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유사과학’, ‘유사고고학’과 같은 표현이 자주 사용되고 있다. 이 단어들은 실제와 비슷해 보이지만 실질적인 기준이나 사실과는 일치하지 않는 것들을 지칭하는 방식으로 쓰인다.
예를 들어, 유사과학 pseudo-science은 과학처럼 보이지만 과학적 검증이나 체계적 연구가 결여된 이론이나 주장들을 의미한다. 단순히 과학의 조건을 일부 갖추지 못한 수준이 아니라, 이를 일반화하거나 보편화하기엔 무리가 있는 상태를 말한다. 유사고고학 역시 마찬가지다. 학계의 엄밀한 검증을 거치지 않고, 외부 해석을 통해 과거를 재구성하려는 시도로 인해 기존 학문적 해석과 충돌하거나 부조화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유사하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정설과의 조화 없이 명확한 근거를 결여한 상태를 의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듯 여러 분야에서 유사한 형태의 장르가 생겨나는 흐름 속에서, ‘유사예술’이라는 개념 또한 자연스럽게 등장할 수 있다. 예술은 오늘날 가장 자유롭고 활발한 동시에, 가장 정의 내리기 어려운 추상적 개념 중 하나다. ‘누구나 할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의 영역 속에서 예술은 때로는 신념에 가까운, 하나의 종교적 태도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이 지점에서 유사예술은, 예술의 외형을 갖췄지만 그 본질에 대한 성찰 없이 소비되고 재생산되는 현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단순히 유사한 장르를 시도하는 사람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여과 없이 확산시키고 반복적으로 소비하며 왜곡하는 사회적 구조에 있다. 유사하다는 이유만으로 무작정 비난할 수는 없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가 ‘무엇이 예술인가’에 대해 공통된 언어와 합의를 갖추지 못했다는 점은 깊이 생각해볼 지점이다.
예술에 대한 정의와 기준이 모호한 상태에서, 불분명하고 검증되지 않은 콘텐츠에 많은 사람들이 무방비로 노출될 경우, 예술 본연의 역할과 의미 자체가 흐려질 위험이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언가를 유사하다고 단정짓는 것이 아니라, 예술을 바라보는 태도와 언어를 더욱 정교하게 구축해 나가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