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그렇게 생겨먹었다
사람 속은 알 수 없다.
우리는 늘 겉모습만 보고 상대를 판단한다. 아무리 오래 알고 지낸 사이라도, 마음속 깊은 곳까지 알기는 불가능하다. 서로의 속마음을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자기 생각대로만 상대를 이해하려는 순간, 오해와 불신은 금세 불쑥 자라난다. 문제는 그게 쉽게 풀리지 않는다는 데 있다.
사람은 저마다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다.
표현 방식도 다르다. 그런데 다르다는 게 왜 문제인가? 우리는 그걸 문제라고 여긴다. 상대가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다는 것 자체가 견딜 수 없게 느껴지기도 한다. 더구나 그 차이가 날카로운 말이나 무례한 태도로 드러나면 감정은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린다. 게다가 어떤 사람들은 자기 마음속 불편함을 상대에게 무작정 퍼붓기도 한다. 때로는 잘못된 말투나 표현으로 상대를 상처 입히면서도 정작 본인은 아무렇지 않아 한다. 이런 상황에서 화가 나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문제는 그 화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이다.
화를 무조건 참는 게 능사가 아니다.
화를 억누르면 오히려 더 큰 문제를 만든다. 누구나 한 번쯤은 상처가 되는 말을 듣고, 스스로를 탓하며 괴로워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상대의 무례함을 그대로 삼키는 건 독을 삼키는 것과 같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 애써 웃어넘겨봐야 결국 마음속에 응어리로 남는다. 억눌린 감정은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폭발하게 마련이다. 사람은 결코 강철처럼 단단한 존재가 아니다.
화를 제대로 다룬다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사람 사는 세상이 원래 그런 거라는 걸 인정하면 조금은 수월해진다. 모든 사람은 다르다. 살아온 환경도, 가치관도, 생각의 깊이도 다르다. 결국, 나와는 전혀 다른 기준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걸 이해하지 못하면 끊임없이 상처받고 화내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사람은 자신과 맞지 않는 존재를 문제라고 여기기 쉽다. 하지만 그 다름을 인정하지 않으면 결국 자기 자신만 힘들어진다.
화를 다룰 수 있는 방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먼저, 화가 난 이유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상대가 내게 잘못한 건지, 아니면 내가 스스로 만든 감정인지. 그리고 내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이다. 화가 났다는 걸 부정하지 않고, 그 감정이 왜 생겼는지 차분히 들여다보는 것이다. 그걸 인정하면 이상하게도 조금은 마음이 진정된다. 그리고 그다음은 생각보다 쉽다.
상대를 변화시키려 애쓰지 말고, 다름을 받아들이는 것. 그냥 그런가 보다 하는 것이다. 물론, 상대의 말이 계속해서 상처를 준다면 그 상황을 벗어나는 게 답이다. 하지만 우리가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내가 생각하는 정답과 다르다고 해서 그 사람의 삶이 잘못된 건 아니다.
사람 사는 세상은 원래 완벽하지 않다. 그걸 인정하면, 조금은 마음이 편해진다.
원래 사람 사는 세상이 그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