가 899만 원이고 사진 속의 화이트가 914만 원입니다. 650cc급에 저런 품질의 바이크가 이 가격이라니… 비슷한 류와 비교하면 500cc급인 혼다 레블500이 899만 원이고 900cc급인 트라이엄프 스피드트윈 900이 1535만 원이니 굉장히 파격적인 가격입니다.


더욱이나 올 해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유로5+라는 배출가스 규정을 시행하는 우리나라 법규 때문에 새로 인증이 어려운 상황이라, 마땅한 경쟁 모델을 찾기도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모터사이클은 ‘운전면허’의 벽만 넘으면 위로 올라가기가 자동차보다 훨씬 더 쉽습니다. 250만 원 정도인 혼다 슈퍼커브로 입문한 사람이 2종소형 면허를 따고 500만 원 대인 300cc급(쿼터급)의 클래식 바이크로 유유자적을 즐기거나 조금 더 시원스럽게 달리고 싶을 때 1천만 원 언더의 미들급으로 올라가면 되니까요. 자동차처럼 세그먼트가 바뀔 때마다 몇천 만 원이 왔다 갔다 하진 않거든요.

여기에 다양한 커스텀 파츠들로 개성을 나타내면 됩니다. 차에 비하면 컬러 변경도 비용 부담도 더 적고요. 구조장치변경 제도가 잘 되어 있어 합법적으로 튜닝해 다니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으니까요. 비가 좀 개면, 그리고 날이 좀 시원해지면 시승을 해 봐야겠습니다. 기대되네요.

한 가지 더, 이런 바이크는 ‘오너’들이 만드는 문화도 중요합니다. 애당초 카페레이서라는 장르 자체가 바이크 라이더들 때문에 생긴 것처럼요. 재밌고 안전하게 타기 위해 로얄엔필드 코리아에서 행사도 많더라고요. 조만간 관련 소식이 또 있을 듯싶네요.


#로얄엔필드 #샷건650 #새바이크 #클래식바이크 #자동차칼럼니스트이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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