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Morning Son.

From. Panama

by 김시언

항해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세계지도에 표시된 함선의 위치는 한국과 점점 가까워졌다.

'집'이라는 단어가 연신 머릿속에 떠올랐고 몇 주만 기다리면, 내방 내 침대에서 잠을 잘 수 있다는 사실에 설레었다. 희미해졌던 부모님의 얼굴이 다시 뚜렷하게 그리움으로 다가왔다.


어엿한 군인이 되어도 여전히 아버지의 등이 필요했고, 어머니의 무릎이 그리운 철부지였다.


나는 파나마에 입항했을 당시 가족과 관련된 노래 몇 곡을 저장했는데, 그중 유독 한 곡이 내 마음을 울렸다. [Still Fighting It]이라는 곡인데, 첫 문장이 이렇다.


"Good Morning Son?"


우리 집은 어머니가 아침 일찍 출근하시기 때문에 어릴 적부터 아버지가 나와 동생을 깨워 주셨다. "Good Morning Son?"이라는 문장은 10년이 넘도록 하루의 시작을 알려주는 말이었다. 그 때문에 가사의 첫 문장부터 굉장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노래는 아버지가 성장통을 겪는 아들에게 묵묵히 편지하듯 흘러간다. 그중 내가 생각하는 핵심적인 내용은 이렇다.


'힘들었고, 밝은 날도 흐린 날도 있다고... 아들아, 너도 나와 같이 느낄 거라 생각한단다.'


'모두 알다시피 성장하는 건 썩 좋지 않단다.'


'하지만 모두가 자라난단다. 계속 싸워야 하고 노력해야 할 거야.'


'아들아, 넌 언젠가 내 품을 떠나 날아오르겠지?'


'잘 잤니 아들? 아들아, 넌 정말 날 많이 닮았구나...'


'그게 많이 미안하구나...'


어릴 때는 아버지가 차려주신 아침을 먹으며 등교 준비를 했다. 먹기 싫은데 꾸역꾸역이라도 먹으라며, 밥이 올라간 수저를 입에 넣어주셨던 그때의 기억이 난다. 시간이 이만큼 지나 생각해보니 많이 먹고 얼른 크라고 떠주신 밥이 아니었다.


조금만 더 천천히 조금 더 많이 우리 얼굴을 보고 싶었던 건... 조금만 천천히 컸으면 좋겠다고...

어쩌면 아버지는 매일 아침 빠르게 지나가는 아들의 시간을 간신히 붙잡고 계셨는지도 모르겠다.


어른이 된다는 건 고통이라고 알고 계셨을 테니까...


그렇게 파나마의 아침은 그리운 인사말이 듣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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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는 다른 기항지와 달리 유명한 관광지나 랜드마크는 없었다. 하지만 적당히 여유롭고 적당히 맛있는 음식들이 있어 장기 항해의 피로를 풀기에는 적당한 기항지가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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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에서는 매우 짧은 시간 머물렀기 때문에 많은 사진을 남기지 못했다.


하지만 파나마 운하의 웅장함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데, 파나마 운하는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운하다.

이 운하가 생긴 덕분에 운항거리를 1만 5000km가량 줄여 실질적으로는 82km만 지나가면 된다.


연간 평균 이용 선박의 수는 15,000척이며, 내가 얼핏 듣기로는 선박마다의 차이가 있겠지만, 통과하는데 대략 8000만 원이 지출된다고 한다. 이는 파나마 전체 예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액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