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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님 Jul 22. 2022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다면

#햇님이의 TMI 1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는 뜻이겠죠?

안녕하세요, 햇님입니다.

댓글도 닫아놓은 쫄보, 혼자서 글을 끄적거리는 아웃사이더이지만,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요즘 글 쓰는 텀도 길어지고, 다른 작가님들 브런치에도 가보지 못했어요. 의식적으로 브런치에 들어오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라 그렇습니다.


처음 브런치를 시작할 때에는 글을 쓰는 데에만 집중했어요. 그때 당시 기준으로 반년 전쯤 겪었던 코로나 감염이나 리모델링에 대한 글을 주로 썼습니다. 사진이나 카톡 등을 뒤적거리면서 기억을 더듬어보고, 정확한 정보를 위해 검색을 해가며 쓴다고 글 한편을 쓰는 시간이 꽤 걸렸어요.

그리고 ‘라이킷’이나 ‘구독’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고, 다른 작가님 글을 정말 흔적도 없이 읽어보기만 했었습니다. SNS를 전혀 안 하다 보니, 의미를 두지 않았다기보단 잘 몰랐다고 보는 게 더 맞겠죠. 몇 달의 시간이 흐른 뒤에야(참 빠르다… 그렇죠?) 저도 ‘라이킷’을 누르기 시작했습니다.


 때는 매일 아침 책상에 앉으면 브런치부터 들여다봤어요.  글에 ‘라이킷 눌러주는 작가님들 브런치에도 놀러 가고, ‘구독하시는 분들이 어떤 분들인지 궁금해하면서요.  브런치의 구독자 대부분은 글을 쓰지 않으셔서 정말 궁금합니다.  또래의 친구일까? 아님 큰언니, 큰오빠의 마음으로 지켜보고 계실까? 하고요. 집에  박혀 있는 저에게는 이곳 브런치가  다른 사회였어요.

작가님들 글을 보면서 어쩜 저렇게 이야기를 잘 풀어나갈까, 저런 생각을 하다니 천재는 아니실까, 글이 너무 따뜻하다, 누구나 저마다의 아픔이나 어려움이 있구나 등등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글을 통해 위안을 얻을 때도 많았고요.

구독하거나 라이킷을 눌러주지 않으셔도 누군가 제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했습니다. 응원받는 기분이었거든요. 물론 라이킷과 구독은 말할 것도 없고요.


그런데 어느 순간 아차 싶었습니다. SNS 중독이라는 게 이런 건가 싶어서요. 하루 30분 브런치의 행복이 1시간이 되는 건 순식간이더라고요. 그렇다고 많은 글을 읽은 것 같지도 않은데 말이죠. 저도 모르게 작가님들에게 내적 친밀감이 생겼었나 봐요. 잠시 그 마음은 접어두고, 시험이 끝나면 원 없이 친한 척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제게 브런치라는 신세계를 알려준 라미가 그랬어요. 어느 날 갑자기 글을 올리지 않으면 소식을 궁금해하고 기다리는 분들이 계실 거라고요. 정말 그렇다면 너무 감사한 분들이니 미리 예고를 하고 싶었습니다. 시험 전에 언제까지 글을 쓸 수 있을지 잘 모르겠거든요. 요즘 저도 저를 잘 모르겠어요. 이래 놓고 시험 전날 씩씩하게 인사를 남길지도 모를 일입니다.




브런치는 리모델링이나 코로나 관련 정보를 공유하려는 목적도 있었지만(리모델링에 대해서 나름 공부했던 것과 코로나를 남들보다 일찍 경험한 게 너무 아까워서요.), 수험생활 속에서 느끼는 감정과 떠오르는 생각들을 남겨두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되었어요. 나중에 이 수험생활이 끝나고 쓰면 잘 기억이 나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 되게 찌질하고 고통스러운 과정이었지만 미화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런데 본래 의도와는 다르게 글을 쓰고 있더라고요. 그때그때 들었던 감정이나 생각을 바로 남겨두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공부하다 잠시 쉴 때나 학원을 통학할 때 하루 30분, 1시간 이렇게 시간을 쪼개서 쓰니, 글 한편이 완성되는데 며칠씩 걸리더라고요. 충분히 퇴고를 하지도 못했는데도요.  

아마도 제가 할 말이 많아서 그랬나 봅니다. 수험생활과 관련해서 이야기를 할 사람이 없거든요. 남편은 언제나 제 이야기를 들어줄 준비가 되어 있지만, 수험 경험도 없는 사람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나면 저는 이해받지 못해 서운하고, 남편은 공감이 안되어서 듣는 것만으로 피곤하겠지요(그래도 제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들어주는 사람이에요. 재미도 없을 텐데… 감사합니다.). 친구들도 힘들지 않냐며 먼저 걱정해주기도 하는데요, 각자 저마다의 삶이 힘들 테니 자세히 말하진 않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자꾸 글이 길어졌네요.


남은 시간에라도(43일 남았네요.) 한번 의도대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42월드 다이어리에 써서 포도알이나 받아.”라는 소릴 들을 그런 감성의 글일 거예요. 저도 어떤 주제가 다음 메인에 잘 노출되고, 사람들이 흥미를 갖는지 경험을 통해 알고 있습니다. 수험생활과 관련된 글들은 굳이 분류하자면 안물 안궁, 노잼에 가깝죠(근데 신기하게 매거진 구독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아마 수험 경험이 있으시거나 가까운 사람 중에 수험생이 있겠죠?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수험생활 글 비중이 높아진 요즘은 구독자도 잘 늘지 않고, 조회수도 예전만큼 나오지 않습니다.

이런 글들이 피곤하게 느껴지시는 분들은 시험 끝나고 대유잼 글을 쓰게 되면(아직 못다 한 집 이야기, 결혼생활 이야기 등등 서랍에 잔뜩 있어요.) 꼭 놀러 와 주세요. 많(은). 관(심). 부(탁 드려요)!

제 친구 꾸리가 보면 웃겠네요. SNS도 안 하는 디지털 원시인이 유행 지난 줄임말 쓴다고요. 꾸리는요, 계정 알려주면서 브런치 놀러 오라고 한 적도 없는데 한 번씩 제가 잘 지내는지 들여다본다고 하더라고요. 참 고마운 친구죠.

(아, 제가 모르는 누군가가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귀띔 좀 해주세요. 꾸리는 제가 시험 100일 남았다고 하니 “햇님이 100일의 전사네.”라고 귀엽게 말해서 모를 수가 없었어요.)




이쯤이면 50번째 글이 완성된 거 같죠? 100번째 글을 쓰는 날이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햇님, 그날까지 또 가보자고!!!

항상 부족한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시험 치르고 나타나겠구나.’하고 생각해주세요.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 햇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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