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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나무 Mar 15. 2024

마음의 바탕

법정 스님의 <마음의 바탕>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사람 마음의 바탕은

선도 악도 아니다.


선과 악은

인연에 따라 일어날 뿐


선한 인연을 만나면

마음이 선해지고


나쁜 인연을 만나면

마음이 악해진다.


안갯속에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옷이 젖듯이.




인간의 본성은 무엇일까? 맹자가 말한 대로 선한 본성을 갖고 태어난 존재일까? 루소(Jean-Jacques Rousseau)는 인간은 선하고 바람직한 존재로 태어난다고 믿었다. 그는 인간은 바람직한 내재적 씨앗을 갖고 태어난 존재이기 때문에 그러한 본성을 잘 펼칠 수 있도록 환경적 지원을 해주면 된다고 생각한 낭만주의자다. 반면 순자는 인간은 악한 본성을 갖고 태어났다고 보았다. 기독교에서도 인간은 원죄를 갖고 태어난다고 본다. 그러한 인간관으로 인해 기독교적 가치관이 지배했던 중세 시기의 교육은 매우 엄격하고 혹독했다. 성악설과 성선설을 모두 부정한 사람도 있다. 로크(John Locke)는 인간은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백지(tabula rasa)와 같은 상태로 태어난다고 주장했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선하거나 악한 존재가 아니라 깨끗한 백지상태이기 때문에 이후 다양한 경험을 통해 점차 인간으로 자라게 된다고 보았다.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인간관이 달라질 것임은 자명하다.  




'향 싼 종이에선 향내가 나고 생선 싼 종이에선 비린내가 난다.'는 말처럼 인연 따라 서서히 물들어 가는 존재가 사람이라면 부디 선한 인연을 만나 마음이 선해지고 맑아지길 바란다. 누구라도 선인이 될 수 있고 악인도 될 수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속 가롯 유다의 모델이 그림 속 예수의 모델과 동일인이라는 일화는 너무도 유명하다. 자신이 처한 주변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 것이 사람이다. 사는 동안 마음이 선해지고 맑아지는 고운 인연들을 만나면 좋겠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인연으로 다가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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