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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석 Mar 01. 2022

애쓰지 말고 환경을 바꾸자

습관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하여

내게는 손톱을 물어뜯는 버릇이 있다.

어릴 때까지만 해도 예쁜 손톱이었다. 하지만 중학교를 입학할 때 심심해서 한두 번 물어뜯던 손톱이 이제는 더 이상 물어뜯을 것도 없는 못생긴 손톱이 되어버렸다.

고치지 않으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고등학교 때까지는 공부 때문에 힘듦을 핑계로, 대학교 와서는 나태함을 앞세워 습관 버리는 것을  거부했다. 그러면서 매번 스스로에게는 "스트레스 때문에 어쩔 수 없었어"라는 면책을 부여했다.

물어뜯은 손톱


그런 내가 군대를 왔다고 해서 달라지란 법은 없다. 훈련소 때는 정신적 스트레스는 비교적 적었고 몸이 분주했기에 손톱을 물어뜯을 생각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생활이 조금 더 편한 자대에 오고 나니 원래대로 다시 돌아오고 말았다. 스스로에게의 어떠한 동기부여도 말을 듣지 않았다.



그러던 작년 11월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손톱을 물어뜯지 말아야 할 동기를 욱 간절한 또 다른 목표와 연관시켜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당군적금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던 나에게는 하나의 꿈이 있었다. 바로 전역 이후에 내가 모은 돈으로 온 가족이 비싼 레스토랑에 가서 맛있는 밥을 먹는 꿈이다.


원래는 만기 이후의 군적금에서 일부를 떼어 그 돈으로 음식 값을 충당하려고 했다. 이런 내게 들었던 생각이 '손톱을 물어뜯지 않을 때마다 돈을 쌓고 얼마가 모이든 그 돈으로 외식비를 해결하면 어떨까?'이다.


자세한 계획은 이러했다.

손톱을 물어뜯지 않은 날에는 별도의 계좌에 1000원씩 옮긴다. 당시 기준으로 전역까지 대략 7개월 남았기에, 매일매일 돈을 쌓아나간다면 비싼 레스토랑도 충분히 갈만한 돈을 쌓을 수 있다. 그리고 그 돈으로 저녁을 다 함께 먹는 자리에서, 이 돈이 단순히 월급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손톱 물어뜯는 습관을 고치면서 쌓은 돈이라고 소개하는 것이다. 효도와 의미를 모두 챙긴 좋은 생각이라고 스스로 자부했다.


그날부터 바로 시행했다. 성공하는 날에는 달력에 체크를 해놓고 계좌에 돈을 보냈다. 물론 매일 성공했던 것은 아니다. 스트레스가 유독 많은 날에는 실패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체크가 되지 않은 날짜는 점점 줄어갔고, 계좌의 돈은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불어갔다. 그리고 3월이 시작하는 지금, 내 손은 꽤나 정갈해졌다.




습관을 고치는 나 자신을 보면서

한 가지를 깨달았다. 사회보다 스트레스가 적다는 등의 다른 외부 요인도 있겠지만, 손톱을 물어뜯는 습관을 고치게  준 가장 큰 원동력은 환경에 있다는 사실.


무언가를 결심하고 실행한다고 해도, 그것에 대한 무한한 열정이나 엄청난 추진력이 있는 것이 아니면 작심삼일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내가 겪은 상황이 그러하다. 하지만 그 원동력을 본인에게서만 찾으려 하지 않고 환경에서 얻으려 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내가 원하는 것을 성취할 수 있도록 환경이 설정되어야 한다. 앞선 상황을 예로 들면, 내가 손톱을 물어뜯지 않는 날에 1000원을 보내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것이 완료된다면, 개인의 특별한 의지를 개입시키지 않아도 그 환경을 따라가기만 하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매번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애써 노력하지 않아도 설정된 환경만 따르면 되니 난이도가 높은 것도 아니다. 물론 환경을 설정할 때에는 개인의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환경이 제대로 성립된다면 그 뒤의 일은 시간에 맡기면 된다.



아직 이루고 싶은 습관이 몇 개 더 있다.

대표적으로 미라클 모닝이 있는데, 하루를 새벽 5시 언저리에 시작하는 습관이다. 매번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면서 생체리듬이 망가진 적이 여러 번 있었고, 다시는 반복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은 군대이기에 이것을 실행에 옮기기는 어렵고 이미 6시 기상을 통해 일부 이루고 있다. 하지만 나중에 사회에 나가서도 잠은 제때 자면서 기상은 이른 시간에 하는 습관을 이루고 싶다. 이를 시도할 때도 이번에 배운 교훈을 적용하고 성공하여, 내가 생각해낸 교훈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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